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여행기] ‘콜로세움’에서 ‘융프라우’, ‘에펠탑’ 거쳐 ‘타워 브리지’까지 8박 10일(7)

[전편 기사들] 

(6) '만년설' 뒤덮인 알프스산 처녀봉 '융프라우', 저렇게 아름다울 수가...광활한 '알레치 빙하' 앞에서 '탄성' 대신 '숙연'

(5) 이탈라이라 경제의 중심 도시 '밀라노'...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쇼핑 거리', 유럽 오페라 중심 '스칼라 극장' 등 볼거리 '풍부'

(4)'물의 도시' 베네치아...'비발디', '탄식의 다리', '나폴레옹 서재', '세계 최초 카페' 등 가는 곳마다 '세기의 보물' 가득

(3)르네상스 꽃피운 도시 '피렌체'...세계에서 가장 큰 석재 돔의 '두오모 성당', 가죽 산업의 '본고장'

(2)'토스카나 와이너리'에서 향기로운 와인 체험...웅장하고 화려한 '르네상스 양식 예배당'에서 신비로운 영감

(1)콜로세움의 용맹한 '검투사들', 화려한 신전의 '여신들' 절로 떠올리는 로마...어딜 가나 고대 모습 간직, 과거로 돌아온 느낌  


서유럽 여행 7일째 목적지는 ‘꿈과 낭만의 도시’라고 부르는 프랑스 파리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3시간 넘게 열차를 달려 도착한 파리는 말 그대로 낭만의 도시답게 높은 빌딩은 보이지 않은 대신 아름다운, 주로 낮은 건축물들이 거리와 조화를 잘 이루고 있었다.

우리 일행이 제네바에서 탑승한 열차는 프랑스의 초고속 열차인 그 유명한 TGV(Train a Grande Vitesse)였다. 꼬박 한나절 가량 국경을 넘어 달려 도착한 프랑스는 스위스와 달리 북적거리는 분위기 속에서도 왠지 질서와 조화, 낭만의 느낌을 곳곳에서 읽을 수 있었다.  

프랑스 초고속 열차인 TGV(Train a Grande Vitesse)를 타기 위해 서 있는 사람들(사진 위)과 파리역 내부 철로 모습.(사진 아래)
프랑스 초고속 열차인 TGV(Train a Grande Vitesse)를 타기 위해 서 있는 사람들(사진 위)과 파리역 내부 철로 모습.(사진 아래)

일명 ‘테제베’라고도 부르는 이 열차는 1981년 일본 신칸센(新幹線)의 속도를 상회하는 시속 260㎞(현재는 270㎞)로 운행이 가능하도록 개발, 세계의 주목을 받은 1세대 테제베와 1989년 시속 300㎞로 운행을 시작한 2세대 테제베 외에 1993년에 운행을 개시한 3세대 등 여러 모델이 있다고 한다. 

한국은 1994년 6월에 프랑스의 TGV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2004년 운행하기 시작한 한국고속철도(KTX)에 기술과 차량을 일부 변경 도입했으며 이와 함께 기술이전을 받아 KTX차량을 제작한 것으로 이미 잘 알려졌다.

프랑스 파리역 인근 광장.
프랑스 파리역 인근 광장.
파리역 광장 인근에 맛집으로 소문난 달팽이 요리 전문식당 내부 모습.
파리역 광장 인근에 맛집으로 소문난 달팽이 요리 전문식당 내부 모습.

파리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긴 시간 열차로 이동한 때문에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우선 파리역 부근의 맛집으로 유명하다는 식당을 찾았다. 달팽이 요리가 유명한 현지 식당인 ‘에스까르고(Escargot)’에는 입구부터 길게 줄을 선 사람들로 북적였다. 유명한 식당이 맞는 모양이었다. 달팽이 요리는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이곳에선 많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즐겨 먹는 음식이라고 한다.

프랑스 전통 음식인 달팽이 요리.  
프랑스 전통 음식인 달팽이 요리.  

야채와 스테이크 등이 곁들여져 독특한 맛을 지닌 달팽이 요리는 단백함과 부드러운 식감으로 미각을 자극시켰다. 프랑스식 버터 향의 소스와 고소하고 향긋한 맛이 담긴 프랑스식 정통요리를 맛본 후 우리 일행은 8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루브르 궁전과 박물관을 관람했다.

파리의 중심가에 있는 루브르 궁전과 박물관 전경.
파리의 중심가에 위치한 루브르 궁전(박물관) 외관 전경.
루브르 박물관 입구 돔형 지붕과 기마 조각품.
루브르 박물관 입구 돔형 지붕과 기마 조각품.

원래는 궁전으로 중세부터 프랑스 역사상 중요한 사건의 한 부분을 차지했으나 지금은 궁전보다 미술(박물)관으로서 널리 알려져 있는 곳이다. 8개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 컬렉션 collection)은 고대 문명에서부터 19세기 전반까지 다양하고 잘 알려진 대표적인 작품들이 전시돼 있었다. 다빈치의 ‘모나리자’, 밀로의 ‘비너스’, 사모트라케의 ‘니케’ 등 유명한 작품들이 즐비했다.

외관부터 웅장하고 화려한 건축물에 탄성을 자아내게 한 루브르 박물관 역사는 17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파리 생활에 싫증을 느낀 루이 14세가 베르사유에 화려한 궁전을 지어 거처를 옮긴 뒤 초기에는 왕실에서 수집한 각종 미술품을 보관·전시하는 소극적 의미의 미술 전시관이었으나 나폴레옹이 집권한 이후 수없이 많은 원정 전쟁을 통해 예술품을 매입, 선물, 약탈하면서 대규모 박물관으로 변모했다고 한다.

루브르 박물관 실내 천정 모습.(사진 위, 아래)
루브르 박물관 실내 천정 모습.(사진 위, 아래)

이 때문에 전 세계의 값비싼 보석과 보물, 유물, 전통품 등을 모두 쌓아둔 보물창고란 말이 나올 정도라고 한다. 아닌 게 아니라 루브르 박물관의 전시 작품들은 인류 4대 문명의 시원을 나타내는 고고학 유물과 그리스도교 전례 이후의 서양 문명, 중세 예술, 르네상스 예술, 근대 미술 및 극동 지역 미술품으로 나뉘어 전시될 정도로 방대한 분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루브르 박물관 실내에 전시된 전 세계 유명 조각품들.(사진 위, 중간, 위래)
루브르 박물관 실내에 전시된 전 세계 유명 조각품들.(사진 위, 중간, 위래)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로 원래는 바이킹의 침입으로부터 파리를 방어하기 위해 세운 요새였다고 한다. 그 후 16세기 때 르네상스 양식의 궁전으로 새롭게 개조되었고 이어 카트린 드 메디시스(Catherine de Médicis) 등 많은 왕족들이 4세기에 걸쳐 루브르 궁전을 확장하고 개조했지만 루이 15세(Louis XV)가 베르사유로 궁전을 옮기고 나서 루브르는 주인 없는 궁전으로 방치되다가 나폴레옹 1세가 다시 루브르 궁전에 관심을 갖고 미술관으로서의 기초를 다지게 되었고, 나폴레옹 3세가 1852년에 북쪽 갤러리를 완성하면서 오늘날 루브르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가이드는 설명했다.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밀로의 '비너스' 조각 작품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밀로의 '비너스' 조각 작품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모나리자' 그림의 진품을 구경하는 사람들.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모나리자' 그림의 진품을 구경하는 사람들.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그림 작품.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그림 작품.

1981년에는 미테랑 대통령의 그랑 루브르(Grand Louvre) 계획으로 전시관이 확장되고 1989년 박물관 앞에 건축가 I.M. 페이(Ieoh Ming Pei)의 설계로 유리 피라미드를 세우면서 대변신을 하게 됐는데 현재 루브르 박물관의 225개 전시실에는 그리스, 이집트, 유럽의 유물, 왕실 보물, 조각, 회화 등 40만 점의 예술품이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루브르 박물관의 엄청난 전시물들을 관람하고 우리 일행은 인근 샹젤리제 거리와 프랑스 영광의 상징인 개선문을 직접 걸으며 나폴레옹 시대의 과거와 현대를 동시에 체험했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샹젤리제 거리로 나가는 출구(사진 위)와 파리 개선문 광장 모습.(사진 아래)
루브르 박물관에서 샹젤리제 거리 쪽으로 나가는 출구(사진 위)와 개선문 광장 모습.(사진 아래)

샹젤리제 거리(Avenue des Champs-Élysées)는 전 세계 관광객들의 핫 플레이스로 파리 중심의 2km 대로에 에투알 개선문(Arc de Triomph)을 기준으로 뻗어 있는 12개의 방사형 길 중에 정면으로 있는 가장 긴 길이의 거리를 말한다. 

거리 주변에는 유명한 자동차 매장들이 들어서 있고 패션 브랜드 상점, 고급 레스토랑, 카페 등이 많아 눈을 즐겁게 했다. 프랑스인들은 이 거리를 두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라 자부하며, 샹젤리제 거리는 명실상부한 파리 최대의 번화가이다.

샹젤리제 거리에서 개선문 광장에까지 이르는 길을 걷는 관광객들.(사진 위, 아래)
샹젤리제 거리에서 개선문 광장에까지 이르는 길을 걷는 관광객들.(사진 위, 아래)

또한 지름 240m의 원형 광장에 서 있는 높이 50m의 웅장한 파리 개선문은 프랑스 역사와 영광의 상징이며 샹젤리제 거리의 끝 부분에 위치해 있다. 이 문은 1806년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나폴레옹의 명령으로 착공되었으며 1920년 이래로 1차 대전에서 전사한 무영용사의 시신이 중앙 아치의 밑에 묻히게 되었고 매일 저녁 6시 30분에는 이들을 기리기 위한 불꽃이 타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샹젤리제에서 바라본 루브르 박물관 외관 모습(사진 위)과 세느강이 흐르는 파리 광장과 시내 모습.(사진 아래0
샹젤리제에서 바라본 루브르 박물관 외관 모습(사진 위)과 세느강이 흐르는 파리 광장과 시내 모습.(사진 아래0

나폴레옹 1세는 전쟁의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자신이 만들어 놓은 이 개선문을 살아 있을 때는 통과하지 못하고, 죽은 후에 그의 유체가 개선문 아래를 지나 파리로 귀환해 앵발리드 돔 교회 아래에 매장되었다고 한다. 또한 제2차 세계 대전 때는 독일 점령에서 파리를 해방시킨 드골 장군이 이 문을 통해서 행진하기도 했으며 개선문의 벽에는 장군들의 이름이 새겨졌고, 아부키 전쟁, 터키에서의 승리, 오스텔리리츠 전쟁 등 나폴레옹의 전쟁에서 영광스러운 장면들이 여러 개의 조각들로 장식되어 있었다. 

많은 외국 관광객들의 눈을 절로 휘둥거리게 하는 루브르 박물관을 장시간 관람한 뒤 우리 일행은 상젤리제 거리와 개선문을 지나 다음 목적지인 파리의 상징 '에펠탑'을 향했다.   

/김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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