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주요 방송·신문 뉴스 톺아보기] 2020년 7월 17일(금)

“긍정-중립-비판, 언론이 늘 고민하는 프레임은 세 가지이다. 주관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하는 순간부터 오류와 오보를 범하기 쉽다. 그래서 언론의 본령은 불편부당성, 공정성, 객관성, 진실성, 균형성을 늘 강조하고 또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대부분 언론사들에서 기자들이 막 입사하면 금과옥조로 귀히 여길 것을 강조하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서 실천하며 초심을 꾸준히 유지하기란 여간 쉽지 않다. 대내외적 변수들이 너무 다양하게 시시각각 작용하기 때문이다.

7월 17일 제헌절이자 주말로 이어지는 금요일.

전북지역 언론사들의 영상과 지면은 네 가지 프레임으로 갈렸다. 긍정과 중립, 그리고 침묵과 비판으로 나뉘었다.

새전북신문 7월 17일 1면
새전북신문 7월 17일 1면

이스타항공이 희망하고 있는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 마지막 종착 지점인 ‘딜 클로징’에 착륙하지 못한 채 고공을 계속 맴돌며 추락 위기에 직면한 상황을 보도하고 있는 전북지역 언론들은 분명 시각 차이가 크다.

이스타항공의 오너와 경영진의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전북을 기반으로 한 향토기업이라는 점', '직원들 중 상당수가 전북출신이라는 점' 등을 들면서 옹호하는 긍정론, 인수합병의 키를 쥐고 있는 제주항공이 '계약해제 조건이 충족됐음을 밝혔다'며 향후 미칠 파장 등을 조망한 중립론, '수많은 의혹과 논란 속에 측근 경영과 부실 경영에서 비롯된 예고된 상황'이라며 책임론과 함께 비판의 소리를 강조하는 비판론, 아예 외면하는 침묵으로 갈린다.

새전북신문 7월 17일 사설
새전북신문 7월 17일 사설

그러나 독자와 시청자들의 관심이 많은 이슈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만하다. 새전북신문은 이날 1면과 사설에서 '전북도민'을 앞세운 긍정론에 집중했다.

1면 머리기사로 ‘이스타항공 폐업수순, 피해는 도민 몫’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기사는 리드에서 “전북의 이름을 달고 지난 2007년 창립한 이스타항공이 폐업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지역 정치계에서는 ‘열악한 전북의 경제 사정과 지역의 향토기업이 몇 없는 것을 감안해 이스타항공을 살리는 데 전 도민이 나서는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기사 말미에 강조했다.

그러나 이 말을 한 정치인이 짐작은 가지만 기사에선 누구인지는 알 길이 없다. 게다가 이 신문 이날 사설 제목은 ‘전북연고, 이스타항공 살리자’이다. “지역 이익을 위해 이스타항공은 반드시 살려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눈물겨울 정도의 애향심과 지역성을 지면에 담아 호소했다.

전라일보 7월 17일 6면
전라일보 7월 17일 6면

전라일보도 1면과 6면에서 관련기사를 다루었으나 비슷한 논조다. 신문은 1면에서 "전북 향토기업이자 200만 도민의 날개인 이스타항공이 파산하면 현대중공업· GM대우 공장 폐쇄로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가 더욱 휘청거리고, 지역민의 항공편의가 크게 훼손 될 것"이라며 "전북도민이 머리를 맞대고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군산시의 입장을 대신해 전달했다.

또 6면에서도 ‘새만금 신공항 타격… 전북 도민만 피해’란 제목의 기사를 톱뉴스로 다뤘다. 전북중앙신문은 5면에서 “이스타항공이 파산하면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가 더욱 휘청거리고, 지역민의 항공편의가 크게 훼손 될것”며“지역의 민관, 시민사회단체 등이 머리를 맞대고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다 행정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대신 전달했다.

전민일보 7월 17일 4면
전민일보 7월 17일 4면

전민일보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입장을 나란히 지면에 배치함으로써 중립을 지키려고 고심한 흔적이 엿보였다.

그동안 이스타항공과 이상직 의원에 대해 주로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웠던 신문들은 침묵하거나 소극적인 보도태도를 보였다.

전북일보는 ‘제주항공 “이스타 계약 해제 요건 충족”’이란 제목의 연합뉴스 기사를 6면에 그대로 실었다. 대신 “국내 처음이자 유일한 아마추어 실업 바둑팀 이스타항공 바둑단이 해체수순을 밟고 있다”는 또 다른 기사를 내보내 눈에 띈다.

방송사들 가운데 KBS 전주방송은 전날 두 꼭지 관련기사를 보도했다. 하나는 이스타항공 인수에 나섰던 제주항공이 계약 파기 의사를 보임에 따라 지역에 미칠 파장을 우려한 보도, 다른 하나는 “측근 인사로 부실 경영을 자초했다”는 비판적인 보도로 차별성을 보여줬다.

KBS 전주방송 관련보도(화면 캡쳐)
KBS 전주방송 관련보도(화면 캡쳐)

“체불 임금에, 이상직 의원의 자녀 편법 증여 의혹까지. 이스타항공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내부에서는 예고된 부실 경영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기사는 “창업자인 이상직 의원의 측근 등으로 채워진 경영진의 부진한 실적이 부실 경영을 자초했다“며 ”실질적인 오너 이상직 의원의 의도대로만 움직였던 회사“라는 내부 비판의 목소리를 전했다.

한편 전북지역 언론들의 전북도와 도의회 관련 의제설정도 엇갈렸다.

'뉴딜'을 앞세운 도정발 홍보성 기사와 전날 전북도의회에서 제기된 방만한 도정 운영에 관한 비판기사가 눈에 띈다. 특히 전북도를 비판한 도의회발 기사를 다룬 언론과 다루지 않은 언론들로 갈리었다.

전주MBC 관련보도(화면 캡쳐)
전주MBC 관련보도(화면 캡쳐)

전주MBC는 ‘송지사 취임 이후 조직비대 심각’이란 제목의 기사로 비중 있게 다뤘다. 기사는 “송하진 지사가 취임하던 지난 2014년 전라북도 인구는 187만 명이었지만 지난 달 기준 180만 명으로 3.3%가 감소했다”면서 “같은 기간 전라북도 공무원은 1,600여 명에서 1,900여 명으로 무려 15.2%가 늘었다”고 밝혔다.

이어 기사는 “도청 조직 또한 모두 10번의 개편을 거치며 3국 13과 42팀이 신설됐다”며 “이에 따라 공무원 인건비 총액은 21% 증가해 2,000 원을 넘어섰고, 조직운영비 역시 17% 이상 늘었다”며 “문제는 이처럼 비대해진 조직이 성과창출로 연결되고 있느냐 하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JTV도"조직만 비대해져...바이튼 대응도 허술"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비판적 의견과 주장을 보도했다.   

이처럼 언론 밖 외부 목소리를 전달하는 언론의 글과 말의 크기와 무게, 프레임이 다른 이유는 뭘까? 특히 전북언론들의 송하진 도지사와 이상직 국회의원 보도에서 온도 차이가 크게 묻어나고 있다. 

다음은 7월 17일(금) 전북지역 주요 신문과 방송의  1면, 관련기사 제목들이다.

전북일보

행정·교육당국 협력기반 아쉽다

“한국판 뉴딜, 지역 주도 프로젝트와 연결”

학교 방역인력 이달 만료, 방학 전 공백 우려

제주항공 “이스타 계약 해제 요건 충족” -6면

이스타항공 바둑단 해체 수순 -11면

전북도민일보

쾌청한 여름 하늘

내년 국가예산 ‘4+1’ 예타 관건

한국판 뉴딜 협치 강조… 전북사업 속도붙나

경로당·노인복지관 20일부터 운영 재개

이재명 경기지사 무죄 판결

전라일보

여야 협치·한국판 뉴딜로 경제위기 극복"

이스타항공 존폐 기로

“학부모 학교도서관 사서 봉사 무의미”

새만금 신공항 타격… 전북 도민만 피해 -6면

새전북신문

이스타항공 폐업수순, 피해는 도민 몫

도의회, '차별 금지법' 제정 반대

불륜설 인정한 김제시의원 제명

'공무원 공화국' 될라…전북인구 3% 감소, 도청 공무원 15% 증가 -2면

[사설]전북연고, 이스타항공 살리자 -10면

전북중앙신문

21대 국회 개원식과 전북정치권 위상은

국회개원 門 연 文, 전북미래도 열리나

인구 감소에도 도청 공무원 15% 늘어 -4면

제주항공-이스타 M&A 계약파기 수순 -5면

전민일보

‘3일 20%’ 고수익 미끼 인터넷 다단계사기 행각

헌재, 신생 매립지 소송 각하 결정

“국난극복이 최우선 과제… 범국가적 역량 모아야 할 때”

이스타 M&A 안갯속 -4면

KBS 전주방송총국

딸에, 보좌관에…부실 경영 자초?

제주항공 “계약 해제 충족”…이스타 인수 포기 수순?

전주MBC

송지사 취임 이후 조직비대 심각

JTV

"조직만 비대해져...바이튼 대응도 허술"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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