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건지산 주변 쓰레기 방치 현장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 건지산 입구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들이 오랫동안 방치돼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 건지산 입구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들이 오랫동안 방치돼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전주시내 상가와 골목, 공원 주변 등 곳곳이 방치된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골목 상가 주변 또는 도심 공원 인근에 무단으로 버려진 쓰레기들이 오랫동안 방치돼 한여름 악취와 곤충의 진원지로 작용하고 있어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특히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는 여름철, 이러한 현상은 더욱 자주 목격된다. 이로 인해 전주시와 해당 구청의 소홀한 청소 행정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지난 2일 오전, 전주시 덕진구 호성동, 송천동, 덕진동 일대 상가와 공원 주변에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심한 악취 나는 쓰레기들, 한 달째 치우지 않아 불편" 호소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인근 건지산 주변로 인근에 버려진 쓰레기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인근 건지산 주변로 인근에 버려진 쓰레기들.

이날 오전 10시.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 건지산 공원 입구 주변에는 비가 그쳤지만 코를 찌를 정도로 심한 악취가 나는 쓰레기들이 널려 있었다. 산을 오르는 입구 주변에는 외부인들까지 버리고 간 쓰레기와 주변 상가 또는 주택들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쓰레기들이 섞여 오랫동안 방치돼 경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심한 악취로 인근 상인들이 고충을 호소하고 있었다.

건지산에 입구에 버려진 빈 박스들.
건지산 입구에 버려진 빈 박스들.

5년 째 상가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43,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는 “가뜩이나 코로나로 장사도 안 되는데 가게 앞에 누가 버리는지 쓰레기들이 매일 쌓여 있다”며 “청소하는 시청과 구청 사람들도 요즘에는 보이지 않아 한달 째 심한 냄새 때문에 힘든 하루 하루를 살고 있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전주시 덕진동 건지산 인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주변도 곳곳에 빈 박스, 빈 음료수통 등 쓰레기들이 널려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특히 상가가 있는 곳이면 주변이 온통 음식물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이러한 쓰레기들은 최근 집중 호우로 인해 수거되지 읺은 채 골목과 도로 곳곳에도 널려 있어 도심 경관을 크게 해치고 있었다. 

"전주시, 청소 위탁만 맡기고 나 몰라라해서는 안 돼"  

전주시 송천동 건지산 입구 공중화장실 앞에 쌓인 쓰레기들.
전주시 송천동 건지산 입구 공중화장실 앞에 쌓인 쓰레기들.

시민 이모씨(62,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는 "코로나의 위험 상황에서 모두가 위축된 생활을 하는 상인들과 시민들이 쓰레기 때문에 고충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며 "그런데 전주시는 청소 행정을 위탁만 맡기고 나 몰라라 하고 있는데, 제발 그러지 말고 제대로 감독하고 관리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날 건지산 입구 주변에는 승용차가 산 중턱까지 오르다 나무에 겨우 걸려 있는 모습까지 눈에 띄었다. 폴리스라인이 설치된 차량 주변은 사람들이 자주 산책하는 좁은 길인데도 차량이 어떻게 산에까지 올라왔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시민들은 반응이 이어졌다. 

건지산 중턱 산책길에 버려진 차량까지 '아슬아슬' 

건지산 중턱까지 올라와 놓여진 차량.
건지산 중턱까지 올라와 놓여진 차량.

더구나 이곳은 낭떠러지와 다름없는 높은 곳인데다 시민들이 산에 오르내리는 계단이 있는 곳이어서 더욱 불안하게 했다. 이러한 아슬아슬한 장면은 이날 종일 이어져 오가는 시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했다.

산책로 계단에 놓인 아슬아슬한 차량.
산책로 계단에 놓인 아슬아슬한 차량.

한 시민은 “아침에 산에 왔다가 차가 나무에 걸쳐 있는 것을 보고 감짝 놀랐다”며 “건지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저렇게 차를 놓아 두는 것은 매우 위험한데 방치한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당국을 비판했다.

덕진공원과 전북대 쪽에서 오르는 건지산 주변도 공사 등으로 주변이 쓰레기와 건설 자재로 어지럽게 널려 있어 행인들의 보행을 불편하게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편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전주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 노동자들은 전주시의 적접 고용을 오랫동안 주장하면서 시와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이들은 "직영하면 매년 이윤과 일반관리비, 간접노무비, 기타 경비의 대부분이 절약된다"면서 전주시와 팽팽한 갈등 국면을 유지하고 있다.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용역업체 직영화 해야" 주장...전주시 청소행정 '눈총' 

특히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소속 전주시 청소노동자들은 지난 6월 9일 "총체적 부실을 보여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용역업체 대행을 중단하고 시의 직영화를 위해 주민 조례개정 청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전주시청 앞에서 민간위탁 청소 노동자들은 행정의 직접 고용을 촉구하며 천막 농성을 오랫동안 실시하고 있다. 
전주시청 앞에서 민간위탁 청소 노동자들은 행정의 직접 고용을 촉구하며 천막 농성을 오랫동안 실시하고 있다. 

청소노동자들은 “전주시의 직영으로 전환하면 이윤과 관리비, 간접 노무비, 기타 경비 등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직영 전환 2∼3년 차부터는 예산 절감 효과를 분명히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쓰레기로 몸살 앓는 전주시내 공원 주변. 
쓰레기로 몸살 앓는 전주시내 공원 주변. 

앞서 청소노동자들은 지난 4월부터 청소업무 직영화를 요구하며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그럼에도 전주시는 이에 대해 소극적으로 일관하고 있어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이처럼 전주시는 청소 업무에 대한 위탁 행정을 펼치면서도 실질적 효과는 고사하고 업체와 갈등, 마찰을 겪는 것은 물론 청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겉돌고 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주시민들의 불편과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가·골목, 공원 주변 곳곳의 쓰레기 처리 문제부터 제대로 해결하는 전주시정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비등하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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