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비평
마침내... 군산조선소 재가동한다 -1면
신영대 의원 “군산조선소 재가동” 약속 지켰다 -2면
군산조선소 재가동 ‘희망고문’ 끝나나 –11면 사설
지난해 12월 3일과 6일 사이에 전북일보가 내보낸 기사와 사설 제목들이다. 신문은 1면과 2면 기사 외에 사설에서도 ‘마침내 군산조선소가 재가동한다’는 제목과 함께 기사에서 “전북도민의 숙원이었던 군산조선소 재가동이 마침내 현실화됐다”고 보도해 독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군산조선소 재가동 조만간 현실화 될 것이라더니...
이처럼 지난해 연말 군산조선소 재가동이 조만간 현실화 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을 보도했지만 연초부터 암울한 전망으로 바뀌고 있다.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 조선 지주사)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 결합 심사가 유럽연합집행위원회의 반대로 무산된 데 이어 최근 열린 현대중공업 노사 단체교섭에서도 여전히 가시적인 계획이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북일보의 해당 기사들에 다시 시선을 돌리게 한다. 당시 전북일보의 조급한 보도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기도 전에 특정 정치인의 업적으로 띄우기 보도한 것은 성급했다”는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전북민언련)의 지적이 곧바로 이어졌다.

전북민언련은 지난 12월 3일 전북일보 보도 논평을 통해 “송하진 도지사와 신영대 의원, 실무자들 모두 확실한 재가동이 이뤄질 때까지 모든 활동은 비밀로 부쳤다”면서 “이러한 노력이 현대중공업과의 끈끈한 신뢰 관계를 만드는 밑거름이 됐다”고 보도한 내용을 지적했다.
또한 “송 지사와 신 의원은 자신들에게 오는 비판에도 억울함을 이야기하기보단 현대중공업에 필요한 사안들을 파악해 이를 군산조선소와 연계시키는 데 주력했다”며 “신 의원은 총선 1호 공약이었던 군산조선소 재가동 약속을 지켰다”는 보도 내용을 예로 들면서 "특정 인물을 강조한 보도"라고 비판했다.
“군산조선소 재가동 어려움”...독자들 ‘혼선’
그런데 올 1월 18일 ’전북도 ‘군산조선소 재가동’ 총력 대응을‘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전북일보는 “가동을 멈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새해에도 좀처럼 지역사회에 희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 조선업계의 새판 짜기가 어려워졌고, 무엇보다 장기 휴업중인 군산조선소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부정적인 논조를 내보냈다.
사설은 또 “군산조선소 정상화 여부를 판가름할 잣대 중 하나로 꼽혀온 인수합병이 무산되면서 군산조선소 재가동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전함으로써 불과 한 달여 만에 태도가 바뀌었다. 독자들에게 혼선을 주고 만 꼴이 됐다. 더욱이 전주MBC가 19일 관련 기사에서 이 같은 부정적 기류에 쐐기를 박았다.
“군산조선소 아직 계획 없다”...왜?

방송은 ’현대중 노사 교섭 군산조선소 아직 계획 없다‘란 기사에서 “현대중공업 노사는 18일 울산 본사에서 단체교섭을 갖고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 문제가 거론됐고, 특히 군산조선소 재가동 문제도 언급됐다”고 밝히면서 “하지만 기대와 다르게 현대중공업 사측은 노조 측의 질문에 군산조선소 재가동 계획은 현재까지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날 방송은 기사에서 “하지만 과거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때도 공식 발표까지 사측에서 확인해주지 않았던 만큼 속단하기 어렵다는 게 노조 측의 입장”이라며 “현재까지 조선 물량 배정과 인력 투입 계획은 올 상반기까지만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을 뿐 군산조선소 재가동 계획이 올 하반기에는 현실화 될 수 있을지 안타까운 기대만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3일 “전북도민의 숙원이었던 군산조선소 재가동이 마침내 현실화됐다”던 전북일보의 '팩트'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