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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등 검찰 지휘부가 전원 교체된 법무부 인사와 관련 뒷말이 무성하게 나돌면서 그동안 야당과 공방을 벌였던 전주지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 전 사위의 타이이스타젯 항공사 채용 특혜 의혹 관련 수사를 지휘해 온 이창수 전주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전격 발탁·임명된 것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 방탄용 인사’란 지적과 함께 '문 전 대통령 전 사위의 채용 특혜 의혹 사건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는 등 정치 쟁점으로 비화되는 모양새다.
중앙지검장 임명 하루 전 야당과 공방...”먼지털이식 불법 수사“, ”전혀 근거없는 허위 주장“

13일 법무부는 대검 검사급(고검장·검사장) 검사 39명(신규 보임 12명, 전보 27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면서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으로 이창수 전주지검장을 임명해 주목을 끌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이던 2020년 '검찰총장의 입'인 대검찰청 대변인을 맡는 등 검찰 내 '친윤(친윤석열)·특수통 검사'로 분류된 이 지검장은 지난해 9월 전주지검장에 임명된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 전 사위의 타이이스타젯 항공사 채용비리 의혹 사건에 속도를 내왔다.
이 지검장은 성남지청장 시절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을 지휘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제3자 뇌물 혐의로 기소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전주지검장으로 부임하면서 문 전 대통령 전 사위의 항공사 채용 특혜 의혹 관련 수사를 맡아 김우호 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인사비서관, 김종호 전 공직기관비서관,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 등 전 정권의 청와대 인사 라인에 대한 소환조사를 벌이며 수사에 속도를 냈다.
이에 이 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되기 하루 전인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27명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와 관련해 검찰이 피의자도 아닌 참고인 가족에게까지 공포감을 느끼게 하는 불법적 수사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기자회견과 보도자료를 통해 의원들은 “최근 검찰의 행태는 검사인지 조직폭력배인지, 법령에 근거한 수사를 하는 것인지 불법적 채권 추심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지경”이라며 “검찰은 전임 대통령 주변에 대한 먼지털이식 불법 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검찰은 피의자도 아닌 참고인 가족에게까지 공포감을 느끼게 하는 불법적 수사를 하고 있다”면서 “전주지검의 담당 검사는 (문 전 대통령)전 사위의 어머니에게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괴롭힘을 자행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주지검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검찰은 법원으로부터 적법하게 발부받은 영장 등에 기초해 필요한 한도 내에서 신중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검사 등이 손님을 가장해 목욕했다거나 그 앞을 서성이고 있었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는 사실무근의 허위"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민주당 “검찰, 더 세게 틀어쥐고 ‘김건희 방탄’에 나서겠다는 신호탄”

그런 후 하루 만에 전주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되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된 이창수 전주지검장은 ‘성남 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진두지휘했던 검찰 정권 최일선에서 야당 탄압 선봉에 섰던 대표적 친윤 라인”이라며 “검찰을 더 세게 틀어쥐고 ‘김건희 방탄’에 나서겠다는 신호탄”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검찰 인사와 관련 “결론적으로 영부인 수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인사”라며 “‘김건희 특검법’ 입법이 임박해 김 여사를 수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자 검찰 내 기류가 ‘(김 여사) 수사 불가피론’으로 급격히 타오르는 것을 봉쇄하려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법무부가 발표한 대검 검사급 검사(검사장급) 39명에 대한 인사에 따라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및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하던 서울중앙지검 지휘부가 전격 교체된 가운데 이 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야권의 거센 비판의 대상을 받고 있는 데는 그동안 행적들 때문이란 지적이 우세하다.
게다가 문 전 대통령 전 사위의 채용 특혜 의혹 사건 이첩도 유력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관련 수사가 서울중앙지검에서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전 정권을 겨냥한 수사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대신 ‘김건희 여사 방탄용’ 인사란 비판도 제기된다.
이성윤 "윤 대통령 깜짝 놀라서 한 뜬금없는 인사“...'검찰총장 패싱’ 논란

문재인 정부 시절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내고, 지난 4·10 총선에서 전주을에 출마해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당선자는 14일 전주MBC와의 인터뷰에서 "이원석 검찰총장의 임기가 넉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을 교체한 이번 인사는"중앙지검에서 김건희 여사 수사를 밀어붙이려는 기류가 일자, 대통령이 깜짝 놀라서 한 뜬금없는 인사"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 당선자는 "이번 인사는 최근 임명된 김주현 민정수석의 작품 같다"며 "김 수석을 불러들인 이유가 분명해졌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인사를 통해 검찰을 통제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건희 여사를 수사하는 검찰 지휘부가 전원 교체된 법무부 인사와 관련해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날 "인사는 인사이고 수사는 수사"라고 잘라 말했다.
이 총장은 이날 대검찰청 출근길에서 '김건희 여사 수사 방침에 제동이 걸린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어느 검사장이 오더라도 수사팀과 뜻을 모아서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 원칙대로 수사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번에 전격 단행된 검찰 고검장·검사장 인사 후폭풍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특히 검찰총장 의견을 묵살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패싱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총장이 송경호 중앙지검장에게 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 전담수사팀을 꾸려 신속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하고 수사팀에 검사 3명을 파견한 지 2주가 채 되지 않아 법무부가 인사를 전격 발표했기 때문이다.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해 주요 수사를 총괄하는 1, 4차장검사, 이 총장의 대검찰청 참모진까지 대부분 교체된 이번 검찰 인사를 두고 김건희 여사 수사에 드라이브를 걸려던 검찰총장의 계획에 쐐기를 박는 '패싱 인사'란 지적이 법조계 안팎에서 계속 나오고 있어서 인사 후폭풍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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