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체육단체(야구, 농구, 축구 등) 발족

조선인으로 구성된 ‘군산체육회’가 평화축구단과 농구단을 모체로 1930년 7월 발족한다.
당시 군산체육회는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만큼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 따라서 이렇다 할 사업이나 활동을 펼치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일제의 탄압과 수탈이 극심했던 도시에서 단독으로 체육회를 만든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었다.
군산의 조선인 체육은 1932년 외곽 지역인 경장리(京場里) 매립지(지금의 금암동)에 부영(府營) 공설운동장이 조성되고 각 단체가 창단 또는 재조직되면서 자리 잡기 시작한다.
1930년 이전에도 야구, 축구, 정구 등 몇 개의 체육 단체가 활발히 활동하였다. 그러나 한 때 바람으로 끝났고, 그동안 소문만 무성하던 농구 구락부(농구클럽) 출범과 축구 구락부(축구클럽)의 부활, 야구 구락부(척우단 후신) 재조직 등으로 전기를 마련한다.
군산의 성인 야구는 진즉 척우단(拓友團)이 결성되어 활동하여 오다가 1929년 봄 김수복, 방한회, 전대학 씨 등의 발기로 야구 구락부(野球俱樂部)가 조직되어 전의용 씨 인솔로 전조선야구대회(全朝鮮野球大會)에 출전하였다. 그 후 선수들의 이산, 사망 등으로 침체기를 맞는다.
군산 야구팀은 1932년 6월 16일 호남지방에 원정 중인 경성전기(京城電氣) 야구팀과의 경기에서 패한다. 제대로 된 연습장조차 갖추고 있지 못하던 시골 야구팀이 노련한 경성전기 팀에게 스물아홉 개 장·단타를 내주면서 2-14로 대패한 것.
군산 야구팀은 1933년 7월 양태보, 이완동 등 뜻있는 야구인들이 중앙 진출을 목표로 재조직하였다. 이후 전주 야구팀과 친선경기를 가졌으며 24-0으로 완승하였다.
야구 구락부 간부는 전의용, 이창근, 김수복 등 3명이었으며 군산부 동영정(지금의 신영동) 동화의원(東華醫院) 내에 연락처를 설치하고 회원들(22명) 회비로 조직을 운영하였다.
침체에 빠진 성인 야구 재조직에 앞장섰던 양태보와 이완동은 각각 투수와 포수 출신으로 일반 및 직장 야구팀을 육성, 전국대회와 지역 도시대항 야구대회에 참가하여 명성을 떨친 군산 야구 발전의 공로자로 알려진다.
# 농구 구락부

군산 농구 구락부(群山 籠球俱樂部)는 외지 학교에서 졸업식을 마치고 귀향한 유학생 중심으로 1933년 6월 1일 창단된다.
농구 구락부는 창단 직후 전주로 출정하여 완산구락부(전주 농구팀)와 경기를 가졌으나 석패(29-31) 하였다. 절치부심,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군산팀은 전주농구팀을 초청, 군산보통학교 코트에서 열린 설욕전에서 대승(56-34)을 거둔다.
단체 사무실은 소화통(지금의 중앙로 2가) 금삼석판소(金森石版所)에 있었으며, 간부는 서홍선, 도병수, 박상규, 강봉준 등 4명이었다. 농구 구락부 역시 회원들(25명) 회비로 경비를 충당하였다.
당시 신문은 “군산 농구 구락부는 금년(1934년) 부터는 어김없이 중앙무대(中央舞臺)에 참가(參加)할 것으로서 방금 맹연습(猛練習) 중인바 군산 각계 운동계(群山 各界 運動系)에 있어 가장 장래(將來)가 유망시(有望視) 되고 있다”라고 소개하였다.
# 축구 구락부

군산 축구 구락부(群山 蹴球俱樂部)는 계림축구단(1920년 전후 창단) 후신으로 1933년 11월 부활하였다. 사무실은 영정(지금의 영동) 공영양화점(共榮洋靴店) 내에 마련했으며 간부는 김해옥, 김병수, 전서봉, 최상태, 정정산, 김인수 등 6명이었다. 축구 구락부 역시 회원들(30명) 회비로 운영하였다.
당시 신문은 “전북은 물론 호남 일대에서 자타가 공인(共認)할 만큼 위세가 당당했던 계림축구단은 단명(團名)까지 ‘군산 축구 구락부’로 개칭하고 전북 강팀으로 알려진 이리농림학교 축구팀을 초청하여 공중운동장에서 일전(一戰)을 치른바 3-1로 호성적(好成績)까지 냈으며 중앙에도 진출할 것(일부 현대어로 수정)”이라고 보도하였다.
계림축구단(鷄林蹴球團)은 1922년 10월 전군축구대회를 개최하는 등 진즉부터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쳤으며 지역 축구발전에 공이 많은 팀으로 기록되고 있다. 20~30년대 군산은 10개가 넘는 일반 및 직장 축구팀의 각축장이 됐던 그야말로 군웅할거(群雄割據)의 시대였다. (계속)
/조종안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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