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기획] '패트롤전북jj' 2022년 3월 3일

KBS전주방송총국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전북언론 돋보기-패트롤전북jj' 3월 3일 방송에서는 ‘군산조선소 반쪽짜리 재가동 논란’, ’주재기자 채용 문제 및 언론 윤리 논란‘, '선거 출구조사 및 수어통역사 배치 문제' 등의 주제를 놓고 실태와 문제점, 대안을 진단했다.

함윤호 앵커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방송에도 손주화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전북민언련) 사무처장과 박주현 전북의소리 대표(언론학 박사)가 패널로 출연했다.

#1. 군산조선소 반쪽짜리 재가동 논란

KBS전주방송총국 '패트롤전북jj' 3월 3일 방송(유튜브 동영상)

첫 번째 주제로는 군산조선소 재가동과 관련해 최근 지역 언론들이 크게 뉴스로 다뤘는데 일각에선 ‘반쪽짜리 재가동’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와 문제점, 실태 등에 관해 조명했다.

먼저 군산조선소 재가동 실태와 관련해 박 대표는 “지난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그토록 학수고대하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위한 협약이 체결됐지만 전체 공정의 일부인 선박 블록만 제조되는 조건이기 때문에 완전 가동은 아직 기약이 없는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며 “2017년 7월 가동이 중단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그동안 협력업체들 중 83%가 폐업하고 5,000여 명이 일자리를 떠난 이후 군산조선소가 5년의 공백기를 깨고 내년부터 연간 10만 톤의 선박 블록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군산조선소가 과거처럼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는 남아 있는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군산조선소 블록 생산..."엔진이나 핵심 기술 없이 반쪽짜리" 지적 

이어 박 대표는 “더구나 재가동이 이뤄진다고 해도 배를 완성하는 게 아니라 조립품을 생산해 울산조선소에 납품하는 과정에 불과해 반쪽짜리 조선소로 머물게 됐다는 볼멘 목소리가 나온다”며 “10만 톤의 선박 블록은 최소 연간 3척의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물량인데 모두 울산공장으로 옮겨져 조립이 완성되며, 블록은 자동차에 빗대면 엔진이나 핵심 기술은 없이 차체 등 껍데기만 생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재가동 협약서는 '향후 완전하고 지속적으로' 공장을 가동한다는 포괄적 내용이 있을 뿐, 언제부터 군산조선소를 완전하게 가동하겠다는 구체적인 약속도 빠져 있다”는 박 대표는 “여기에 국민의힘 울산시당 동구지역 광역·기초의원들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동구 일감 뺏어가는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하면서 갈등의 불씨를 던져 정치적 파장도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선 정국에서 양 지역 간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어 자제와 당 차원의 적극적인 중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군산조선소 재가동, 새만금 국제공항 환경평가 발표 등 '선거용' 비판 

손주화 처장
손주화 처장

이어 함 앵커는 “블록만 생산을 해서 전북도나 군산시가 운반비를 지원해서 울산으로 싣고 간다는 부분은 어떻게 봐야 할지”에 관해 묻자 손 처장이 이에 답했다. 

손 처장은 “군산조선소를 하루속히 재가동해서 침체에 빠진 지역 경제를 일으키려는 궁여지책으로 보이지만 현대중공업에 과도하게 끌려간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며 “이 때문에 물류비 지원이 끊기고 나중에 건조 물량이 줄어들 경우 언제든 다시 가동을 중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손 처장은 “군산조선소가 5년 전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블록만을 제조하는 공장이 아닌, 배를 완성해 건조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도록 해야 한다는 주문이 비등하다는 보도도 나왔다”며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관한 지역 언론들의 긍정적인 기사들이 주로 많이 나오고 있지만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거용 아니냐 비판도 나온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함 앵커의 질문에 대해서는 박 대표가 답했다. 그는 “군산조선소 재가동 발표와 함께 최근 새만금 국제공항의 전략환경영향평가 등에 보았듯이 그동안 잠잠하다가 대선을 앞두고 발표되는 점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국민의힘 울산 시·구의원들은 지난달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군산을 방문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 문제를 선거와 관련해서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거를 앞두고 발표되는 지역 현안들을 유권자들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 군의원 직위 상실 2개월 만에 해당 군 일간지 주재기자 발령 논란

함윤호 앵커
함윤호 앵커

두 번째 주제는 "얼마 전까지는 지역 군의원이었는데 해당 지역 주재기자로 직행한 경위와 문제점"에 관한 진행자의 질문으로 시작됐다. 이 질문에 대해 먼저 박 대표가 상황을 설명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완주군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다 공직선거법 위반에 따른 대법원 최종 판결로 지난해 12월 30일 의원직이 상실된 전직 군의원이 최근 전북지역 일간지 해당 군 주재기자로 발령나 싸늘한 시선을 받고 있다.

새전북신문은 17일 2면 '본사 사령'을 통해 완주군 주재기자에 전 군의원인 소완섭 씨를 인사 발령했다. 소 전 의원은 제8대 완주군의회 의원으로 당선돼 활동해오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의 선거법 위반 사건 대법원 판결로 지난해 12월 30일 의원직이 상실된 바 있다.

그런데 불과 2개월여만에 언론사 해당군 출입 기자로 변신했다. 소 전 의원은 지난 2018년 총선 당시 상대 진영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한 게 임기를 채우지 못한 원인이 됐다. 

의원직이 상실되자 소 전 의원은 올 초 지역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은인자중하는 자세로 조용히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저를 믿고 지지해 주신 많은 주민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송구한 마음으로 이제는 평범한 완주군민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 일로 많은 오해를 받고 있는 안호영 국회의원에게도 심심한 사과의 말을 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불과 한 달여 만에 지역 일간지 주재기자로 발령이 난데 대해 지역 언론계는 물론 시만사회단체도 의외라는 반응이다. 선거법 위반으로 직을 상실한 선출직 공직자 출신이 언론계로 곧바로 직행한 것은 경력과 전혀 무관할 뿐만 아니라 언론 윤리에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

“언론 윤리에 과연 적정한가, 논란 여지 남겨”

이와 관련해 “언론 윤리 논란이 일지 않느냐”는 함 앵커의 질문에 손 처장은 “언론사회활동을 하면서 처음 보는 사례”라며 “의원직을 상실하고 은인자중하겠다고 한지 한 달여 만에 경력과 전혀 무관한, 더구나 자신이 견제하고 감시했던 행정기관을 출입하는 일간지 기자로 자리를 이동한 것은 다소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며 "당사자보다 해당 언론사의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이 갈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손 처장은 “언론인 출신도 아닌 전직 군의원이 갑자기 해당 군을 비판하는 기자로 자리를 옮긴 것은 언론 윤리에 과연 적정한가 하는 논란의 여지를 남긴 사례”라고 말했다.

이에 "주재기자 선발 등의 문제점"에 대한 질문에 박 대표는 “이번 새전북신문에서 보았듯이 주재기자 채용은 대부분 일간지들이 본사 기자 채용과는 다소 다른 방법에 의해 채용되며 주어진 역할도 많다”고 지적하면서 “주재기자들의 잦은 비리 등이 발생하는 이유는 투명하지 못한 채용에서부터 비롯되기 때문에 채용제도가 개선되지 않는 한 이러한 문제점은 늘 상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3. 대선 출구조사, 올해는 어떻게 달라질까?

박주현 대표
박주현 대표

세 번째 주제로는 대선을 앞두고 방송사들 간 출구조사 전쟁이란 표현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원인과 실태 등을 짚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개표 이전에 당선자를 가늠할 수 있는 ‘출구조사’는 사실상 ‘개표 결과’와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진다”며 “오는 9일 오후 7시30분, 출구조사 발표와 함께 각 정당과 후보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언론도 출구조사에 울고 웃는 것은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데 출구조사 결과가 ‘지라시’ 형태로 유포돼 언론사들이 진위 확인에 나서는가 하면 소송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상파 3사 외에 JTBC 단독 출구조사 이번 대선부터 실시 ‘주목’

그러면서 “지상파 독점 출구조사를 JTBC가 무단으로 도용하자 소송전이 이어졌고, 2012년 대선 땐 YTN의 예측조사 결과가 틀려 사과방송을 내보낸 일도 있다”는 박 대표는 “이번 20대 대선은 지상파 3사(SBS·MBC·KBS) 합동 출구조사에 경쟁자가 등장했는데 그게 바로 종합편성채널 4사 중 JTBC가 단독으로 출구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박 대표에 따르면 출구조사는 1996년 총선 당시 지상파 3사가 첫 실시한 이래 독점적으로 이뤄져 왔는데, JTBC의 출구조사로 ‘경쟁’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지상파 3사는 지상파를 회원사로 둔 한국방송협회 산하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orea Election Pool·KEP)를 통해 출구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KEP는 이번 대선 출구조사를 한국리서치, 코리아리서치, 입소스코리아 등 세 곳의 조사 기관에 맡겼다. 투입 예정 인원은 1000여명으로, 이들은 전국 350개 투표소에 파견돼 조사에 나선다. JTBC는 여론조사 기관 글로벌리서치를 통해 출구조사를 진행한다. JTBC의 경우 비용과 인원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지상파 입장에선 출구조사가 선거 시기 영향력과 시청률, 공신력을 확보할 수 있는 ‘자산’이다. 그동안 지상파 3사는 대선 출구조사에 보통 20억 원의 비용과 수개월의 시간을 들여왔다. 

“여론조사 정확도, 여전히 부정적 시각 많아” 

이어 함 앵커가 “언론사 여론조사는 '필요악'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불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묻자 손 처장은 “지난 20대 총선 당시 최종 집계 결과와 방송3사 합동출구조사 결과, 전북지역 주요언론사 의뢰 여론조사 결과 등을 비교 분석해 보니 당시 여론조사와 개표결과 차이가 있게 나왔다”면서 “그런데도 선거를 앞두고 언론사에서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민심의 흐름과 변화를 읽고 예측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손 처장은 “선거 여론조사는 종종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한다”며 “여론조사의 정확도와 한계에 대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강조한 뒤 “하지만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가 없었을 경우 오히려 민심의 왜곡이 더 크게 확대 재생산 될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4. 수어통역사들이 전하는 대선 토론 현장에서의 애로사항과 문제점 

네 번째 주제로 함 앵커는 "수어통역사 배치 문제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다"며 "이번 대선 토론회가 거듭되면서 계속해서 이슈가 되고 있는데 그 원인과 문제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하면서 논의가 시작됐다. 

이에 박 대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법정 TV토론에서는 현재 수어통역사 1명이 1시간 동안 대선 후보 4명과 사회자의 발언을 모조리 통역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후보 4명과 사회자의 2시간에 걸친 그 많은 말들을 딱 2명의 수어통역사가 1시간씩 맡기 때문에 전문용어·신조어·축약어 등도 난관이지만 농인들에게 잘 전달하기 위해 뉴스를 하루 종일 보고 선거 때는 후보들의 주요 공약을 숙지해야 하는 어려움, ‘이대남(20대 남성)’,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의 축약어는 풀어 설명해야 해 미리 공부해여 하는 애로사항이 있다”고 그는 덧붙여 말했다.

"선거방송 수어통역사 2인 이상 배치하라" 권고 불구 이행 제대로 안 돼 

KBS전주방송총국 '패트롤전북jj' 2월 10일 방송(유튜브 캡처)
KBS전주방송총국 '패트롤전북jj' 2월 10일 방송(유튜브 캡처)

박 대표는 또한 “지난달 21일 법정 1차 TV토론에서 수어통역을 한 수어통역사가 이날 언론과 인터뷰에서 고충을 털어놓았는데, 이 통역사는 ‘토론회에서 발언이 맞물리면 수어통역사는 더 잘 들리는 소리를 통역할 수밖에 없다’며 ‘정보를 온전히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장시간 통역할 때는 성인용 기저귀도 입어본 적 있고, 1시간 이상 통역이 있는 날은 물을 거의 안 마신다”고 말했는다는 내용도 전하면서 “선거방송·수어통역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는 2018년 5월 ‘선거방송 화면 송출 시 2인 이상 수어통역사를 배치하라’고 권고한 바 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방송사들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시청자 권리의 형평성만을 강조하면 청각장애인들의 권리는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손 처장은 “지난 20대 총선 당시 전북민언련에서는 수어통역이 편집된 전라북도 특별대책 기자회견 영상편집 문제를 제기했고 이 후 개선되는 일도 있었다”면서 “당시 KBS전주총국과 JTV, 전라북도에서는 앞으로 장애인 시청권 밎 정보전달 향상을 위해 촬영과 편집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 처장은 “방송사는 보도와 편성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 방송을 실시하고, 일부 특보에서는 수화통역도 실시하고 있다”며 “방송사들이 자체적으로 수화통역을 실시하지만 수어 통역 지원이 원활하지 않아 청각장애인들이 정확한 정보파악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목소리가 있어 좀 더 세심한 보도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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