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여행기] ‘콜로세움’에서 ‘융프라우’, ‘에펠탑’ 거쳐 ‘타워 브리지’까지 8박 10일(9)

[전편 기사들]

(8) 에펠탑에서 바라본 '파리 시내 전경' , 세느강에서 바라본 '에펠탑 야경'...어느 게 더 멋있을까?

(7) 전 세계 유물·보물·조각·회화 등 40만 점 전시 '파리 루브르 박물관'...눈이 '휘둥', 어떻게·누가 다 가져다 놨을까?

(6) '만년설' 뒤덮인 알프스산 처녀봉 '융프라우', 저렇게 아름다울 수가...광활한 '알레치 빙하' 앞에서 '탄성' 대신 '숙연'

(5) 이탈리아 경제의 중심 도시 '밀라노'...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쇼핑 거리', 유럽 오페라 중심 '스칼라 극장' 등 볼거리 '풍부'

(4)'물의 도시' 베네치아...'비발디', '탄식의 다리', '나폴레옹 서재', '세계 최초 카페' 등 가는 곳마다 '세기의 보물' 가득

(3)르네상스 꽃피운 도시 '피렌체'...세계에서 가장 큰 석재 돔의 '두오모 성당', 가죽 산업의 '본고장'

(2)'토스카나 와이너리'에서 향기로운 와인 체험...웅장하고 화려한 '르네상스 양식 예배당'에서 신비로운 영감

(1)콜로세움의 용맹한 '검투사들', 화려한 신전의 '여신들' 절로 떠올리는 로마...어딜 가나 고대 모습 간직, 과거로 돌아온 느낌  


런던 열차역 내부 모습.
런던 열차역 내부 모습.
런던역 앞 시내 모습.
런던역 앞 시내 모습.

8박 10일의 이번 서부 유럽 여행의 최종 목적지인 영국 런던(London)이다. 2,000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의 수도 런던은 800만 이상의 인구가 거주하는, 과거와 현재가 잘 공존하고 있는 도시로 유명하다. 영국의 무역, 경제, 정부의 중심지다. 유럽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 관광지로 많은 이들이 유럽 여행을 시작하는 관문으로 런던을 선택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영국은 2020년 1월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단행하며 유럽연합(EU)과 47년간의 동거에 마침표를 찍었다. 11개월의 전환(준비) 기간을 거쳐 2021년 1월부터 완전히 결별했다. 이로 인해 유럽에서 영국은 관광객들의 입국 절차가 까다로웠다. 화폐도 유로화 대신 파운드 또는 달러로 사용해야 하는 등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다른 점들이 많았다.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향하는 열차는 타기 전에 입국 수속이 매우 까다로워 1시간 이상을 대기하며 줄을 서서 기다리며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완전히 탈퇴해 홀로 서기를 하는구나 하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런던 시내 중심을 흐르는 템즈강 주변 건축물들과(사진 위) 런던의 상징인 '타워 브리지' 전경.(사진 아래)  
런던 시내 중심을 흐르는 템즈강 주변 건축물들과(사진 위) 런던의 상징인 '타워 브리지' 전경.(사진 아래)  

런던은 산업혁명이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이뤄진 곳으로 이미 13세기부터 대기가 안 좋기로 유명해 '스모그'라는 재해가 처음 등장했고, 템스강도 하수처리 시설이 미비해 오염이 매우 심각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런던 시민들은 '런던 스모그'라고 불리는 석탄 매연 피해를 100년 이상 겪어야 했는데 이 때문에 런던은 19세기부터 '빅 스모크(Big Smoke)'라는 별칭이 붙여졌다. 빅 스모크라는 별칭은 런던을 포함해 영국의 여러 도시 즉 맨체스터, 글래스고, 에든버러, 벨파스트 등 다른 도시에도 붙여진 별명이지만 그 중 대표적인 도시가 런던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엄청난 노력으로 지금은 환경 정화가 잘 되고 주민들이 환경 문제과 정책에 적극 참여한 덕분에 템스강에 물고기가 다시 살 정도로 나아졌다는 게 현지 가이드의 설명이다. 또 현지 가이드는 “영국은 ULEZ(Ultra Low Emission Zone), 혼잡세 등 여러 환경정책으로 2000년대 이후에는 대기 오염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며 "이제는 비가 내려도 비를 맞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라고 한다.

런던의 대표적 관광지이자 산업혁명의 출발점인 템즈강의 '타워 브리지'와 관광객들.(사진 위, 아래)
런던의 대표적 관광지이자 산업혁명의 출발점인 템즈강의 '타워 브리지'와 관광객들.(사진 위, 아래)

런던 행정 구역의 기틀이 완성된 것은 1965년으로 이 때 '그레이터 런던(Greater London)'이란 말이 쓰여졌으며 그레이터 런던은 '시티 오브 웨스트민스터(City of Westminster)'를 포함한 32개의 일반 자치구(borough)와 특별 자치구역인 '시티 오브 런던(City of London)'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 일행은 여장을 풀고 가장 먼저 '템즈강(Thames River)'을 찾았다. '글로스터셔'의 '코츠월즈'에서 발원하여 영국 남부 6개 주를 지나 '틸베리'에서 북해로 흘러드는 총 길이 338㎞, 유역 면적 9,873㎢의 강이다.

이곳에는 영국 산업혁명의 표상이자 런던의 상징인 ‘타워 브리지(Tower Bridge)’가 가장 대표적인 관광 명소다. 템즈강 하류에 위치한 '타워 브리지'는 건축가 ‘호레이스 존스 경(Sir Horace Jones)’과 토목공학자인 ‘존 울프 배리 경(Sir John Wolfe Barry)’의 주도로 1894년에 완공됐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타워 브리지'는 크고 작은 고딕풍의 첨탑이 있어 마치 도오하 속에 나오는 중세의 성을 연상시킨다. 교각 중앙이 개폐식으로 되어 있어 큰 배가 통과할 때에는 다리가 열리기도 하며 내부에는 타워 브리지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전시관과 빅토리아 시대부터 있었던 증기 엔진실 등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이어 우리 일행이 찾은 곳은 영국의 랜드 마크인 '빅벤(Big Ben)'이었다. 1859년 완성된 거대한 시계탑으로 유명하다. 빅벤은 런던의 명소로 국회의사당을 구성하는 건물 중 하나로 많은 런던 시민과 외국 관광객들이 멋진 건물과 광장을 찾는다고 한다. 빅벤의 높이는 97m로 시계 숫자의 크기는 60cm, 분침의 길이는 4m로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하고 있었다. 또한 시간마다 울리는 종 중에서 가장 큰 것의 무게의 13톤에 달하고 4면의 시계 지름이 7m가 넘는다고 한다.

 

영국의 랜드 마크인 빅벤(Big Ben)과 국회의사당의 시계탑을 구경하는 사람들.(사진 위, 아래)
영국의 랜드 마크인 빅벤(Big Ben)과 국회의사당의 시계탑을 구경하는 사람들.(사진 위, 아래)

다음으로 빼놓을 수 없는 런던의 관광지는 바로 버킹엄 궁전(Buckingham Palace)이다. 영국의 런던 '웨스트민스터'에 있는 영국 왕실의 관저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지냈었다고 한다.

이 궁전의 규모는 넓이가 2만m²인 호수를 포함한 17만 4,000m²의 대정원과 다수의 미술품을 소장한 미술관, 도서관 등이 있다고 한다. 본래 버킹엄 공작의 거처로 이름 또한 원 소유주 버킹엄 공작가에서 따온 것으로 1703년 버킹엄 공작인 '존 셰필드'가 뽕나무 밭을 구입하여 버킹엄 하우스를 지으면서 시작된 이후 1761년 국왕인 조지 3세에게 매각되었고 1774년 조지 3세의 왕비 '샬럿'이 거주하면서 'Queen's House'라고 불리기도 했다고 한다.

 버킹엄 궁전(Buckingham Palace) 정면과(사진 위) 측면 모습.(사진 아래)
 버킹엄 궁전(Buckingham Palace) 정면과(사진 위) 측면 모습.(사진 아래)

이후 1825년에 조지 4세의 명으로 당시 건축가 존 내시가 1836년 신고전주의 양식을 따르는 궁전으로 2배 크기로 개축했지만, 왕실의 거주지는 여전히 세인트 제임스 궁전이었다.

그러다가 1837년 빅토리아 여왕이 즉위하면서 빅토리아 여왕을 포함한 역대 국왕들의 거주지가 된 곳으로 평소에는 물론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하지만 국왕을 비롯한 왕실이 휴가를 떠나는 기간 동안에는 일반인들의 관람을 허용한다고 한다.

근위병 교대식이 버킹엄 궁전 앞에서 이뤄지고 있는 모습.(사진 위, 아래)
근위병 교대식이 버킹엄 궁전 앞에서 이뤄지고 있는 모습.(사진 위, 아래)

그 외에도 국빈을 맞이하는 공식적인 장소로 영국의 명물이자 중요한 관광 이벤트인 근위병 교대식이 버킹엄 궁전 앞에서 개최되고 있다. 우리 일행이 도착했을 때 마침 궁전 앞에서 교대식이 막 끝나가고 있을 무렵이어서 걸어가는 근위병들과 말에 탄 근위병들을 볼 수 있었다.

'웨스트민스터 사원(Westminster Abbey)'의 고딕 양식 건축물과(사진 위) 입구 전경.(사진 아래)
'웨스트민스터 사원(Westminster Abbey)'의 고딕 양식 건축물과(사진 위) 입구 전경.(사진 아래)

특히 '웨스트민스터 사원(Westminster Abbey)'은 아름다운 건축물과 멋진 정원이 인상적이었다. 약 250여 년의 긴 시간 동안 만들어진 이 사원은 고딕 양식의 건물로 1066년부터 모두 42명의 영국 왕과 여왕들의 웅장하고 화려한 대관식을 비롯해 장례식도 이곳에서 치러진다고 한다.

역대 영국의 왕과 여왕, 정치가, 작가, 음악가, 기사, 배우, 왕족 등 3,000여명이 넘는 이들이 이곳에 잠들어 있다고 한다.

영국의 전통 음식인 ‘포피스 피시 앤 칩스(Poppies Fish & Chips)’와 후식.(사진 위, 아래)
영국의 전통 음식인 ‘포피스 피시 앤 칩스(Poppies Fish & Chips)’와 후식.(사진 위, 아래)

점심으로 우리 일행은 영국의 전통 음식인 ‘포피스 피시 앤 칩스(Poppies Fish & Chips)’를 먹었는데 맛이 특이했다. 식당에서는 우리가 많이 들었던 고전 음악(팝송)이 흘러 나왔고 잘 익힌 부드러운 물고기에 독특한 향이 나는 소스를 바른 스테이크에 감자 등의 튀김 요리가 우리 입맛에 잘 맞았다.

영국 박물관 입구 전경.(사진 위, 아래)
영국 박물관 입구 전경.(사진 위, 아래)

이어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세계 3대 박물관이자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영국 박물관(대영박물관, The British Museum)이었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이 전 세계의 귀중한 미술품과 유물 등 값진 예술작품들이 두드러지게 많은 곳이라면 이곳 영국 박물관은 전 세계적으로 희귀한 고고학 및 민속학 수집품들이 산더미처럼 가득 찬 곳이었다.

대표적으로 이집트, 메소포타미아와 로마 등에서 시작된 고대 문명에 대한 전시품들이 유명하며 그 중에서도 '미라'와 '로제타석'은 언제나 관람객들로 붐비는 섹션이다.

 영국 박물관 내부에는 이집트, 메소포타미아와 로마 등에서 시작된 고대 문명에 대한 전시품들이 다양하게 전시돼 있다.(사진 위, 중간, 아래)
 영국 박물관 내부에는 이집트, 메소포타미아와 로마 등에서 시작된 고대 문명에 대한 전시품들이 다양하게 전시돼 있다.(사진 위, 중간, 아래)

또한 내부에는 한국관이 2000년 11월에 신설되었는데 구석기 유물부터 조선 후기 미술품까지 두루 전시하고 있다. 조선시대의 귀중한 자료들도 이곳에 전시돼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영국 박물관에는 한국과 중국 등 동양 국가들의 오랜 유물과 서적 등이 전시돼 있다.(사진 위, 중간, 아래) 
영국 박물관에는 한국과 중국 등 동양 국가들의 오랜 유물과 서적 등이 전시돼 있다.(사진 위, 중간, 아래) 

전리품이라고 가이드는 설명하는데 영국이 그동안 전 세계에서 전쟁을 일으키거나 참전한 국가 등에서 받아 온 유물이나 서적 등 '로제타 스톤'이나 '람세스 2세 석상'과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 부조물을 비롯해 이집트의 '미라' 등 그리스 양식의 건물 내에 전시된 엄청난 양의 수집품들을 관람하다 보면 마치 타임캡슐을 타고 과거 시대로의 여행을 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영국 박물관에는 고대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Parthenon)'의 부조물이 전시돼 있다.
영국 박물관에는 고대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Parthenon)'의 부조물이 전시돼 있다.
영국 박물관에 전시된 고대 이집트 '미라' 모습들.
영국 박물관에 전시된 고대 이집트 '미라' 모습들.
영국 박물관에 전시된 고대 이집트의 '타하르코 스핑크스(Sphinx of Taharqo)' 조각품.
영국 박물관에 전시된 고대 이집트의 '타하르코 스핑크스(Sphinx of Taharqo)' 조각품.

아쉽지만 영국 런던의 관광을 끝으로 이번 서부 유럽 여행을 모두 마치고 런던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귀국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8박 10일의 아쉬운 유럽 여행이었지만 평생 처음 보는 유서 깊은 명소들이 준 감동과 지혜, 환경과 전통의 중요성 등이 오래오래 기억 속에 남을 것 같다. 

/김미선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전북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