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전북은행 본점 전경(사진=전북은행 제공)
전북은행 본점 전경(사진=전북은행 제공)

은행권의 예대금리차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정부와 금융감독원이 ‘돈 잔치’, ‘과점’을 경고하며 '예대마진 축소'를 주문하고 나섰지만 전체 국내 은행권 중에서 전북은행 예대마진이 지난해부터 '부동의 1위'를 연속 기록해 따가운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전북은행은 '지나친 이자 장사를 막자'는 취지로 지난해 7월부터 19개 은행의 월별 예대금리차 공시제도가 시작된 이후 예대금리차가 가장 높은 은행이란 오명을 올 들어서도 떨구지 못하고 있다. 

전북은행, 1월 가계예대금리차 7.18%p, 시중은행들 1%p대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준 

전국은행연합회가 20일 공시한 1월 기준 전북은행 예대금리차 공시자료(자료=전국은행연합회 제공)
전국은행연합회가 20일 공시한 1월 기준 전북은행 예대금리차 공시자료(자료=전국은행연합회 제공)

20일 전국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전북은행의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는 5.35%p, 가계예대금리차(가계 대출금리-저축성수신금리)는 7.18%p,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예대금리차는 6.40%p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전국 은행권 중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1월 중 전체 은행 중 가계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곳은 전북은행(7.18%p), 가장 낮은 곳은 산업은행(0.20%p)으로, 두 은행 간 격차가 무려 6.98%p에 달했다. 1월 중 전북은행 가계예대금리차는 지난해 12월(6.90%p)에 비해 0.28%p 높은 수준이며,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예대금리차도 지난해(5.71%p)보다 0.69%p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전북은행의 이자장사 비판 여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의 1월 중 ‘예대금리차비교’ 공시를 자세히 살펴보면 가계예대금리차는 5대 시중은행 중 국민은행이 1.56%p로 가장 높고, 농협은행(1.48%p), 우리은행(1.34%p), 하나은행(1.13%p), 신한은행(1.01%p) 순이었다. 지방은행 중에는 전북은행(7.18%p)이 단연 가장 높고, 다음으로 광주은행(5.11p%), 대구은행(2.72%p), 경남은행(1.74%p), 부산은행(1.58%p), 제주은행(1.13p%) 순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 중에는 토스뱅크가 4.72%p로 가장 컸고 이어 케이뱅크(2.15%p), 카카오뱅크(1.33%p) 순이었다. 

시중은행, 외국계은행, 지방은행 포함 19개 은행 중 예대금리차 가장 큰 곳, 전북은행  

‘햇살론뱅크·햇살론15’ 등 정책서민금융상품을 제외한 가계예대금리차는 5대 시중은행 중에서 국민은행이 1.51%p로 가장 높고, 이어 농협은행(1.44%p), 우리은행(1.07%p), 하나은행(1.03%p), 신한은행(0.84%p) 순이었다. 

지방은행 중에는 전북은행(6.40%p)이 가장 높고, 다음으로 광주은행(4.12p%), 대구은행(2.69%p), 경남은행(1.71%p), 부산은행(1.52%p), 제주은행(1.05p%) 순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 중에는 토스뱅크가 4.72%p로 가장 컸고 이어 케이뱅크(2.15%p), 카카오뱅크(1.25%p) 순이었다.

기업 대출까지 포함한 전체 은행의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저축성 수신금리의 차이) 순위는 가계대출 예대금리차와 유사했다. 5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국민은행(1.81%p)이 가장 높았고 2∼5위는 농협은행(1.69%p), 우리은행(1.59%p), 하나은행(1.44%p), 신한은행(1.33%p) 순이었다. 

지방은행 중에는 전북은행이 5.35%p로 가장 높았고 광주은행(3.80%p), 대구은행(1.92%p), 제주은행(1.87%p), 경남은행(1.86%p), 부산은행(1.72%p) 순이었다. 인터넷은행 중에는 토스뱅크(4.54%p)가 가장 높았고 이어 케이뱅크(1.72%p), 카카오뱅크(1.40%p) 순이었다.

전체 은행의 예대금리차 1~3위는 전북은행(5.35%p)에 이어 광주은행과 토스뱅크(3.80%p)가 각각 차지했다. 이처럼 시중은행과 외국계은행, 지방은행까지 포함한 19개 은행 중 예대금리차가 가장 높은 곳은 전북은행으로 나타났다. 

은행장 교체 이후에도 '이자장사 최고'..."저신용자들 정책대출 취급" 해명

전북은행 본점 간판
전북은행 본점 간판

전북은행은 지난해 12월에도 예대금리차(6.07%p), 가계예대금리차(6.90%p),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예대금리차(5.71%p)가 모두 전국 은행권 중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은행장이 바뀌고도 은행권 최고의 '이자장사'란 오명을 떨구지 못하고 있는 전북은행은 “저신용자를 위한 고금리 정책대출을 많이 취급해 오해를 샀다”는 해명이지만 지난해 7월 이후 연속 최고의 예대금리차를 계속 달리는 이유를 동종 업계인 은행권들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최근 전북은행 측은 “서민금융진흥원 관련 대출을 제외하더라도 여전히 고위험 상품 비중이 커 공시 자료상 금리가 높게 나온다”고 일부 언론에 해명했다.

3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 기록 JB금융지주..."높은 이자" 따가운 눈총 

YTN 2월 21일 뉴스 화면(캡처)
YTN 2월 21일 뉴스 화면(캡처)

한편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전체 은행권의 예대금리차가 확대된 가장 큰 이유는 예금금리 하락으로 분석됐다.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 내림 폭이 훨씬 커 예대금리차가 확대됐다고 은행권은 보고 있다. 아울러 은행권의 예대차가 커진 것은 지난달 채권시장이 안정을 찾으면서 조달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말 조달금리가 3.7%까지 하락하자 시중은행으로 돈이 몰리던 '역머니무브 현상'이 옅어지며 채권시장에 자금이 쏠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은행이 현재 3.5%인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는 당분간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런 와중에 최근 3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인 전북은행의 대주주인 JB금융지주가 고금리 장사 의혹으로 눈총을 받고 있다. JB금융지주의 핵심 자회사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예대금리차가 다른 은행권에 비해 계속 최고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969년 창립 당시 전북도민들이 '1인 1주 갖기 운동'까지 벌여 어렵게 출범한 전북은행이 어려울 때는 ‘향토은행’ 또는 ‘도민은행’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정작 고이자 장사에 급급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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