[풀뿌리 지역언론 돋보기] 무주신문
재정자립도 8.46%인 무주군에서 신문 구독료로 매년 1억 원의 혈세를 지출하고 있음이 한 지역 풀뿌리 언론에 의해 밝혀져 파문이 크다. 지난 2003년 폐지된 계도지가 다시 부활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최근 3년 간 계도지 성격의 구독료가 집행되는 것으로 밝혀진 때문이다. 이로 인해 그동안 지역 일간지들의 광고에 이은 구독 압력과 차등 지출이 지속되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가 현실로 드로난 셈이다.
무주신문은 지난 6월 1일 발행한 지면 1면과 2면에서 ‘무주군 신문구독료, 과도한 ‘혈세낭비’‘란 제목과 함께 “일선 자치단체들이 계도지 예산을 폐지하고 무분별한 신문구독 예산을 저마다 줄이고 있는 가운데 무주군은 여전히 각종 신문에 막대한 예산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운을 뗐다.
이어 기사는 “2017~2019년 3년간 무주군 전체 신문구독 현황 등을 정보공개 청구한 결과, 각 부서에선 적게는 매년 1백만 원에서 많게는 2천여만 원이 넘는 신문 구독비를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실태를 고발했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여파로 ‘무주반딧불축제’와 8월 개최 예정이던 ‘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 대회’를 비롯해 ‘김운용컵 국제오픈태권도대회’ 등 굵직한 지역축제들의 연기를 놓고 고심이 큰 지역이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지역경제가 깊은 시름에 빠져 있는 가운데 혈세가 엉뚱한 곳에 낭비된다는 기사를 지역의 주간신문이 연속해 보도함으로써 지역민들의 공분을 자아내게 할만하다.
신문은 기사에서 “무주군의회 사무과, 맑은물사업소 등을 포함한 17개 부서(통·폐합 및 신설 부서 포함), 6개 읍·면의 3년 치 신문구독료를 모두 합하면 2억 250만원, 한 해 평균 6천 700여만 원이 무주군 신문구독비로 지출됐다”면서 “올해 역시 ‘행정관서용 신문구독’명목으로 지방지 15개, 중앙지 17개 등 총 32개 신문 구독료로 2천 736만원의 예산을 증액·편성했다”고 밝혔다.
기사는 또 “가까운 진안군은 기획감사실 신문 구독료로 1천 234만 원을, 장수군 기획조정실은 지방신문 구독료 및 중앙지 신문 구독료로 총 9백 72만 원을 편성했다”면서 “이 금액만 비교 해봐도, 무주군이 언론사들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사에 따르면 중앙지 중에는 조선일보가, 지방지 중에는 전북일보, 전북도민일보의 구독 부수가 가장 높다. 기사는 “특히 무주군 주재 기자(14개사)로 소속된 전북 도내 일간지 구독료로 3년간 1억 983만 원이 쓰였다”며 “본지는 2017~19년까지 3년간 집행된 무주군 인쇄 매체 광고료 중 전체 금액 7억 3천만 원 가운데 5억 6,688만 원이무주군 주재기자단 소속 도내 일간지에 집행된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는 이어 “재정자립도가 8.46%인 무주군 재정규모에 비해 1억 원은 적은 돈이 아니다”며 “이 같은 문제는 비단 우리 지역만의 문제는 아니며, 여러 지자체마다 신문 구독료 지원에 대한 ‘예산 집행 근거 미비’와 ‘혈세 낭비’ 등의 문제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아무런 법적 근거나 문제 제기 없이 매년 수천만 원씩 낭비돼온 신문 구독료 또한 깨야 할 관행 중 하나”라고 지적한 기사는 “지난 2002년 신안군 공무원직장협의회는 기자실 폐쇄에 이어 계도지 폐지, 각 실과소 별로 보고 있는 신문부수 줄이기 운동에 나서 관심을 모았고, 시흥시청은 2012년 언론개혁정책을 펼쳐, 신문구독료 1억 8,000만 원을 1,800만 원으로 줄이고 계도지 예산을 아예 없앴다”고 사례를 들었다.

이 신문은 지난 5월 11일에도 ‘무주군 광고홍보비 ’편중‘ 심각...집행기준은?’이란 제목의 1면 기사에서도 “무주군이 2017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방송·인터넷·인쇄 매체에 집행한 광고료만 12억 1,514만 원에 달한다”며 “1년에 4억여 원을 광고비로 집행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무주군이 군정홍보를 위한 광고비 집행이 형평성을 잃었다”는 기사는 “군정을 홍보하기 위해 쓰인 언론매체비가 특정언론사에 집중되고 기준 없이 집행돼 논란이 될 전망”이라고 1면에 이어 2면에서도 썼다. 이 같은 내용은 이 신문이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광고홍보비 집행내역을 정보공개 청구한 자료에 나타났다.
언론사별 1위에서 15위까지 광고비 집행 내역을 보면, 1개 언론사를 제외하고 14개 언론사가 무주군 주재기자단에 소속된 언론사이다. 1위는 전북일보(26건)로 8,300만 원, 전라일보(28건)는 5,360만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신문이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1위 언론사와 2위 언론사간 무려 3천여만 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3위는 새전북신문(24건)이 5,310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어, 전북도민일보(26건) 5,030만 원, 전북중앙신문(25건) 4,770만 원, 전민일보(23건) 4,700만 원, 새만금일보(24건) 4,160만 원, 전북연합(20건) 3,940만 원, 일간전주(현 전주매일, 25건) 3,930만 원, 전북타임스신문(22건)이 3,898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 외 전라매일신문(25건) 3,830만 원, 전주일보(21건) 3,620만 원, 삼남일보(13건) 2,120만 원, 전북금강일보(10건) 1,650만 원, 일간전북(7건)이 1,430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와 관련 무주신문은 기사에서 "그동안 무주브리핑룸에 상주기자 즉, 회원사에만 광고비가 집중·배정된 것으로, 상위 랭킹 언론사 가운데 일부는 전북기자협회 소속사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러나 "자치단체 홍보비 집행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홍보예산 집행기준이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집행기준 없이 지출되는 홍보비는 자칫 잘못하면 자치단체장이나 자치단체의 입맛에 맞게 집행됨으로써 건전한 언론마저 재갈을 물리고 길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기사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주신문은 자사의 사례를 들었다.
“군이 군정과 특정한 사유로 마찰이 빚어질 때마다 광고비 집행을 줄이고 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는 기사는 “지난해 태권브이랜드 조성사업 보도 이후 군은 무주신문(2018년 6월 창간)에 대해 광고비 집행에 차별을 뒀다”며 “실제, 3년간 5억 원이 넘는 군 예산이 무주군 주재기자단 소속 언론사에 쓰인 반면 본지에는 4월 ‘수학여행’ 광고와 6월 ‘자연이 살아 숨쉬는 무주’브랜드 광고, 8월 ‘제23회 무주반딧불축제’ 광고 단 3건만 게재되었으며, 금액은 총 5백만 원”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본지도 2018년 10월, 한국ABC협회 회원사로 공식 등록해 매년 발행부수와 유료부수를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마지막으로 “지방자치단체 홍보예산 집행기준 마련 및 새로운 공적지원구조 마련을 위한 지역사회 내 논의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과 “민관학이 참여하는 혁신체계를 구성해 합리적인 예산편성 및 집행기준을 마련해 지역언론의 위기와 관언유착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청산해야 한다”는 주문을 함께 썼다.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은 이러한 무주신문의 기사를 ‘5월의 좋은 기사상 후보’로 추천했다. 추천 사유는 다음과 같다.
“무주신문은 2017~2019년 무주군의 홍보 예산 집행내역을 정보공개 청구해 분석한 결과를 연속해서 보도했다. 무주군과 반딧불축제제전위원회의 반딧불축제 홍보비 중복 문제, 주재기자단 소속 언론사 광고·홍보비 편중 문제, 지역마다 다른 택시 차량 랩핑 광고비 문제, 과도한 신문구독료 문제 등 다양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언론사를 대상으로 한 홍보비 집행에 있어 합리적인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보도했다. 매체별 광고효과를 기준으로 내세우기 전에 매체별 영향력과 지역경제 파급 효과 등 정확한 조사가 먼저 필요함을 지적했다. 자치단체의 명확한 홍보비 집행 기준 마련은 무주군뿐만 아니라 전라북도에 있는 모든 지자체에 해당되는 사안이다. 그러나 언론사 차원의 관련 보도는 찾아보기 어렵다. 홍보 예산 운용에 있어 명확한 기준 마련을 촉구하고 있기에 이달의 좋은 기사 후보로 추천한다.”
/박주현 기자
관련기사
- “대한민국대표 브랜드 상, 알고보니 돈 주고 받은 상” 풀뿌리 지역신문 고발
- 순창 복흥에서 '김종인'을 삭제한다?, '법조3성' 가인 선생 손자를 왜?
- "고창군 수의계약 상위 10%, 전체 공사액 38% 차지"
- ‘송하진도지사 가문 우상화사업 하나?’, '이달의 좋은 기사' 선정 [보도 전문]
- "송하진 도지사의 가문 우상화 사업?", 걱정하는 지역신문
- 칭찬일색 보도, 관-언유착 ‘끝판왕’
- 수백 억 혈세들여 공원조성·염전매입, 누굴 위해?
- “시민혈세 낭비하는 계도지는 폐지 당연”
- '코로나19 위기'라며 너도나도 행사 개최...이유는?
- "뻥튀기·셀프"...조작된 신문부수 근거로 혈세 퍼주다니
- ”완주군 출입기자단 간담회서 기자들 간 폭력, 단순 사건 아니다“...전북지역 주재기자 운영 시스템 잇따라 ‘구설’, 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