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2022년 9월 23일

벼랑 끝에 몰렸던 군산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와 기업, 노동자들이 손을 잡고 추진해 온 군산형 일자리 사업이 터덕거리며 짙은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주력 기업들이 자금난을 겪고 있고 계약마저 차질을 빚으면서 생산과 고용이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 이로 인해 보조금만 축내는 지원제도의 방만한 운영이 기업의 근성을 떨어뜨려 결국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22일 군산시 등에 따르면 전기차 생산 기업인 명신과 에디슨모터스, 대창모터스, 코스텍 등 4개 업체가 참여해 안정적인 군산형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이들 업체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명신이 지난 2월 미국, 이집트 기업과 잇따라 대규모 전기차 생산 계약을 따내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던 것과는 달리 최근 이집트 기업과의 본계약 체결이 미뤄지고, 미국 기업과의 계약 이행 시기도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다. 

명신, 에디슨모터스 당초 계획 차질 불가피...일자리 '빨간불' 

KBS 9월 22일 뉴스(화면 캡처)
KBS 9월 22일 뉴스(화면 캡처)

이태규 (주)명신 대표이사는 지난 2월만 해도 "2022년부터 2023년까지 대규모 설비 구축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라며 “생산이 본격화하는 2023년 말까지 400~500명의 일자리가 추가로 창출될 것”이라고 자랑했었다. 그러나 8개월 만에 상황이 달라져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전기버스 생산업체인 에디슨모터스의 상황은 더욱 불안하기만 하다. 군산형 일자리 4개 회사 가운데 하나인 에디슨모터스 강영권 대표는 쌍용차 인수를 빌미로 주가를 부양한 혐의로 최근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고 있어 군산 공장 운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8월 문을 연 에디슨모터스 군산공장은 작년 연말까지 중국에서 부품을 받아 전기버스 58대를 조립·판매했지만 올해 41대에 그쳐 목표를 밑돌고 있다. 쌍용차 인수 과정에서 주가 조작 의혹에 휩싸인 대표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고 기업 매각까지 추진되고 있어 군산형 일자리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고용 목표치 5분의 1, 생산 6분의 1에 그쳐

JTV 9월 22일 뉴스(화면 캡처)
JTV 9월 22일 뉴스(화면 캡처)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군산형 일자리의 핵심인 고용과 생산은 실적 부진으로 이어져 당초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19년부터 2년 간의 준비를 거쳐 지난해 출범한 군산형 일자리 사업은 당초 2024년까지 4개 전기차 기업이 5,400억원을 투자해 32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고 1,714명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해까지는 군산형 일자리 참여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 생산이 모두 계획대로 이뤄졌지만 올해는 8월까지 고용은 목표치의 5분의 1, 생산은 6분의 1에 그쳤다. 이 때문에 고용과 투자, 생산이 본격화하는 내년 역시 목표 달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더욱이 군산형 일자리 기업에 직접 지원된 보조금 등 사업비가 700억원에 이르지만 정부와 자치단체도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군산형 일자리가 본궤도에 올라 지역을 살릴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전북도와 군산시 관계자들은 “내년에도 사업비가 제대로 내려와서 잘 진행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업체들과의 실무추진협의회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취하고 있을 뿐이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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