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여행기] ‘콜로세움’에서 ‘융프라우’, ‘에펠탑’ 거쳐 ‘타워 브리지’까지 8박 10일(6)

꿈에 그리던 서유럽 4개국 여행을 8박 10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인천공항을 출발해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해 키안치아노 티르메, 몬테풀치노, 시에나, 피렌체, 베네치아, 밀라노를 거쳐 스위스로 넘어가 제네바와 인터라켄의 융프라우,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과 세느강을 거쳐 영국 템즈강의 타워 브리지, 버킹엄 궁전, 대영 박물관 등을 마주하며 탐구·체험하고 돌아왔다.

어느 곳 하나 역사·문화적 가치가 소중하지 않은 곳이 없었다. 비록 짧은 일정이긴 했지만 이탈리아는 가는 곳, 걷는 곳마다 고대 유적지가 가득하고 잘 보존돼 있어서 마치 1,000년~2,000년 전 과거 유럽의 세계를 감상한 듯한 느낌을 선물로 받았다. 알프스 산맥의 '처녀봉'으로 알려진 융프라우의 웅장하고 환상적인 모습은 이루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고 세느강을 끼고 위용을 자랑하는 에펠탑과 정교하고 웅장한 성당들, 그리고 전 세계의 보물이 가득 보관된 루브르박물관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 손색이 없었다.

또 영국은 세련되고 웅장한 대영 박물관을 중심으로 템즈강변의 화려한 타워 브리지, 왕의 위엄이 예나 지금이나 굳건한 버킹엄 궁전과 그 주변은 고즈넉한 늦가을 단풍이 형형색색 물들어 있어서 더욱 아름답고 인상 깊었다. 많은 사진들 중 대표적인 이미지를 잘 나타내주는 사진만을 선정해 서유럽 4개국 여행기를 8회에 걸쳐 소개하기로 한다. /기자 말

[전편 기사] 

(5) 이탈리아 경제의 중심 도시 '밀라노'...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쇼핑 거리', 유럽 오페라 중심 '스칼라 극장' 등 볼거리 '풍부'

(4)'물의 도시' 베네치아...'비발디', '탄식의 다리', '나폴레옹 서재', '세계 최초 카페' 등 가는 곳마다 '세기의 보물' 가득

(3)르네상스 꽃피운 도시 '피렌체'...세계에서 가장 큰 석재 돔의 '두오모 성당', 가죽 산업의 '본고장'

(2)'토스카나 와이너리'에서 향기로운 와인 체험...웅장하고 화려한 '르네상스 양식 예배당'에서 신비로운 영감

(1)콜로세움의 용맹한 '검투사들', 화려한 신전의 '여신들' 절로 떠올리는 로마...어딜 가나 고대 모습 간직, 과거로 돌아온 느낌 


이탈리아에서 알프스산맥을 지나 스위스로 향하는 길에서 바라본 초원지대의 한 마을 풍경.  
이탈리아에서 알프스산맥을 지나 스위스로 향하는 길에서 바라본 초원지대의 한 마을 풍경.  

이탈리아에서의 5일간 여행을 마치고 우리 일행은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새로운 순례길을 향했다. 다음 목적지는 이탈리아 인접 국가인 스위스다. 알프스산맥을 넘어 유럽의 지붕으로 불리는 '융프라우(Jungfrau)' 등정은 이번 서부유럽 여행의 6일차 여정으로 기대가 크다.

이탈리아 국경을 넘어 도착한 스위스 '인터라켄' , 한산한 도시 거리 모습.(사진 위, 아래)
이탈리아 국경을 넘어 도착한 스위스 '인터라켄' , 한산한 도시 거리 모습.(사진 위, 아래)

거의 한나절을 버스로 달려 도착한 곳은 융프라우 관문인 스위스 '인터라켄(Interlaken)'이었다. 아름다운 호수의 도시 인터라켄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툰(Thun) 호수'와 '브리엔츠(Brienz) 호수'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곳으로 스위스 최고의 관광지이자 알프스의 3봉인 '아이거(Eiger), 묀히(Monch), 융프라우(Jungfrau)'가 나란히 있는 '베르너 오버란트(Berner Oberland)'로 올라가는 관문으로 고도 569m에 위치해 있다. 시인과 예술가 등 문인들, 자연애호가들이 그 아름다움에 반했다던 이 곳에서 알프스의 다양한 모습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이 때를 우리 일행은 애타게 기다려 왔다.

멀리 '융프라우' 정상이 보이는 알프스산 아랫마을.
멀리 '융프라우' 정상이 보이는 알프스산 아랫마을.

다행히 날씨가 매우 좋았다. 우리나라의 늦가을과 맞먹는 날씨였다. 산 아래는 춥지 않았지만 산 정상은 매우 춥다는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두툼하게 옷을 챙겨 입고 등산길에 나섰다. 유럽의 지붕으로 잘 알려진 융프라우로 향하는 길 중간 중간에는 아름다운 호수들이 많았다. 이 호수들 중 어느 곳에서 우리나라 한 방송사의 인기 드라마가 촬영됐다는 가이드의 설명에 일행들은 갑자기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융프라우 전망대로이어지는 케이블카 타는 곳에서 마주한 '융프라우' 일부 모습.
융프라우 전망대로이어지는 케이블카 타는 곳에서 마주한 '융프라우' 일부 모습.

융프라우 정상은 '융프라우요흐(Jungfraujoch)'라고 부르는데 처녀를 뜻하는 '융프라우(Jungfrau)'와 봉우리를 뜻하는 '요흐(Joch)'의 합성어라고 한다.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처녀봉'인 융프라우요흐는 높이 3,454m에 이른다. 만년설로 덮힌 산봉우리가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유네스코 유산으로 등재된 이곳 융프라우는 광활한 '알레치 빙하'를 관람하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들이 연중 내내 방문하고 있으며 융프라우요흐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설경만으로도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답다.

융프라우 전망대에서 바라본 산 아래 모습.(사진 위, 아래)
융프라우 전망대에서 바라본 산 아래 모습.(사진 위, 아래)

우리는 융프라우요흐 산 아래까지 기차를 타고 가서 다시 케이블카(곤돌라)인 ‘아이거 익스프레스’로 갈아타고 전망대까지 올라갈 수 있는 코스를 이용했다. 알프스 3대 북벽 중 가장 유명한 ‘아이거 북벽’의 파노라마를 감상하며 올라가는 내내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다.

'그린델발트 터미널'에서 '아이거 글랫처 역'까지 약 30여분 동안 오른 뒤 도착한 높은 전망대에서 바라본 융프라우요흐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순백의 산'이었다. 융프라우 정상이 매우 가까이 마주 보이는 유일한 이곳 전망대는 알프스산과 알래치 빙하, 만년설까지 감상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융프라우 전망대 지하 만년설을 뚫어 만든 얼음동굴 터널(사진 위)과 터널을 개척했던 사람들의 동상 중 하나.(사진 아래)
융프라우 전망대 지하 만년설을 뚫어 만든 얼음동굴 터널(사진 위)과 터널을 개척했던 사람들의 동상 중 하나.(사진 아래)

융프라우요흐는 웬만해서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주니 모두 감동해서 그랬을까. 시끌벅적하던 많은 사람들의 소리가 일순간 들리지 않고 고요했다. 황홀하고 장엄한 모습에 모두가 숙연한 분위기로 돌아섰다. 

현지 가이드는 날씨가 변화무쌍해 눈이 갑자기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 이상은 올라갈 수 없다고 했다. 그나마 우리가 도착한 날은 날씨가 너무 평온하고 눈이 내리지 않아 전망대 위를 조금 더 걸어 올라갈 수 있었으니 행운을 얻은 셈이다.

'처녀봉'으로 불리는 융프라우 정상 모습.(사진 위, 아래)
'처녀봉'으로 불리는 융프라우 정상 모습.(사진 위, 아래)

3,000m가 넘는 고산지대까지 오르니 어지러움 증세 등을 호소하며 중단하거나 하산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멋진 산에 매료돼 정상 부근이 거의 손에 잡힐 정도까지 등정을 했다. 숨이 차 돌아와 전망대에서 다시 보니 그곳은 정상을 향한 시작점에 불과했다. 하산을 앞두고 전망대에서 먹은 컵라면과 커피는 정말 맛있었다. 

한국산 컵라면이 현지에서 꽤 인기가 높았다. 깊은 알프스산 전망대 인근 상점에서 한국산 컵라면을 팔고 있었지만 비싸다는 정보를 미리 들은 우리는 미리 준비해 간 컵라면에 따뜻한 물만 사서 먹었는데 평소보다 맛이 훨씬 좋았다. 아무런 반찬 없이 단지 컵라면 하나뿐이었는데, 더구나 평소엔 별로 좋아하지 않던 라면이었는데 그날은 어찌 그리 맛이 있던지...

융프라우 전망대에서 바라본 알프스산 정상 모습들.(사진 위, 아래)
융프라우 전망대에서 바라본 알프스산 정상 모습들.(사진 위, 아래)

융프라우에서 내려온 우리 일행은 숙소인 호텔에서 제공해 준 스위스 대표 요리 ‘치즈 퐁뒤’를 저녁 식사로 대신했다. 퐁뒤의 기원은 다양하지만 장기간 보관해 먹기 힘들 정도로 딱딱해진 빵을 조금 더 부드럽게 먹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특히 추운 계절에 먹는 요리로 유명한 퐁뒤는 1699년 ‘치즈와 와인탕’이름으로 등장한 뒤 현재에 이르렀다고 한다. 퐁뒤로 명명된 것은 1875년부터라고 하니 그 역사가 오래됐을 뿐 아니라 스위스를 대표하는 요리로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됐다고 하니 우리나라의 김치 또는 라면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융프라우 정상에서 전망대로 이어지는 등정로에서 바라본 산 아래 모습.(사진 위, 아래)
융프라우 정상에서 전망대로 이어지는 등정로에서 바라본 산 아래 모습.(사진 위, 아래)

스위스에서의 달콤한 시간이 순식간에 흐르고 다시 우리 일행은 7일차 여행지인 프랑스 파리를 향해 달렸다.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프랑스 파리로 가는 중간에 위치한 제네바에서 고속열차(TGV)를 타기 위해서다.

프랑스의 국경 근처에 위치한 스위스 제네바는 레만(Leman)호 남서쪽 가장자리에 있는 론(Rhone) 계곡에 자리 잡고 있으며 '칼뱅주의 종교개혁'의 중심지로 오늘날에는 금융 중심지이며 많은 공공·민간 국제기구들의 본부가 있는 곳이다. 인터라켄에서 무려 3시간 이상 달려 도착했다. 

해가 지고 있는 융프라우의 모습. (사진 위, 아래)
해가 지고 있는 융프라우의 모습. (사진 위, 아래)

/김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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