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이스타항공 여객기(자료사진)
           이스타항공 여객기(자료사진)

법원 "이스타항공, 이상직 조카 업무복귀 소명하라" 

'회생안 제출기한 내달 17일로 연장' 

노조, 이상직 조카 출근에 '불신' 

이스타항공이 1년 3개월 만에 새 주인인 (주)성정을 찾았지만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이 회생 과정에 강한 문제를 제기하는 등 잡음과 내홍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스타항공은 서울 강서구 개화산역 인근 본사의 임대료를 내지 못해 사옥에서 쫓겨나는 상황에 처하는 등 마땅한 사옥 없이 그간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2층에 위치한 발권 창구에서 필요한 업무를 처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겨우 사무실 마련했지만 서버 복구 등에 어려움 겪는 이스타항공 

이처럼 열악한 상황 속에서 서울회생법원의 매각 절차를 밟은 뒤 이스타항공은 지난 6월 24일에야 최종 인수 후보자인 (주)성정과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스타항공 인수 계약을 체결한 (주)성정은 가장 먼저 최소한의 업무를 인계 인수할 수 있는 사무실 계약을 마쳤다. 

이스타항공의 새로운 사옥은 서울 강서구 발산역 인근에 있는 쿠쿠마곡빌딩에 위치한 사무실로 최근 입주를 시작했지만 채권 확인을 위한 서버 복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사용료 미납 등으로 이스타항공 내부 전산망을 사용하지 못하는 탓에 채권을 정확히 확인할 수 없어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9월 17일로 2개월 연장하자 곱지 않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를 두고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주)성정의 인수 의지와 자금조달 능력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박이삼 노조위원장, "고용·체불 등에 관한 아무런 협의도 없어...회생의지 의심"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위원장.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위원장.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위원장은 지난 5일 KBS전주총국 라디오 ‘패트롤 전북’에 출현해 “(주)성정의 이스타항공 회생을 위한 노력이 가시적으로 보이질 않고 있어 아쉽다”며 “특히 직원들의 복직 및 체불임금 등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도 노조와 아무런 협의도 없는 상태”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가운데 구속된 이상직 의원 조카이자 실세였던 재무팀장이 최근 보석으로 풀려나 다시 회사로 출근한데 대해 박 위원장은 이날 방송에서 “이스타항공 정상화를 열망하고 있는 많은 직원들이 의아해하며 정상화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면서 “아직 선고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관리인 등과 함께 한 사무실에서 근무하면 증거 인멸과 증언 왜곡 등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재섭 이스타항공 공동관리인은 최근 언론과 통화에서 “㈜성정은 인수자금 완납 준비를 마친 것으로 판단되며 회생에 필요한 자금은 성정이 공여하고 있다”며 “회생절차도 방향성에 맞게 진행되고 있고, 연내 재운항은 시간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상직 의원 조카 재무팀장 복귀..."공정한 회생 걸림돌" 비판 

그러나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상직 무소속 의원의 조카인 재무팀장 이모씨가 지난달부터 회사로 출근하면서 문제가 더욱 꼬이고 있다. 조종사노조는 지난달 30일 서울회생법원에 채권자 자격으로 의견서를 제출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스타항공에 명백히 재산상 손해를 끼치고 구속돼 응당 해고됐어야 할 자가 회생 과정에 참여하는 건 공정한 회생 과정을 저해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법원은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상직 의원 조카의 이스타항공 출근 사유에 대해 소명을 요구했다. 지난 6일 서울회생법원 회생1부는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에 이 의원의 조카인 재무팀장 이모씨가 출근해 업무를 보고 있는 이유에 관해 설명을 명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공운수노조 이스타항공 조종사지부가 지난달 말 채권자 자격으로 법원에 의견서를 내 이씨의 출근을 문제로 지적한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조종사노조는 당시 의견서에서 이씨에 관해 "이스타항공에 명백히 재산상 손해를 끼치고 구속되었던 자"라며 "응당 해고됐어야 할 자가 회생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공정한 회생 과정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의원 조카 이모씨는 지난 1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횡령) 혐의로 구속된 후 지난달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러나 이·씨는 2015년 12월께 이스타항공 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던 이스타항공 주식 약 520만주(약 540억원)를 특정 계열사에 100억여원에 매도, 회사에 약 430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6년부터 2019년 사이에 이스타항공 그룹 계열사의 채권 가치를 임의로 상향 또는 하향 평가한 뒤 채무를 조기에 상환하는 방법으로 약 6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는다. 2015∼2019년 이스타항공 계열사들의 자금 약 38억원을 임의로 사용했다고도 검찰은 주장하고 있다.

정상화·회생, 낙관보다 부정적 암운 짙게 드리운 이스타항공, 미래는?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와 전북민중행동 등이 지난해 9월 9일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타항공 정상화 방안을 촉구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와 전북민중행동 등이 지난해 9월 9일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타항공 정상화 방안을 촉구했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의원의 조카로 회사에서 자금 관리를 담당했던 이씨와 한 사무실에 있는 김유상 관리인(이 의원 전 보좌관 출신)은 피고인과 증인으로서 법정에서 다시 만나야 한다. 이에 보석 상태인 이씨가 김 관리인과 만나는 게 적절하냐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박이삼 노조위원장은 “김 관리인이 이 의원 등 경영진의 배임·횡령 재판 증인으로 채택된 상황에서 공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함께 근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증거 인멸의 가능성과 증인의 증언을 왜곡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비판했다. 

이처험 이스타항공이 새 주인을 맞이했음에도 잡음이 계속되면서 정상화와 회생을 향한 낙관적 기류보다는 부정적 암운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 갈수록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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