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의 '세평'

'일급 경고, 쓰레기 대란이 온다. 그 실상과 해법' - 저자 최병성

2020년 오늘 한국 사회 생생한 보고서를 읽었다. 증거로 증언하는 르포르타주다.

최병성 목사와의 첫 만남은 10년 전인 2010년이다. 이명박이 4대강을 박살내고 있을 때다. 그 때 나는 최 목사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청계천을 알면 닥쳐올 '4대강 폐해'가 보인다"는 글을 프레시안에 실었다.

https://m.pressian.com/m/pages/articles/108925

목사, 환경운동가, 생태교육가, 기자, 사진작가 등의 이름으로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저자 최병성은 '세상을 바꾸는 한 사람의 힘'이 얼마나 큰지 우리에게 보여주는 산 증인이다. 이 땅의 마지막 생태 보고인 강원도 영월 서강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쓰레기 매립장으로부터 서강의 맑음을 지켜내며 환경운동의 길에 들어선 그는 온갖 산업쓰레기로 시멘트가 만들어지는 실상을 파헤쳐 '대한민국 쓰레기시멘트의 비밀'을 세상에 알렸다. 그는 조직이 없다.

한 개인이지만 기업의 협박에 굴하지 않고 진실이 승리함을 당당히 보여주었다ㆍ.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의 소송에서 국내 최초로 승소했고, 최근에는 검찰이 징역 5년을 구형한 사건에서 '무죄'를 이끌어내며 정의를 입증했다. 이 책은 진실을 감추려는 기업들로부터 수없이 협박과 고발을 당하면서도 굴하지 않고 직접 발로 뛰며 지난 20여 년간 삶의 현장에서 찾아낸 '대한민국 쓰레기 문제의 해법'이다.

"종량제 봉투에 담아 집 앞에 쓰레기를 내놓으면 쓰레기 수거 차량이 가져간다. 내 눈앞에서 쓰레기가 사라졌으니 우리는 쓰레기를 치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일 뿐 쓰레기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내 손을 떠난 쓰레기는 다른 곳에서 새로운 환경문제를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쓰레기가 안정화되는 오랜 시간 동안 환경오염 예방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필요로 한다. 넘치는 소비와 풍요의 경제는 쓰레기를 양산하고 최종 결과는 매립장이다. 그동안 쓰레기 매립장은 우리에게 쓰레기가 사라졌다는 환상을 갖게 해주었다.

지속 가능하지 않은 우리의 삶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해온 것이다. 내 눈앞에서 사라진 것 같았던 쓰레기가 사실은 매립장이라는 거대한 쓰레기 무덤을 만들고 있었다. 게다가 이 쓰레기 무덤도 수명을 다 해가고 있다. 더 이상 만들 곳이 없다. 내가 버린 쓰레기가 매립장의 쓰레기 무덤으로, 전국에 불법으로 쌓여가는 쓰레기 산으로, 바다에 떠도는 쓰레기로 아우성치고 있다." 

https://url.kr/VG5qDY 00

/김상수(작가ㆍ연출가)

/5월 27일 페이스북 소통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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