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2022년 3월 2일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철회하라.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이제 좀 괜찮아지려는 울산 조선업의 희망을 짓밟고 있다”

“국민의힘 울산시당의 논평은 흑색선전이다. 울산의 것을 빼앗고 죽이려 든다는 망국적인 지역감정 선동을 중단하라” 

'1년 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조의 재가동'을 전제한 협약식을 지난 24일 군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후 국민의힘 울산시당과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간 설전이 예사롭지 않다. 

특히 대선 정국에서 양 지역 간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어 당 차원의 적극적인 자제와 중재 노력이 요구된다.

국민의힘 울산시당 “일감 뺏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철회하라”

울산매일 3월 1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울산매일 3월 1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국민의힘 울산시당 동구지역 광역·기초의원들은 지난달 28일 동구청 3층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동구 일감 뺏어가는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하면서 갈등의 불씨를 던졌다.

이날 시·구의원들은 “지난달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군산을 방문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 문제를 언급했다”며 “대선을 앞둔 엄중한 상황에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대통령이 직접 나선 것은 호남 지지율이 부진한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서”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한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울산 조선업의 희망을 짓밟고 재도약의 기회를 뺏고 있다”며 “울산의 일감을 군산에 나눠주겠다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울산시민들의 심판을 단단히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제일일보 3월 1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울산제일일보 3월 1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더 나아가 “울산을 버리겠다면서 ‘표를 달라’는 것은 양심도, 염치도 없는 일”이라며 “울산 조선업이 완전 회복돼야 군산도 기능을 되찾을 수 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밖에 이들은 “주민들은 조선업 장기간 침체 여파와 코로나19로 인한 고통과 어려움을 견디면서도 조선업 부활의 희망을 놓지 않았다”며 "이러한 간절함과 바람이 지난해부터 수주회복으로 나타나 일감이 쌓이고,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떠났던 근로자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울산을 버리겠다면서 ‘표를 달라’는 것은 염치없는 것이다”며 “울산의 것을 빼앗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전북도당 "울산 것 빼앗고 죽이려 한다는 주장은 망국적 지역감정“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2월 28일 논평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2월 28일 논평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은 같은 날 논평을 내고 “국민의힘은 망국적 지역감정 선동이자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당장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날 전북도당은 “군산조선소의 이번 재가동은 전체 공정의 일부인 선박 블록만 제작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울산시당이 호남 선물 보따리를 위해 울산을 희생양으로 삼고 울산의 것을 빼앗아 표 구걸을 한다는 논평은 흑색선전”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울산의 것을 빼앗고 죽이려 든다는 주장은 망국적인 지역 감정 선동"이라며 중단을 촉구했다. 전북도당은 이어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은 시종일관 성별을 가르고 세대를 나누어 갈라치는 분열과 갈등의 정치, 혐오를 부추겨 폭력을 조장하는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며 "조선업 회복과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정치에 주력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재가동 협약식 나흘 만에 감정 자극·대립 양상...“실망”

이처럼  5년 여만에 재가동을 위한 협약식을 겨우 했을 뿐인데 양 지역 정치권이 벌써부터 뜨거운 신경전을 펼치며 대립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군산시민들은 크게 실망하는 분위기다. 

시민들 사이에는 ”5년 내내 조선소 재가동을 학수고대해 왔는데 대통령과 전북도지사 임기가 다 끝나서야 반쪽짜리 블록 생산을, 그것도 내년부터 한다고 약속하는 바람에 실망이 크다“며 ”지역 정치권과 전북도가 그동안 제대로 대처를 못 해온 탓“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 도크를 갖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매년 10여척 안팎의 선박을 건조해 연평균 8,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으나 지난 2017년 가동을 갑자기 중단하면서 5,000여명이 일자리를 잃고 86곳이었던 협력업체가 지금은 15곳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지역 경제에 미친 타격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24일 군산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 열린 군산조선소 재가동 협약식에서 협약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병천 현대중공업 노조지부장, 강임준 군산시장,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문 대통령,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송하진 전북도지사,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사진=청와대 제공)
24일 군산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 열린 군산조선소 재가동 협약식에서 협약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병천 현대중공업 노조지부장, 강임준 군산시장,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문 대통령,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송하진 전북도지사,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사진=청와대 제공)

더구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준비 과정을 거쳐 내년 1월 연간 10만 톤 규모의 블록을 생산해 울산조선소에 납품하는 '반쪽짜리 재가동'이란 점에서 과연 정상적으로 가동이 이뤄질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우여곡절 끝에 내년 1월 재가동이 확정된 가운데 양 정당 간의 신경전이 지역 감정의 뇌관을 건드리지나 않을까 염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공식 선거일 이후 전북을 3차례 방문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약속한 발언에 다시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윤 후보는 “제가 정부를 맡게 되면 조선소를 다시 재가동할 수 있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윤 후보의 발언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반응이 나온다. 

험악한 상황 속 송하진 도지사 ”고맙다, 열심히 준비하겠다“ TV출연 홍보 

전주MBC 2월 28일 보도(화면 캡처)
전주MBC 2월 28일 보도(화면 캡처)

한편 이 같은 분위기 속에도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28일 전주MBC '뉴스데스크'에 대담자로 출연, 군산조선소 재가동 의미와 전망 등을 직접 밝히면서 자랑해 시선을 끌었다. 

이날 송 지사는 ”지난주 군산조선소 재가동 협약식 있었는데, 가동이 중단되고 4년 7개월 만인데 감회가 참 새로웠을 것 같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기나긴 코로나19 상황에서 희망의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돼서 정말 기쁘다“며 ”우리 도민 여러분, 특히 군산시민 여러분, 근로자 여러분,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언급한 뒤 “전라북도와 군산시가 울산공장까지 운반하는 선박 블록의 물류비를 3년간 지원한 뒤에 어떻게 되는것이냐는 의문 부호에 대해서는 어떤 대책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대중공업과 협의를 진행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고, 가장 강력하게 요청했던 사항이 '지속가능성 확보'”라고 답했다. 

이어 송 지사는 “그런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블록 생산을 시작으로 점진적 물량확대를 통한 완전하고 지속적인 공장 가동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덧붙여 강조했다. 

"섣부른 계획, 지나치게 부풀린 과잉 홍보" 비판  

전주MBC 2월 28일 보도(화면 캡처)
전주MBC 2월 28일 보도(화면 캡처)

그러면서 송 지사는 “재가동이라는 대승적 결단을 내려주신 현대중공업 관계자 여러분과 정부, 그리고 지역 국회의원 등 정치권과 언론인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울산지역에선 이와 관련해 전혀 상반된 지역 민심을 전하는 뉴스들이 줄을 이어 어리둥절하게 했다. 

전북도와 군산시의 청사진이 현실화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지적과 함께 대선을 앞두고 섣부른 계획을 지나치게 부풀린 ‘과잉 홍보’란 비판이 흘러나오는 이유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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