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지역언론 돋보기] 진안신문

진안군 하면 떠오는 대표적 토산품 중 하나는 바로 홍삼이다. 진안군이 홍삼을 지역 브랜드 상품으로 내세워 대대적인 홍보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군민들에게 명절을 앞두고 홍삼 선물을 제공한 전 이항로 진안군수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대법원에서 확정돼 군수직을 임기 중에 잃게 된 사건이 발생할 정도로 홍삼과의 관계는 깊다.
이 군수는 2017년 설과 추석을 앞두고 7만원 홍삼 제품 210개를 선거구민에게 나눠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2심에서도 비록 2017년 설에 선물을 돌린 혐의는 증거부족으로 무죄로 인정됐지만, 명절 등에 기부행위를 해 선거의 공공성을 훼손한 혐의가 인정돼 징역 10개월의 유죄를 선고 받았다. 대법원 역시 2심 판단이 옳다고 결론 내면서 끝내 군수직을 상실했다.
이처럼 진안군은 홍삼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러나 정치인이나 행정기관은 홍삼을 홍보하거나 선물로 주기에 앞서 이제는 신중한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전 군수의 낙마가 다름 아닌 홍삼이 원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시 홍삼에 관한 문제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풀뿌리 지역신문인 진안신문이 의제를 발굴해 냈다. 신문은 지난 5월 27일 ‘돈 주고 받은 ‘대한민국대표 브랜드’‘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올해에 또 홍보에 나선 진안군의 실태와 문제점 등을 고발하면서 주목을 끈다.
신문은 기사 리드에서 "진안군이 지난 5월 21일 “진안홍삼이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을 수상했다”고 밝히면서 주목하기 시작했다. 진안신문은 군이 내민 보도자료를 그대로 받아쓰지 않고 사실확인에 주력했다. 기사는 먼저 진안군의 발표자료 내용을 이렇게 언급했다.
“진안군은 지난 21일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선정위원회 주관으로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2020년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시상식에서 진안 홍삼제품 공동브랜드인 ‘진안홍삼’이 인삼제품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며 “선정위원회는 2020년 1월 30일부터 2월 14일까지 전국 인삼제품 공동브랜드를 대상으로 온라인 소비자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진안홍삼’이 △최초 상기도 △인지도 △브랜드 차별화 △브랜드 신뢰도 △브랜드 리더쉽 △품질 △브랜드 충성도 등 7개 조사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대상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여기까지는 평범한 진안군의 홍보자료에 불과하다. 그 다음부터 하나하나 문제점을 짚기 시작한다. 신문은 기사에서 “진안홍삼은 2015년에서 2017년까지, 그리고 2019년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을 수상한데 이어 이번에 5번째 대상을 수상함으로써 인삼분야에서는 전국 최고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며 “하지만 이 같은 군의 설명은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신문이 진안군이 발표한 내용을 '거짓말'이라고 강조한 대목은 바로 경실련이 지난해 연말 발표한 ‘전국 지자체가 돈을 주고 받은 상의 실태조사' 때문이다.
기사는 “경실련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진안군은 2015년 4월 15일 동아일보와 한국경제에 330만원의 홍보비를 지원하고 ‘2015년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을 수상했고, 2016년 4월 26일에도 동아일보와 한국경제에 각각 300만원을 홍보비로 지출하고 ‘2016년 대한민국대표브랜드’ 상을 수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기사는 또한 “2017년 4월 18일에도 동아일보와 한국경제에 각각 500만원을 주고 ‘2017년 대한민국대표브랜드’상을 수상했고, 2019년 4월23일에도 동아일보와 한국경제에 각각 600만원의 홍보비를 지출한 뒤 ‘2019년 대한민국 대표브랜드’상을 수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한 군의원의 말은 인용한 기사는 “홍보비를 지출한 규정으로 ‘진안군 홍삼한방산업 육성지원조례’를 제시했는데, 이 조례에는 홍보비로 지출 할 수 있는 아무런 규정이 없다”며 “‘홍보비는 통괄적으로 세우지 말고, 세부적으로 세워야 할 것이며, 이렇게 돈을 주고 상을 받는 일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진안홍삼’은 2015년에 이어 2016년, 2017년, 그리고 2019년까지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상 수상을 이어왔다.
진안신문에 의하면 첫 수상 당시 군은 “경북 영주, 충남 금산 등지의 전국의 인삼 주산지 대표브랜드들과 경합한 가운데 소비자들로부터 인지도와 신뢰도, 품질 등 7개 조사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대표브랜드에 선정되어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는 홍보와 함께 “진안홍삼이 대표브랜드 대상에 첫 도전임에도 불구하고 수상하게 된 것은 제품 차별화를 위한 노력 덕분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제품차별화를 위한 노력으로는 대한민국에 유일한 홍삼특구로써 홍삼 명인이 탄생한 지역적 특수성을 적극 알리고, 홍삼제품 군수품질인증제 실시, 홍삼연구소의 체계적인 품질관리 등의 노력을 들 수 있다”는 진안군 홍보내용을 곁들였다.
그러나 이 같은 군의 홍보내용은 과장된 것이며 일부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비록 작지만 밝은 눈을 가진 풀뿌리 지역신문의 돋보인 의제에서 묻어났다.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