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근의 지리산 문화대간(64 )

몬당댁네 며느리는 또개미(똬리)를 잘 만들고 깔끄막댁 아들은 지게를 잘 만든다. 지리산의 마을들은 대부분 산자락에 많다. 골목이 경사지고 집들도 지형따라 높은 곳부터 낮은 곳까지 위치한다.

그래서 마을 제일 높은 곳에 있는 집을 몬당집이라고 불렀고 오르막에 있는 집은 깔끄막집이라고 불렀다. 여성들은 마을 아래에서 몬당집까지 짐을 머리에 이고 다니느라고 다른 집 여성들보다 똬리가 빨리 닳아졌다.
또한 경사가 있는 깔끄막집은 남성들이 지게에 짐을 지고 다니느라 지게가 자주 부서졌다. 그래서 다른 집보다 몬당집 며느리는 똬리를 자주 만들어 써야 했고
깔끄막집 아들은 지게를 자주 만들어 사용해야 했다. 지리산에 전해오는 몬당댁네 며느리는 똬리를 잘 만들고 깔끄막댁 아들은 지게를 잘 만든다는 속담은 우리 유전자에 산다.
너나 없이 한 세대만 앞에 들여다 보면 똬리와 지게로 이웃이고 사촌이었다. 잘난체 해봐도 뿌리 유전자를 까면 이나 저나 황토색이다.
/글·사진: 김용근(지리산문화자원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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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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