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의 '세평'
국립묘지인 현충원에 민족반역자, 군사반란자 헌정체제 파괴자 및 독재자, 그 동조자들 무덤을 파내어 옮겨야 한다는 건, 이성의 상식의 민주주의 국가라면 너무나 당연하다. 한국 사회는 이를 진작에 실행해야 했었다. 김대중 정권에서 못했으면 노무현 정권에서는 했어야 했다.
노무현 정권이 그런 국가 원칙을 단호하게 세우는 정권이었다면 이명박근혜 반동도 없었고 민주 정권을 이어갈 수 있었다. 물론 노 대통령도 억울하게 운명하지 않았다. 민주주의 원칙에서 타협하면 여지없이 정권은 무너진다.
문재인 정부가 명심해야 한다. 어설프게 "화해"니 "통합"이니 하면서 '이명박근혜 사면' 식으로 나오면, 반드시 정권은 무너지고 이후 처절하게 보복당하고 국민들은 고통에 빠져들게 된다.
일제 식민지 시기 독립군을 ‘토벌’한다고 일본의 괴뢰국인 만주국 만주군대의 간도특설단에 소속하면서 조선 독립군을 ‘토벌’하는데 앞장섰던 ‘백선엽’이 6.25때 공적을 세웠다고 현충원에 묻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1945년 해방 이후 민족반역자를 처단시키지 못한 죄과의 뿌리는 이렇게 끈질기다.
백선엽이 하고는 인물의 스케일에서 비교할 수도 없는, 프랑스 국민이 한 때 ‘국민 영웅’으로 여기며 존경한 1차 대전의 장군 ‘필리프 페탱’(Philippe Pétain)이 있다. 프랑스 제3공화국 군 원수까지 지냈다. 그러나 그는 감옥에서 종신형으로 죽었다.
프랑스의 국부로 칭송받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협력하여 1940년부터 1944년 8월까지 ‘비시 나치 정부’의 수반으로 국가 반역자로 프랑스 국민들의 "공공의 적"으로 지목됐고 종신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그가 법정에 세워졌을 때 나이가 89세였다. 총살이 원칙이었지만 고령이라 종신형으로 처단한 것이다. 사면은 없었다. 감옥에서 죽었다.
현충원 국립묘지 정리 정돈해야 한다. 독립군을 죽인 민족반역자는 국립묘지 현충원에 주검을 끌어들일 수 없다. 이승만 박정희도 파묘(破墓)해야 맞다.
/김상수(작가ㆍ연출가)
※5월 30일 페이스북 소통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