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백제대로 자전거 도로 개설 논란에 대한 주무 부서의 황당한 설명

전주MBC의 ‘백제대로 자전거도로’ 관련보도를 통한 사태가 의외로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필자의 전주MBC보도 관련 문제점을 지적한 두 편의 보도 이후 여러 사건이 있었다.
우선 전북환경운동연합과 생태교통시민행동 등 시민단체들이 ‘교통문제 해결을 위한 자전거 도로 추진이 비판적 보도 한번 있다고 재검토되는 우스꽝스러운 도시계획’을 문제 삼으며 비판에 가세했다.
[해당 기사]
전주MBC의 '전주시 백제대로 자전거도로 관련 기사'를 비판한다(1)
전주MBC의 '전주시 백제대로 자전거도로 관련 기사'를 비판한다(2)
'재검토' 선회 배경 묻는데 ‘설명드릴 말씀이 없다?’...이를 어떻게 이해할까?
이들은 성명서에서 ‘자전거 전용차로 설치를 전면 포기하고 시대착오적인 자동차 중심의 교통 정책으로 돌아간 전주시를 규탄한다’며 재검토를 철회하고 문제점이 제기된다면 보완책을 마련하고 더 많은 의견을 수렴해서 진행해야 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여기에 KBS전주총국과 JTV전주방송도 이런 입장을 소개하며 전주시의 오락가락하는 행정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해당 기사를 보도했던 전주MBC 기자와 통화를 통해 ‘백지화와 재검토’에 관한 발언의 출처를 확인한 바, 전주MBC 기자는 ‘담당부서인 대중교통과에서 들은 것은 아니고 복수의 채널을 통해 확인한 발언’이지만 구체적으로 ‘백지화’ 발언의 출처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관련해서 전주MBC도 추가적 취재를 통해 기사를 다룰 것으로 전해왔다.
앞서 필자는 5월 15일부터 시작된 이 사태에 대해 여러모로 상황을 파악하고 취재에 나섰다. 그리고 재검토로 선회한 배경을 두고 입체적으로 정리하는 중이다. 그런 와중에 이 사업의 담당 부서장인 L모 과장과의 인터뷰가 필요하다고 여겨 몇 차례 접촉을 시도해 왔다.
인터뷰 요청에 대한 담당 과장 답변 "요청하신 내용은 제가 드릴 말씀이 없네요”
우선 5월 19일 시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백지화가 아니라 재검토가 시의 공식적 입장이며 백지화는 전주MBC 측의 오보‘라고 확인했던 L과장에게 관련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연락을 했더니 의외의 답이 왔다. “백제대로 자전거 도로 개설에 관해 여쭤볼 게 있다”라는 질문에 “말씀(요청)하신 내용은 제가 드릴 말씀이 없네요. 양해 부탁 합니다”라고 하는 것이다.

이후 최근의 상황 전개에 대해 다양한 각도로 알아본 결과 재검토(계획 변경)를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이 매우 석연치 않다는 점을 확인하고 해당 과장에게 추가적으로 인터뷰를 요청하였다.
필자가 요청한 내용은 “앞으로의 계획이나 변경할 방향이 아니라 계획이 변경된 과정에 대한 내용이며 시민들이 알아야 할 가치가 있는 일이다. 여태껏 문제없이 추진되고 있고 교통영향 평가상 문제가 없어 수월하게 추진될 것이라고 해오지 않았었느냐? 그 배경이 어떠한지를 아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등으로 취재 취지를 충분하게 설명하고 설득하였다.
24일 오후에 위와 같은 설득을 통해 25일 오후에 인터뷰 일정을 잡았는데 1시간이 채 못 되어 다시 입장을 번복해 왔다. 해당 과장의 요지는 ‘입장이 결정된 게 없어서 드릴 말씀이 없다’는 이야기의 반복이었다. 그래서 25일 아침, 아래와 같은 구체적 질문서를 문자로 보냈으나 마찬가지의 대답이 돌아왔다. 필자가 다루려고 하는 내용과 ‘정해진 방향이 없어서 드릴 말씀이 없다’는 이야기에 연관성이 조금이라도 있을까?
재검토 과정에서 아무 의미없이 공중으로 사라지는 세금은 누가 책임지는가?

도시계획이라는 것이 변동할 수 있다. 상황 전개에 따라 불가피하게 새로운 고려사항을 반영할 수도 있다. 나아가 재검토 내지는 백지화라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필요한 것이 있다. ‘계획 변경’의 개연성이 존재해야 한다. 더구나 담당 업무를 책임지는 위치에 있다면 변경의 필요성과 배경에 대해 충분하게 설명함으로써 오해의 소지를 없애고 시민들로부터 이해를 구하는 길이다.
더구나 이 사업의 경우 시작단계에서부터 문제점이 지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추진되더니 결국 설계비와 기 지출된 경비(45억원 중 32%가 지출되었다고 함)가 공중에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 대해 설명하지 않고 또 다른 계획을 세운다?
이런 과정과 전개에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 이 책임은 누가 어떻게 져야 하는가?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겠다.
※다음은 필자가 전주시 담당 업무를 취급하는 책임 있는 공무원에게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확인하고자 했던 내용이다.
질문 1. 전임 시장의 임기 내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자신해 왔던 자전거도로 개설이 현임시장 임기로 이월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질문 2. 현재의 시장이 자전거 도로 개설과 관련한 지침이나 지시를 내린 적 있습니까?(시점에 상관없이)
질문 3. 이번 보도 이후 재검토를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전거 정책과 나 현재의 대중교통과 내부에서는 관련한 내부적 검토결과를 정리한 자료를 보관하고 있거나 상부에 보고한 바 있습니까?
질문 4. 재검토 결정은 어떤 식으로 이뤄졌는지요?
질문 5. 백지화와 재검토에 혼선을 빚은 것으로 확인됩니다. 대중교통과 에서 백지화를 언급한 적은 없습니까? 전주시의 공식적 입장은 무엇입니까? 백지화란 표현은 근거가 있는 이야기입니까?
질문 6. 5월 17일 자 보도에서 MBC가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문제는 이미 시청 내부에서조차 이 사업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는 점입니다. 전주시 내부 자료를 보면 자전거 이용자가 각종 교통상황에 따라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이미 수차례 반복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언급하는 내부 자료와 지적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확인 가능할 런지요?
/김길중(자전거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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