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내린 폭우로 수해 현장에 투입됐다 급류에 휩쓸려 숨진 해병대 고 채수근 상병이 전북 출신인 데다 아버지가 전북소방본부의 현직 소방관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북에서도 애도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고 채 상병의 아버지는 27년 째 전북소방본부 소속 소방관으로 근무해왔으며, 결혼 생활 10년 차 되던 해에 시험관 시술로 아들(고 채 상병)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원광대 재학 중 해병대 입대...아버지, 전북소방본부 소속 소방관
고 채 상병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채 지난 18일 경북 예천의 수해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을 하던 중 급류에 휩쓸리며 실종됐고 실종 14시간 만인 19일 내성천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북지역에 최근 내린 폭우로 인한 실종자를 수색하다 급류에 휩쓸려 숨진 채 상병은 원광대학교 건축공학과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 채 상병은 원광대 1학년을 마친 후 지난 3월 입대를 위해 휴학을 하고 2개월 뒤인 지난 5월 해병대에 입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병대에 입대한 채 상병은 부대 인근 수해지역 현장에 투입, 실종자 수색 도중 동료 해병들과 대열을 맞춰 움직이는 도중 강바닥이 무너지면서 급류에 휩쓸리며 실종됐다. 이후 실종 14시간 만에서야 발견됐다.
채 상병이 끝내 주검으로 발견되면서 도내에서도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그가 다녔던 원광대 교수들과 학생들은 더욱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 대학 교수와 학생들은 “항상 웃음이 끊이질 않던 학생이었다”며 “그토록 가고 싶어했던 해병대에 입대해 근무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해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더욱이 고 채 상병은 소방관으로 27년 가까이 헌신한 아버지의 외아들로 알려져 안타까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고 채 상병의 아버지는 현재 남원지역 안전센터에서 소방위로 근무 중이다.
강성희 의원 "진상 분명히 밝히고 책임 엄중하게 물어야”
한편 고 채 상병은 구명조끼도 없이 수색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군 당국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 숨진 채 상병과 관련해 국방부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지역 정치권에서도 나왔다.
강성희 진보당 국회의원(전주을)은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색 중 숨진 고 채 상병에게 의지할 수 있는 아무런 안전장비가 없었다”며 “최소한의 대책마저 마련하지 않는 국가가 어떻게 군인에게 의무수행을 요구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또 “진상을 분명히 밝히고 책임은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며 “국방부 장관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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