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2022년 2월 11일

18년여 동안 전주 도심에 흉물로 방치돼 온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활용 문제를 놓고 전주시와 지방선거에 출마할 예비 후보자들 간 입장이 서로 다른 가운데 전주시가 개발을 서둘러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전주시-롯데 무리한 협약 이어 개발 강행키로...지방선거 후보들과 논쟁 예고 

전주종합경기장 내에 조성될 '정원의 숲' 조감도(전주시 제공)
전주종합경기장 내에 조성될 '정원의 숲' 조감도(전주시 제공)

특히 롯데에게 호텔과 백화점을 내주고 컨벤션센터를 기부채납 받겠다는 전주시의 기본 구상에 대해 전주시장 출마 예비 후보들은 공공시설인 시청사와 버스터미널 부지 또는 또 다른 제3의 개발 계획을 제시해 서로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어서 파국이 예상된다. 

전주시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전주종합경기장 내 야구장 뒤편에 '정원의 숲' 조성을 위한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다고 10일 밝혔다. 그러나 백화점과 컨벤션센터, 호텔을 비롯해 5개의 주제로 계획된 숲 중에서 우선적으로 '정원의 숲'을 올해 연말까지 조성할 것이란 계획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밝힌 배경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김승수 시장은 관계자들과 언론사 기자들을 모아 놓고 시민의 숲 홍보관 및 사업현장에서 '전주 종합경기장 정원의 숲 조성을 위한 설계용역 최종 보고회'를 개최했다.

전주시, "'정원의 숲' 3월 착공해 연내 완공할 것?"

JTV 2월 10일 보도(화면 캡처)
JTV 2월 10일 보도(화면 캡처)

종합경기장에 조성할 5개의 숲은 정원의 숲, 미식의 숲, 마이스의 숲, 예술의 숲, 놀이의 숲이다. 이 중 가장 먼저 정원의 숲을 조성한다는 방침이지만 김 시장의 임기는 불과 3개월여 밖에 남지 않았다. 더구나 시는 종합경기장 내 야구장 옆 청소 차량 차고지와 양궁장 이전 부지 약 8,000㎡ 사업 부지에 당장 다음 달 착공해 올 연말까지 총 사업비 27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전주시는 이날 최종 보고회에서 논의된 내용과 '시민의 숲 1963' 전문가 자문단의 의견을 반영해 행정 절차를 진행한 뒤 3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올 연말 정원의 숲만 조성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지만 이 기간에 새로운 시장이 들어서게 되고 공약을 토대로 전주시정이 새롭게 펼쳐질 전망이어서 많은 시민들은 사업의 타당성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더욱이 시는 정원의 숲 외에 현재 예술의 숲과 마이스의 숲을 조성하기 위한 절차도 이행 중이라고 밝혀 향후 새 시장 체제에서 종합경기장 활용 방안이 연계성 있게 추진될지 무산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롯데 측과의 협의 문제도 남아 있다. 

롯데는 대체 경기장을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전체 부지의 52%를 매입하기로 전주시와 협의한 가운데 시가 다시 900억원을 들여 직접 건설하기로 방침을 변경했지만 당초 협약의 단서 조항에 발목이 붙잡혀 부지의 19%를 임대하는 선에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전주시장 선거 출마 예정자들 사이에는 종합경기장을 다른 용도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일부 후보들은 시민에게 오롯이 되돌려줘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와 시선을 끌고 있다.

시장 출마 후보들 "시청사·대중교통 시설 이전 교통 편익 극대화" 등 제시

전주종합경기장 전경
전주종합경기장 전경

전주시장 출마 예정자들 중 임정엽 전 완주군수는 "백화점보다는 시청사와 복합터미널 등 공공시설 부지로 활용해야 한다"며 "롯데와의 재협상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임 전 군수는 특히 "종합경기장 터에 통합 시청사를 만들고 지하에는 시외 및 고속버스터미널을 입주시켜 시청사 임대료 낭비를 원천적으로 없애고 종합경기장 일대의 활력을 되찾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터미널 입주와 함께 시내버스 환승시설도 보강해 전주시민의 교통 편익을 극대화하겠다"고 제시했다.

유창희 전 도의회 부의장은 "롯데를 배제한 제3의 구상"과 함께 "전주시청사를 종합경기장으로 옮기고 대중교통 환승 센터도 설치하겠다"고 주장했다. 유 전 부의장은 "종합경기장에 2,000억원을 들여 다목적 청사를 신축하고, 전주시와 롯데쇼핑 간에 이뤄진 임대 계약 재검토를 통해 청사와 대중교통 환승센터 용지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시장에 공 넘겨야...섣불리 추진하다 예산만 낭비할 수도"

전주MBC 2월 10일 보도(화면 캡처)
전주MBC 2월 10일 보도(화면 캡처)

반면 우범기 전 전북도 정무부지사는 시청사를 아예 완주로 이전하는 구상을 제안한 상태다. 이처럼 전주시장 예비 후보자들과 현 시장과의 종합경기장 활용 방안이 서로 다른 가운데 전주시는 롯데와의 협의를 토대로 조만간 설계용역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혀 차기 시장 예비 후보들은 난감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설계에만 1년 반이 걸릴 예정이어서 지방선거 과정에서 종합경기장 활용 방안은 또다시 뜨거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이문옥 전주시민회 대표는 “현 김승수 시장은 종합경기장과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과 관련한 시 행정을 다음 시장에게 넘겨야 한다”며 “무리하게 시도했다가 자칫 혈세만 낭비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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