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2023년 4월 7일

5일 실시된 전주시 을지역구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진보당 강성희 후보가 당선이 확정되자 기뻐하며 환호하고 있다.(사진=진보당 제공)
5일 실시된 전주시 을지역구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진보당 강성희 후보가 당선이 확정되자 기뻐하며 환호하고 있다.(사진=진보당 제공)

한편의 드라마와 같았다. 전주을 재선거가 막을 내렸지만 극명하게 희비가 교차했다. 극적으로 21대 첫 국회 입성을 하게 된 진보당의 입장에선 이번 재선거가 성공 드라마였다. 

그러나 지난 지방선거와 총선 등에서 연신 고배를 마시면서도 와신상담을 노려왔던 더불어민주당 탈당 후보들에게는 한편의 잔혹사와 같은 드라마였다. 

최저 투표율 속 엇갈린 운명...무연고·신인 정치인들의 이유 있는 ’지지‘ 

더불어민주당이 공천했던 후보가 임기 중에 유죄가 확정돼 의원직을 잃고 치러진 재선거라는 점에서 ‘책임 정치’를 내세워 후보를 내세우지 않은 민주당 탓도 크지지만 이번 재선거는 여느 선거보다 낮은 투표율로 주민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냉소 현상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전주을은 이번 재선거에서 전체 유권자 16만 6,922명 중 4만 4,729명(우편+사전투표 1만 8,368표 포함)이 투표해 최종 투표율이 26.8%로 저조했다. 지난 21대 총선의 전북 평균 투표율인 67%에 한참 못 미쳤다. 당선 가능 매직넘버도 2만표를 밑도는 수준이었다. 

강성희 진보당 후보는 39.07%(1만 7,382표)를 얻어 32.11%(1만 4,288표)를 얻은 무소속 임정엽 후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민주당을 탈당하면서까지 배수진을 치며 정치적 생명을 건 임정엽 무소속 후보는 2위에 머물렀다.

더욱이 같은 민주당 탈당파 김호서 무소속 후보는 전주에 연고도 없는 안해욱 무소속 후보에게 밀려 4위에 그쳤다. 이에 대한 지역 언론들의 분석 보도가 다양하게 나왔다.

“친민주당 선명성 전략, 오히려 자충수로 작용”

전북일보 4월 6일 인터넷판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전북일보 4월 6일 인터넷판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전북일보는 이번 전주을 재선거의 승패 요인을 여러 측면에서 분석했다. 6일 ‘전주을 강성희 당선 '현장 선거운동+정치 셈법'이 만든 기적’의 인터넷판 기사에서 “지난해 12월 첫 출마선언 당시 군소후보로 분류됐던 강 의원의 승리는 전북 정치사의 이변으로 꼽힌다”고 이번 재선거를 평가했다. 그런 뒤 “현장 중심의 선거운동과 지역정치권의 정치공학적 셈법이 절묘하게 맞물려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기사는 진보당의 승리 요인으로 △민주당의 무공천, 친민주당 표방한 진보당 △정운천의 불출마, 무소속 단일화 명분 소멸 △국민의힘 지도부의 오판 △‘현장에 답이 있다’ 진보당의 현장 유세 올인전략 적중 △임정엽 복당 가능성과 민주당의 역선택 △낮은 투표율을 꼽았다. 

이어 기사는 “김경민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율은 8.0%로 윤석열 대통령이 전북에서 받은 14.42%보다도 적었다”며 “김기현 대표의 ‘조건부 대광법 통과’ 발언과 김재원 최고위원의 잇따른 말 실수 논란은 표를 더 깎아먹는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또한 “결정적인 쐐기는 민주당이 박았다”고 밝힌 기사는 “민주당 후보가 없던 이번 선거 역시 민주당의 그림자 속에서 치러졌다”며 “차기 총선까지 노리는 임 후보는 친민주당 후보로서 선명성을 전략으로 내세웠고, 이것이 오히려 자충수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기사는 또 “실제 민주당 박지원 고문이 ‘복당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전주을 내 민주당 인사들은 강하게 반발했다”며 “복당 이슈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일종의 역선택이 이뤄진 셈이다”고 덧붙었다.

그러면서 “개표장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다. 개표장 인근에는 다수의 민주당 관계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는 기사는 “이들 대부분 11시 30분께 강 의원의 승리가 유력해지자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는 민주당 총선 예비주자들은 물론 권리당원 등 지지층들이 내년 총선에 미칠 영향까지 분석하고 이번 재선거에 대응했음을 암시해 주는 대목이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임정엽 후보 지원, 약이 아닌 독”

전북도민일보 4월 6일 인터넷판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전북도민일보 4월 6일 인터넷판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전북도민일보는 ‘민주당-진보당 대립에 정치변화 주목’의 기사에서 이번 전주을 재선거 결과의 원인과 향후 전북 정치지형 변화의 전망을 내놓았다.

“이번 재선거 결과 현 정부와 확실한 대립각을 펼쳤던 진보당 강성희 당선자와 김건희 여사의 줄리의혹을 제기했던 무소속 안해욱 후보가 얻은 득표율을 합치면 무려 49.14%로 절반에 육박한다”는 기사는 “정치권 관계자는 ‘전북에서 진보당 정서와 전주에 연고도 없는 안해욱 후보가 3위를 기록한 현실은 이번 재선거가 현 정부에 대한 평가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는 점에 무게를 두었다.

민주당 탈당파들의 패배 원인에 대해 기사는 “민주당 탈당파 무소속 후보들의 전략부재와 민주당내 차기 총선 전주을 예비주자들의 셈법도 진보당의 국회 입성에 톡톡히 한 몫을 했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분석”이라며 “실제 전주을 지역에서는 민주당 내에서 전주을 차기 총선 예비주자들의 경계심(?)이 진보당을 선택하게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주목했다.

그러면서 기사는 “단적인 사례가 전주을 재선거 관련 여론조사 등을 통해 진보당 강성희 당선자의 지지율이 크게 오르면서 민주당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전주를 찾아 임정엽 후보를 지지했던 점이다”며 “정치권은 결과론이라는 단서를 달고 있지만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임정엽 후보의 지원은 약이 아닌 독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기사는 “민주당 내 전주을 예비주자 중 일부는 이에 대해 강한 비판을 쏟아냈고 결국 임 후보에 대한 경계를 더 강화하게 했다는 시각이 나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하방형 정치 지양, 서민·약자에 맞춰 펼친 선거운동 약이 됐다”

새전북신문 4월 6일 인터넷판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새전북신문 4월 6일 인터넷판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새전북신문은 ‘국회입성 진보당, 22대 총선 메기효과 기대’의 기사에서 “재선거 결과와 관련해 정치권은 우선 진보당 강성희 당선인을 통한 메기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라며 “선거 승리 요인으로 꼽히는 밀착형 생활정치로 유권자들의 요구가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1,200여명에 이르는 진보당원들의 자발적인 선거운동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기사는 “출신지도 전북이 아니고, 초중고도 졸업하지 않은 그를 향해 기성 정치권의 공격이 있었지만 유권자들과 밀착동행하는 진보당의 진짜 조직력을 이겨낼 재간이 없었다는 게 상대 진영 후보들의 반응”이라며 “오피니언리더 중심의 하방형 정치를 지양하며 서민, 약자에게 포커스를 맞춰 펼친 선거운동도 약이 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무엇보다 진보당이 자체 분석한 가장 큰 승리 요인은 윤석열 정부를 향한 전주지역 유권자들의 반감과 심판 여론이었다”는 기사는 “검찰공화국으로 대변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할 말하는 국회의원이 전주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열망이 거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기사는 “석패한 임정엽 후보 입장에서 보자면 박지원 민주당 상임고문의 지원유세가 독이 됐다”며 “당시 유세가 기존 민주당 소속 전주시을 후보군들의 자극제가 된 것으로 해석되는 가운데 임 후보 측이 자랑하는 조직 동원의 발목을 잡은 셈이 됐다”고 했다. 

아울러 “쉽게 말해 임 후보가 당선 후 민주당에 복당하게 될 경우 기존 민주당 주자들은 당내 경선에서부터 혈투를 벌여야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여 강조한 기사는 “강 후보의 당선은 민주당의 22대 총선에서 개혁과 혁신 공천의 불씨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민주당 성향 버리지 못해 유권자들 고개 돌려”

전민일보 4월 7일 1면 기사(PDF 지면 서비스 캡처)
전민일보 4월 7일 1면 기사(PDF 지면 서비스 캡처)

전민일보는 ‘전주을 재선거 ‘변화·혁신’ 민심 반영‘의 기사에서 “이번 전주을 재선거 결과를 두고 정가와 지역 여론의 시각은 극명히 갈리고 있다”며 “정가에서는‘이변'이란 평가를 내놓는 반면, 여론은 ’당연한 결과‘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고 밝혔다. 

특히 “일각에서는 강 후보가 반사이익을 업고 당선됐다는 해석도 있다”는 기사는 “임정엽, 김호서 후보는 민주당 탈당 후 무소속으로 했으나 여전히 민주당을 상징하는‘파란색' 선거복을 착용하는 등 민주당 성향을 버리지 못하며 유권자들의 고개를 돌리게 했다”면서 “무소속이 아닌 민주당 연장선상 후보라는 이미지 부각은 오히려 독이 됐다”고 분석했다.

또한 기사는 “‘전북 텃밭’이라는 자만감에 빠진 민주당이 눈여겨 볼 가장 큰 대목이기도 하다”며 “진보당이 원내로 진출하면서 전주을은 1년 뒤 치러질 총선에서 전국 최대 격전지로 떠오를 개연성이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유독 잔혹했던 선거 결과, 이번 선거에서도 되풀이...임정엽 선거 잔혹사”

한편 통신사인 뉴시스는 재선거 다음날인 6일 ‘5번째 선거 패배…임정엽 선거 잔혹사’의 기사에서 임 후보의 정치적 삶을 조명하면서 ‘잔혹사’에 비유해 눈길을 끌었다. 

“임 후보에게 유독 잔혹했던 선거 결과는 이번 선거에도 다시 한 번 되풀이됐다”는 기사는 “임 후보는 1991년 신민주연합당 후보로 제4대 전북도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며 “지난 2000년부터 2002년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으로 임명되면서 김 전 대통과의 인연도 있었다. 이러한 정치경력을 밑바탕으로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전북 완주군수에 출마, 당시 현직 군수였던 열린우리당 최충일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 출마해 완주군수 재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임 후보의 선거승리는 여기까지였다”면서 “2014년 전주시장에 무소속을 출마,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김승수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 국민의당 후보로 완주·진안·무주·장수군 선거구에 출마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후보에 밀려 낙선했으며,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민주평화당 후보로 전북도지사에 출마했지만 당시 민주당 송하진 후보에 큰 차이로 밀려 고배를 마셨다”고 기사를 썼다. 

또한 기사는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완주·진안·무주·장수군 선거구에 재도전을 했지만 민주당 안호영 후보에 다시 한 번 패배했다”며 임 후보의 와신상담기를 ‘잔혹사’로 정리했다. 

/박주현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전북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