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풍자 '콩트'

싸대기 일장 

베일에 가려있던 윤춘장의 무공 내력이 살포시 드러났다. 심오하기 이를 데 없는 '주려거든 걷지마라' 무공 구결을 읊었으나 돌아온 건 일갑자 내공이 실린 '싸대기 일장'이다.

윤춘장에게 가공할 싸대기를 날린 이는 뒤집기 한판의 명수 김이장. 무공 구결은 '똥되는데 왜처묵'이다. 일찌기 도가에서는 '길이 아니면 가지 말고, 오르지 못할 나무 쳐다보지 말라'는 무공 구결이 전해온다.

또 불가에서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는 무공 구결을 남기고 있으니 윤춘장의 '주려거든 걷지마라'는 무공이 어느 쪽 영향인지 강호의 의견이 분분해졌다. 강호인들은 윤춘장이 곰도 사람되는 마늘요법으로 환골탈태를 꿈꾸면서 실은 마늘말고 죽순을 복용한 게 아니냐고 도리질하기 시작했다.

초 절정 고수다운 절륜한 무공을 기대했으나 첫 선을 보인 무공 구결이 팬더의 귀요미였으니 말이다. 

괴문서와 이무상 

때가 이르렀음이다. 강호에 괴문서가 나돌았다. 탐라의 한 검객이 괴문서를 전서구로 취했음을 공표하니 강호무림이 발칵 뒤집혔다. 음모론은 중원무림의 양념 같은 존재다. 음모론의 당사자는 언제나 절대 고수만을 겨냥한다. 괴문서의 과녁은 역시나 윤춘장이다. 

이무상. 강호무림에 무명소졸로 발을 디딘 이래 분타주를 거쳐 일파를 이루며 장문인 자리까지 오른 독보적 존재다. 윤춘장과 호각지세를 이루며 무림지존 자리에 성큼 다가서 있으나 문파내 절정고수들의 협공을 받고 있다.

그가 윤춘장에게 뇌려타곤(공격을 피할수 없을때 바닥을 뒹굴어 간신히 몸을 피하는 수법으로 워낙 추한 모습이라 무림고수라면 죽어도 쓰지 않는다)을 삼가고 정면돌파하라며 훈수를 뒀다. 강호에서 보기 드문 미담이다.

그도 한때 은자 혜경궁 음모론에 휩쌓여 곤욕을 치른 바 있으니 동병상련의 덕담이리라. 괴문서는 윤춘장에게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쥐어줬다. 이무상 또한 혜경궁 음모론으로 내상을 입기는커녕 독보적 존재로 비상하는 기회가 되었으니 그의 훈수는 영약과 같다.

다만, 내공의 깊이가 강호의 양념인 음모론을 파해할 수준에 도달했을 지는 미지수다. 마늘요법으로 단련한 윤춘장의 내공수위를 가늠할 기회가 조만간 있으리라. 

바지권 

강호가 때아닌 바지권 열풍에 휩쌓일 낌새다. 가황 테스형이 '바지가 왜 이래'하며 강호에 일장을 날리면서다. 강호일에 불간섭 원칙이 가인들의 불문율.

가황의 참전 아닌 참견은 그만큼 이례적이다. 바지권의 무공 구결은 바지내려~바지올려~~ 바지올리지말고 내려~~~바지내리지말고 다시 올려~~~~무한반복이다.

상대방의 진을 빼서 제압하는 무공이다. 불에 달군 모래에 손을 담궈가며 단련하는 철사장과 쌍벽을 이루나 무림 고수들보다는 내공이 허한 하류 무사들이 주로 익힌다.

바지권을 익히며 입는 바지 또한 다채롭다. 똥꼬바지는 괄약근을 단련시키며 무공수련에 효험이 있다. 나팔바지는 바람을 일으키며 경공술을 배가시킨다. 배꼽바지는 단전을 조여주며 내공증진에 도움을 준다. 몸빼바지는 왕성한 활동성으로 외공수련에 깔 맞춤이다.

그중 으뜸은 간혹 강호에 출몰하여 낭자들에게 큰웃음주고 홀연 사라지는 일명 바바리맨의 투명바지다. 가황 테스형의 일장, '바지가 왜 이래'는 천하대전이 끝나기까지 강호에 회자될 양념이 되리라. 

이전투구(李戰鬪口) 

이무상과 여니. 정파무림 최고 무사 자리를 놓고 이전(李戰)투구(鬪口)가 지독하다. 내공을 이용해 상대의 기를 뒤틀리게 하여 내상을 입히는 내가중수법(內家重手法) 대결이다.

정파무림의 적자니, 서자니 출신 성분까지 따지고 있다. 1천여 년 전 사라진 왕조의 성골 진골 다툼 이래 무림사에 이런 치졸한 예는 없었다.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다.

싸움을 말리는 척 즐기는 이도 있다. 자신이 키운 아들들이 내가 제일 잘나간다고 싸우고 있으니 맏며느리로서 흐뭇하단다.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 더 밉듯이 겉으로는 위하는 척, 속으로는 쌈박질을 부추기는 얄미운 맏며느리다.

얄미운 맏며느리가 개꼰주점 점소이 시절, 김털보와 더불어 '드루킹 사건'을 강호에 알렸다. 그리고 어제 해당 장문인은 옷을 벗었다. 맏며느리는 "난 특검은 반대했다"며 삼십육계 줄행랑을 놓았다. 정파 무림의 우환거리다운 보법이다.(계속)

/조상식(강호 소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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