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직의 축구 이야기
원정에 나선 전북 현대가 수원FC에 0:1로 패했다. 승점 쌓기에 실패하면서 팀의 초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벌써 4패를 당했다. 7라운드까지 치른 전북은 2승 1무 4패로 승점 7점에 그치며 한 경기 덜 치른 대구(승점 6), 인천(승점 5)에 앞선 리그 8위에 위치해 있다.
올해도 전북과 함께 우승을 다툴 것으로 점쳐지던 울산 현대는 6라운드까지 전승을 거두며 멀찌감치 앞서가는 중이다. 반면 전북은 팀 전체가 점점 깊은 수렁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거듭된 패배도 문제지만 수렁에서 벗어날 뾰족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북 현대, 치열한 공방 끝에 수원FC에 0-1 패배

4월 15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7라운드. 홈팀 수원FC가 라스의 선제골을 끝까지 잘 지키며 전북을 상대로 승점 3점을 따냈다. 지난해 전북에 번번이 지기만 하던 수원FC는 기분 좋은 2연승을 내달리며 3승 1무 3패로 승점 10을 기록하며 5위로 올라섰다.
전북은 지난 홈경기 인천전에서처럼 3-4-3 전형으로 전반을 시작했다. 박진섭 김건웅 홍정호가 3백으로 나서고 중원에는 아마노 준과 이수빈, 좌우 날개로는 정우재와 맹성웅이 선발 출전했다. 송민규 하파 실바 한교원이 공격 일선에서 골을 노리고 골문은 김정훈이 지켰다.
4-3-3 전형으로 나선 수원FC는 최전방에 라스를 세우고 공격 2선에는 장재웅 무릴로 정제윤이 나섰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윤빛가람과 박주호, 4백은 정동호 신세계 이재성 이용이 출전했다. 수문장은 노동건이었다. 선발로 나와 풀타임을 소화한 라스 무릴로 이재성 이용 등 네 명은 전북에서 뛴 적이 있는 선수들이었다.
90분 내내 치열한 경기가 펼쳐졌다. 전반 초반에는 수원FC가 흐름을 주도했다. 전반 26분에 송민규의 패스 미스를 낚아채 터진 라스의 선제골도 이런 흐름에서 나왔다. 전북은 후반 시작과 함께 백승호와 이동준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수원FC의 주장 윤빛가람의 볼배급과 활동량이 돋보였고 전북의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잘 막아낸 노동건 골키퍼의 선방이 빛났다.
구단의 모기업 현대자동차 수뇌부, 특단의 조치 필요

전북은 앞선 인천전에 이어 똑같은 패턴으로 들고 나온 전술과 선수 기용이 수원FC를 상대로 통하지 않으며 패하고 말았다. 경기 뒤 김상식 전북 감독은 “감독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팬들에게 미안하다. 선수들과 믿음을 갖고 천천히 준비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지난해와 올해 벌써 여러 차례 했던 말들이다. 팬들은 이제 말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방식으로 책임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 전북 현대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팬들이 점점 경기장을 찾지 않고 경기장에서는 응원 보이콧을 진행하는 중이다. 팀의 성적 부진과 정체성을 잃어버린 구단 운영에 뿔난 팬들은 허병길 대표 이사와 김상식 감독의 동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대표와 감독의 소통 부재가 사태를 키웠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전북 현대 구단의 모기업인 현대자동차그룹의 이미지에도 손상이 갈 수밖에 없다.
팬들 "K리그 리딩클럽 위상 되찾고 훈풍 주도하는 날 오기를..."
현대자동차 경영진이 이런 상황을 인식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더 늦기 전에 구단의 분위기를 일신할 대책이 나와야 한다. 그 첫 단추는 대표 이사와 단장을 겸임하며 구단 운영의 전권을 행사하고 있는 허 대표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다음 감독으로서의 전술적 역량과 선수단 운용에 역부족임을 드러낸 김 감독을 교체해야 한다. 리그가 한참 진행 중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올해 K리그 각 구장에는 지난 카타르월드컵에서의 대표팀 선전을 등에 업은 봄바람이 가득하다. 경기장을 찾는 관중이 눈에 띄게 늘고 자신의 팀을 응원하는 함성이 드높다. 전북 현대와 2무 5패로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수원 삼성만이 그러한 훈풍에서 비켜나 있다. 이 봄이 다 가기 전에 전북 현대가 K리그 리딩클럽의 위상을 되찾고 이런 훈풍을 주도하는 날이 오기를 팬들이 간절히 바라고 있다.
/김병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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