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2021년 11월 26일

전북경찰청 전경
전북경찰청 전경

순창군 채계산 출렁다리 인근 땅을 소유한 전 전북도 비서실장의 '투기·특혜 의혹‘에 대한 내사를 진행해 온 전북경찰청이 뒤늦게 불입건 결정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한 언론사가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과 한국기자협회로부터 '이달의 좋은 기사' 및 '이달의 좋은 기자' 상을 연거푸 수상할 정도로 사회적으로 많은 파장과 공감을 가져다준 사안이라는 점에서 의구심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게다가 올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라 ’철저한 조사와 수사‘를 주문하는 목소가 전북도는 물론 전북경찰청을 대상으로 한 질의에서 잇따라 제기됐음에도 전북경찰은 5개월여 동안의 내사 끝에 이무런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종결지음으로써 따가운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전북경찰, 5개월여 동안 뭘했나? 

전북CBS 노컷뉴스 11월 25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전북CBS 노컷뉴스 11월 25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25일 전북도 전 비서실장 A씨(61)에 대한 부동산 투기와 행정 특혜 의혹의 내사를 마친 뒤 입건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초 내사에 착수했던 경찰이 7월 5일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순창경찰서에서 내사 중인 내용을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로 이관했다"고 밝힌 지 4개월 20일 만이다. 

순창군 부군수로도 재직했던 전 도지사 비서실장 A씨는 지난 2018년 11월 아내 명의로 산림조합으로부터 1%대 임업용 정책 자금 대출을 받아 축구장 15개 규모의 부지를 출렁다리 착공 직후 순창군 간부 공무원에게 산 뒤 관광농원으로 둔갑한 '불법 카페'를 운영해 투기와 특혜 시비가 일었다.

또한 A씨가 전북도 비서실장 재임 중 도비를 들여 카페 옆에 산책로와 사방사업을 조성하는 등 순창군은 올해 초 해당 부지에 모노레일 설치 사업의 용역에 나서 특혜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러한 내용이 언론에 집중적으로 보도되자 전북도 감사와 전북경찰청의 수사가 지난 6월과 7월 사이에 착수됐지만 전북도는 3개월이 지난 지난달에서야 A씨 땅에 대한 특정감사를 벌여 관광농원 영농체험시설 사후관리 소홀 등 4건의 지적사항에 대해서만 순창군에 '주의' 또는 시정 조치를 요구해 '셀프 감사'에 '셀프 면죄부'라는 비난을 받았다.

게다가 전북경찰청은 수많은 특혜 의혹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하고 불입건 결정을 내려 더욱 의구심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전북경찰청은 이번 사안에 대해 "뚜렷한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해 불입건 결정했다"고 밝혔다.  

고창 백양지구 투기 혐의 도청 과장은 검찰 송치, 대조 

전북민언련이 선정한 '6월의 좋은 기사'(전북민언련 홈페이지 캡쳐)
전북민언련이 선정한 '6월의 좋은 기사'(전북민언련 홈페이지)

그러나 전북경찰은 이날 “지역 개발 정책 업무를 맡고 있던 전북도청 소속 B과장을 부패방지및국민권익위법 위반 혐의로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혀 대조를 이뤘다.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내부 정보를 이용해 지인 3명의 명의로 고창 백양지구 개발지 인근 농지 9,508㎡(2876.10평)를 산 B과장에 대해 부동산 불법 투기를 한 혐의로 이날 검찰에 송치했다. B씨는 도시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고창 백양지구 인근 야산에 부동산 투기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공무원 B씨와 함께 부동산 투기와 특혜 논란이 동시에 불거져 의혹을 받아 온 전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혐의점이 없다고 같은 날 밝힘으로써 고위직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전북민언련 ‘좋은 기자’, ‘좋은 기사’ 연속 수상했지만...허탈, 실망

이모 씨(57) 등 시민들은 “고위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많은 땅을 사들이고 주변에 사방공사와 등산로, 모노레일 등의 시설이 혈세로 이루어졌는데 전북도에 이어 전북경찰청도 특혜가 아니라며 짜맞추듯 하고 있다”며 “봐주기 편파 수사"라고 지적했다. 

전북CBS 노컷뉴스 11월 24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전북CBS 노컷뉴스 11월 24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한편 한국기자협회는 이달 18일 전북CBS 남승현·송승민·최명국 기자의 '전라북도 전 비서실장의 출렁다리 땅'이 이달의 기자상(지역 취재 보도 부문)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앞서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과 시민들이 뽑은 '2021년 6월의 좋은 기사'에도 전북CBS의 '전라북도 전직 공무원의 순창군 채계산 출렁다리 투기 및 특혜 의혹 연속 보도' 가 선정됐다.

전북CBS는 전북도 전 비서실장이 순창군 채계산 출렁다리 주변 땅을 산 뒤에 여러 불법, 특혜성 사업 승인을 받았고 이로 인해 돈을 벌면서 동시에 각종 행정 예산이 투입되는 등 땅값이 상승하고 있었던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난 과정을 심층적으로 조명했다.

이처럼 지역사회에서 높은 직위에 있는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와 특혜 의혹을 파헤쳐 보도해 연거푸 상을 수상한 굵직한 사안임에도 경찰이 무혐의로 종결지음으로써 많은 시민들은 허탈과 실망감 외에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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