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직의 축구 이야기

전북 현대의 조규성이 선제골을 성공시킨 뒤 포효하고 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의 조규성이 선제골을 성공시킨 뒤 포효하고 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시즌 첫 두 경기서 1무1패 기록하며 '더딘 출발' 

3월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전주성). 전북 현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2라운드 경기가 치러졌다. 맞붙은 상대는 수원 삼성. 양 팀 모두 1라운드에서 패배한 터라 이날 승점 3점을 얻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게다가 전북은 19,660명의 관중이 들어찬 전주성에서 갖는 홈 개막전이라 승리가 더욱 간절했다. 그러나 결과는 1:1 무승부였고 아쉬움이 큰 쪽은 홈팀 전북이었다.

전북은 4-1-4-1 전형으로 시작했다. 김문환 홍정호 박진섭 김진수가 수비진을 구성하고 백승호가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에 섰다. 안드레 루이스 이수빈 아마노 준 송민규가 공격 2선에 서고 조규성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2부리그 안양에서 전북으로 팀을 옮긴 정민기가 골키퍼 장갑을 끼고 K리그1 데뷔전을 치렀다. 이동준은 부상 염려로 명단에서 아예 빠졌다.

원정에 나선 수원은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이기제 불투이스 고명석 김태환이 4백을 형성하고 고승범 바사니 이종성이 중원에 섰다. 김보경 박희준 김주찬이 공격을 이끌었다. 지난해까지 전북에서 뛰던 김보경 선수는 이날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친정팀 전북을 곤혹스럽게 했다. 양형모가 수원의 골문을 지켰다.

월드컵 스타 조규성, 선제 페널티킥 골 성공

이른 시간에 조규성의 선제 PK골이 터졌다. 8분, 불투이스가 아마노 준에게 반칙을 범해 페널티킥이 선언되자 키커로 나선 조규성이 골대 구석으로 낮게 깔아 차며 득점에 성공했다. 전주성에 ‘승리의 오오렐레’가 울려퍼졌다. 선제골은 전북의 몫이었지만 이후 공세를 강화한 쪽은 수원이었다. 지난 시즌 세 차례 수원을 만나 모두 승리를 챙겼던 전북의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수원의 이병근 감독이 빠르게 선수를 교체했다. 16분, 22세 이하 자원인 박희준 김주찬을 불러들이고 아코스티와 안병준을 들여보냈다. 두 선수는 들어오자마자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수원의 전방 압박은 강해진 반면 전북은 중원에서 밀리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31분, 바사니의 돌파를 저지하던 박진섭이 경고를 받았다. 전북이 1:0의 리드를 유지한 채로 전반이 마무리됐다.

수원 아코스티의 동점골로 1:1 무승부

동점골을 넣은 수원 아코스티(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동점골을 넣은 수원 아코스티(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후반 시작과 함께 전북의 김상식 감독이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이수빈과 홍정호가 나간 자리에 김건웅과 정태욱이 들어왔다. 59분에 수원이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전북 진영 왼쪽에서 아코스티가 강력하게 슛한 것이 골대 상단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코스티는 경기 내내 전북의 왼쪽을 유린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골이 터지자 원정석을 가득 메운 수원 응원단의 함성이 커졌다. 

61분, 수원의 바사니를 대신해 김경중이 들어왔고 1분 뒤 김경중을 수비하던 김건웅이 경고를 받았다. 전북도 송민규를 빼고 문선민을 투입하며 공격의 활로를 찾고자 했다. 하지만 전북 선수들의 라인이 벌어지고 중원 플레이가 사라진 답답한 양상이 계속됐다. 전북이 다시 아마노 준을 대신해 구스타보를 투입했다. 이후 수원은 장호익을, 전북은 한교원을 들여보내며 공방을 주고받았지만 더 이상 골은 나오지 않고 후반 추가시간 4분까지 흘러갔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경기 뒤 “선제골 전까지는 수비라인도 올리고 압박도 좋았다. 하지만 이후 중원 싸움에서 졌다. 선제골을 넣고 소극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며 “나부터 반성한다. 다음 경기에서는 잘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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