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여행기] ‘콜로세움’에서 ‘융프라우’, ‘에펠탑’ 거쳐 ‘타워 브리지’까지 8박 10일(4)
꿈에 그리던 서유럽 4개국 여행을 8박 10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인천공항을 출발해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해 키안치아노 티르메, 몬테풀치노, 시에나, 피렌체, 베네치아, 밀라노를 거쳐 스위스로 넘어가 제네바와 인터라켄의 융프라우,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과 세느강을 거쳐 영국 템즈강의 타워 브리지, 버킹엄 궁전, 대영 박물관 등을 마주하며 탐구·체험하고 돌아왔다.
어느 곳 하나 역사·문화적 가치가 소중하지 않은 곳이 없었다. 비록 짧은 일정이긴 했지만 이탈리아는 가는 곳, 걷는 곳마다 고대 유적지가 가득하고 잘 보존돼 있어서 마치 1,000년~2,000년 전 과거 유럽의 세계를 감상한 듯한 느낌을 선물로 받았다. 알프스 산맥의 '처녀봉'으로 알려진 융프라우의 웅장하고 환상적인 모습은 이루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고 세느강을 끼고 위용을 자랑하는 에펠탑과 정교하고 웅장한 성당들, 그리고 전 세계의 보물이 가득 보관된 루브르박물관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 손색이 없었다.
또 영국은 세련되고 웅장한 대영 박물관을 중심으로 템즈강변의 화려한 타워 브리지, 왕의 위엄이 예나 지금이나 굳건한 버킹엄 궁전과 그 주변은 고즈넉한 늦가을 단풍이 형형색색 물들어 있어서 더욱 아름답고 인상 깊었다. 많은 사진들 중 대표적인 이미지를 잘 나타내주는 사진만을 선정해 서유럽 4개국 여행기를 8회에 걸쳐 소개하기로 한다. /기자 말
[전편 기사]
르네상스 꽃피운 도시 '피렌체'...세계에서 가장 큰 석재 돔의 '두오모 성당', 가죽 산업의 '본고장'
'토스카나 와이너리'에서 향기로운 와인 체험...웅장하고 화려한 '르네상스 양식 예배당'에서 신비로운 영감
콜로세움의 용맹한 '검투사들', 화려한 신전의 '여신들' 절로 떠올리는 로마...어딜 가나 고대 모습 간직, 과거로 돌아온 느낌


이탈리아에서의 4일차 여행지는 낭만적인 물의 도시로 유명한 '베네치아(Venice)'다. 일명 '베니스'라고도 하는 섬 도시를 향해 피렌체에서 오랜 시간 달려 가니 바다로 이어지는 석호 위에 발달한 도시가 나타났다. 기대했던 대로 역사 깊은 항구도시는 가는 곳마다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신이 아닌 인간에 의해 어떻게 이런 도시를 가능하게 했을까?
9~15세기에 지중해의 상권을 장악하여 무역의 중심지로 발전한 베네치아는 동서양의 문물이 공존하는 합류 지점으로 이탈리아 반도의 동쪽 아드리아해의 끝에 위치해 있었다. 유럽 각국이 탐을 낼 만도 하다.


120개 정도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섬 도시는 150개의 운하로 연결되어 더욱 신비로웠다. 특히 유럽에서 가장 큰 '산 마르코 광장(Plazza de San Marco)'은 웅장했다. '산 마르코(San Marco)'는 마가복음의 '성 마가(St. Mark)'를 이탈리아식으로 부르는 것으로 이 광장의 역사는 '두칼레 궁전'과 '산 마르코 성당'이 세워진 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12세기 운하를 메우면서 확장됐고, 16세기에는 로마인 건축가에 의해 르네상스 문화가 융합하여 도서관, 종탑, 기둥 등 여러 공용건축물들이 들어섰다. ‘깜빠닐레’라고 부른 큰 종탑을 중심으로 '산 마르코 광장'이 완성되었으며 19세기에는 나폴레옹에 의해 광장의 서쪽에 '나폴레옹 관'이 세워져 현재의 웅장한 모습을 갖추었다고 한다. 나폴레옹이 실제로 근무한 서재가 지금도 잘 보존돼 있었으며 이곳 종탑에선 갈릴레오가 천체 관측을 했다고도 전해진다.

기록에 의하면 1796년 이탈리아 원정을 떠난 나폴레옹은 1797년 베네치아 공화국을 멸망시킨 후 베네치아를 관통하는 거대한 Z자 형태의 대운하를 보고 경탄하여 극찬을 했지만 '캄포포르미오 조약'으로 베네치아를 '합스부르크 제국'에 넘겨주었다. 1805년 제3차 대프랑스 동맹 전쟁에서 패한 오스트리아 제국이 프랑스 제1제국에 빼앗기면서 나폴레옹이 세운 이탈리아 왕국의 영토가 되었지만 1814년에 나폴레옹이 몰락하면서 다시 오스트리아 제국령이 됐다.
오스트리아 제국은 옛 베네치아 공화국 영토와 옛 밀라노 공화국 영토였던 '롬바르디아'를 묶어서 '롬바르디아-베네치아 왕국'으로 만들고 '합스부르크 왕조' 황제가 국왕을 겸하되 왕족을 총독을 보내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지배했다고 한다. 1848년 '클레멘스 폰 메테르니히'의 실각을 계기로 혁명이 일어나 이탈리아인 정치가 '마닌'을 대통령으로 하는 '베네토 공화국'이 세워졌지만 1년 만에 오스트리아 제국군의 공격을 받고 다시 항복하여 또 다시 오스트리아 제국령이 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당시 기록에 의하면 이탈리아의 통일 운동이 벌어지면서 '롬바르디아'는 '사르데냐-피에몬테 왕국'의 영토로 합병되었고, 1861년 이탈리아 왕국이 선언되었지만 베네토 지역과 베네치아는 여전히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았다. 신생 이탈리아 왕국은 1866년 '프로이센-오스트리아 전쟁'이 벌어지자 '프로이센 왕국'과 손잡고 오스트리아를 공격했고, 전쟁의 결과 베네토까지 합병해 이탈리아 반도 통일을 완수했다고 한다. 그후 2015년 1월 1일을 기해 실시된 행정 구역 개편에 따라 베네치아 현에서 베네치아 광역시로 개편됐다.
이처럼 복잡하고 신비로운 섬에서 우리 일행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축물은 바로 17세기에 만들어졌다는 ‘탄식의 다리’였다. 그 이름에 특별한 사연이 있었는데 이 다리는 총독부가 있던 ‘두칼레 궁’과 ‘피리지오니 누오베’라는 감옥을 연결하는 다리로 유명하다. 두칼레 궁에서 재판을 받고 나오던 죄수들이 이 다리를 건너며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다는 의미에서 한숨을 내쉬었다고 하여 ‘탄식의 다리’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어서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한참을 바라보게 하는 다리다.
또 이곳을 더욱 유명하게 한 인물은 바로 작가이자 역사에 길이 남을 바람둥이었던 ‘카사노바’였다고 한다. 카사노바는 이곳에 있는 감옥에 투옥되었다가 탈옥을 시도했다고 전해지고 있을 뿐 그 후 행보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본래 베네치아라는 이름은 이탈리아 동북부에 거주하던 ‘베네티족’의 이름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는 '친절한 사람들'이란 뜻인데 베네티족의 '준마'는 뛰어나기로 유명해서 그리스 본토나 식민도시에서도 말을 구하기 위해 베네티족에게 찾아왔다는 전설이 내려져 오고 있다. 도시 전체에 수로가 뚫려 배를 타고 다닌다 해서 물의 도시로 유명한 이곳은 현재도 베네치아 구도심 내부에는 자동차 도로가 하나도 없는 게 특징을 이룬다.
또 이탈리아의 유명한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인 비발디(Antonio Vivaldi 1678∼1741)도 바로 베네치아 출신이다. 산 마르코 대성당의 바이올리니스트었던 아버지에게서 어릴적 바이올린을 배웠다고 한다. 유명한 비발디가 이곳 태생임을 자랑으로 여기는 주민들은 이 때문에 가는 곳마다 비발디의 음악이 흐르게 하고 그를 기념하는 조각과 공간들을 잘 가꾸며 보존하고 있었다.


베네치아는 이 외에도 1700년대에 지어진 세계 최초의 카페 '플로리안(Florian)'이 큰 자랑거리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며 커피 맛을 즐겼는데 특히 달콤한 핫초코를 많이 시켜 먹었다. 에스프레소커피와 핫초코를 함께 시켜 나누어 먹었는데 최초의 카페란 의식 때문인지 맛이 더욱 독특하고 부드럽게 느껴졌다.
그러나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우리나라 고급 커피숍보다 훨씬 비싼 가격인데도 많은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먹는 걸 보니 무언가 달라도 다른 모양이다. '맛'보다는 ‘최초’라는 말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 마력인 듯하다.



여행을 통해 역사를 탐구하는 우리 일행은 도보로 볼 수 없는 베니스의 대운하를 허가된 수상택시를 이용해 산 마르코 광장을 시작으로 약 4km의 대운하를 달리며 '산 제레미아 성당'과 '리알토 다리', '두칼레 궁전' 등을 해상에서 감상했다. 수많은 운하의 물길이 도로를 대신하는 특이한 도시 구조 덕에 수상도시의 대명사가 된 베네치아는 가는 곳마다 스토리가 풍부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의 4일차 여행을 마치고 이탈리아에서의 마지막이자 5일차 여행지인 밀라로(Milano)를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김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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