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이스타항공이 최근 제주공항과의 인수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대주주인 이상직 전 회장과 일가에 대한 도덕적 책임론이 갈수록 커지는 등 구설수에 오르 내리고 있다.

특히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주을에 출마해 당선된 이상직 국회의원과 이스타항공 대주주인 그의 일가에 대한 책임문제가 잇따라 거론되면서 비난과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스타항공이 최근 운항자격까지 일정 기간 상실하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돼 가는 양상이다. 지난 3월 셧다운(모든 노선 운항중단) 이후 두 달 넘게 항공기를 띄우지 않은 이스타항공은 운항증명(AOC) 효력이 일시 중지됐다. AOC는 국토교통부가 정상적인 운항이 가능한 항공사에 발급하는 자격증이다. AOC가 없으면 운항이 불가능하다.

국토부는 이스타항공에 AOC 효력을 일시적으로 중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최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24일부터 셧다운에 들어간 이스타항공은 운항재개 시점을 정하지 못한 채 당초 5월 중으로 국내선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었지만 6월로 연기했다.

국토부는 관련 법과 규정에 따라 항공사의 운항정지 상태가 60일 이상일 경우 AOC의 효력을 일시적으로 중지시키며, 항공사가 이를 회복하려면 운항재개 3주 전 국토부에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항공업계와 노동조합 측은 이스타항공의 6월 중 운항재개가 불투명하다고 관측하고 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스타항공의 경영상황은 올해 더욱 악화됐다. 지난 2월 직원급여를 40% 밖에 지급하지 못했고 3월부터는 월급을 단 한 푼도 주지 못하고 있다.

당장 이스타항공이 기댈 수 있는 것은 제주항공의 인수확정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주식취득 예정일을 연기한 상태다.

심각한 것은 직원들의 체불임금 장기화에 따른 고통과 불만이 고조되면서 법정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마침 지난 29일 전북CBS는 이 문제를 심층 있게 다루어 주목을 끌었다.

전북CBS ‘사람과 사람’에서는 이스타항공 박이삼 조종사 노조위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스타항공이 겪고 있는 실상과 문제점들을 낱낱이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날 진행자와의 인터뷰에서 “이스타항공의 체불임금 규모가 250억원에 이른다”며 “이상직 전 회장과 오너 일가의 무책임한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매각협상이 어려운 상황에서 급여를 받지 못하는 직원들의 고통이 크다”며 “돈 없다고 발뺌하는 이스타항공 오너 일가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쁜 오너는 좋은 정치인이 될 수 없다”고 뼈있는 지적을 하면서 “도덕적 책임 없이 ‘해고 없는 도시’ 운운하는 행태는 말이 안 된다”며 “이스타항공을 살리고 나서 정치를 할 것”을 이상직 국회의원과 그의 일가를 향해 촉구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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