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2023년 5월 18일
간호계가 윤석열 대통령의 간호법 제정안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반발하며 본격적인 단체행동 돌입을 선언했다. 간호협회를 비롯한 전국 대학의 간호학과 교수와 학생 등은 간호사에 대한 불법적 업무 지시를 거부하고 면혀증 반납 등에 이어 대규모 규탄 대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대한간호협회(간호협회)는 17일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회관에서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에 대해 준법투쟁 등 향후 단체행동 방침을 발표하고 간호법 재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말도 안 되는 허위 사실을 분별하지 않고 거부권을 행사한 대통령도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며 “우선 단체행동의 일환으로 준법투쟁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대리수술, 대리기록, 채혈, 초음파·심전도 검사 등 불법 의료행위 거부...19일 대규모 규탄 집회”

간호협회는 우선 “불법적인 의사의 업무 지시를 거부하겠다”며 “당장 이날부터 간호사가 의사의 지시에 따라 해왔던 대리처방, 대리수술, 대리기록, 채혈, 초음파·심전도 검사 등 불법 의료행위 거부에 나선다”고 강조했다.
김영경 간호협회 회장은 "임상병리사 등 다른 보건의료 직능의 면허업무에 대한 의사 지시를 거부할 것"이라며 "62만 간호인은 앞으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간호법에 관한 허위사실과 가짜뉴스에 대응해 투쟁할 것이며 간호사가 거부해야 할 의사의 불법적인 업무 리스트를 의료기관에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회장은 "앞으로 한 달간 전국 간호사 면허증을 모아 보건복지부에 반납할 것"이라며 "면허 반납 날 광화문에 집결해 허위사실로 부당하게 공권력을 행사한 복지부 장·차관을 고발하고 파면을 요구하겠다"고 성토했다.
이처럼 간호협회는 면허증 반납 운동과 총선기획단 출범 및 1인 1정당 가입, 간호대 교수와 의료기관 내 간호관리자 단체 행동 선언 등도 전개하기로 했다. 이어 19일에는 서울 광화문에서 간호법 거부권 행사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고 연차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함께 간호협회는 불법진료신고센터 설치·현장실사단을 별도 운영해 관리하겠다고 밝혔지만 불법 진료 행위의 범위가 폭넓은 만큼 실제 의료현장에서도 일정 부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간호협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대선에서 약속하신 공약인 만큼 대통령께 간호법 31개 조문을 정독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렸음에도, 말도 안 되는 허위사실을 분별하지 않고 거부권을 행사한 대통령도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이에 대한간호협회는 1차 간호사 단체 행동에 돌입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전북간호사회 “전북회원 2,000명 함께 투쟁할 것“
전북지역 간호계도 이날 적극 동참할 뜻을 내비쳤다. 전북간호사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전북간호사회도 1차 간호사 단체 행동에 돌입한다”며 "현재 전북간호사회 회원들도 면허증 반납에 동참하는 중이며 19일 광화문에서 열리는 규탄대회에 전북 회원 2,000명이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전북간호사회는 ”간호업무 거부 등 불법적 집단행동이 아닌 업무 범위를 정확히 지키는 준법투쟁을 전개할 것“이라며 “간호사가 대리처방·대리수술·대리기록·채혈·초음파와 심전도검사·동맥혈 채취·항암제조제 등 많은 불법 지시를 거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임상병리사 등 다른 보건의료직능의 면허업무에 대한 지시도 거부할 예정”이라며 "전북 간호사를 비롯한 50만 간호사와 12만 간호대학생을 대상으로 1인 1정당 갖기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6일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된 간호법 제정안은 15일 이내 국회로 이송돼 본회의에 다시 상정된다. 이때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지 않을 경우 폐기된다.
앞서 간호협회는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대통령 간호법 거부권 행사 시 단체행동에 대한 의견조사를 실시했고, 간호사 98.6%가 ‘적극적인 단체행동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다음은 이날 간호협회 김영경 회장이 밝힌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2023년 5월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공약인 간호법을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국민의힘과 보건복지부는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한 입법독주법”,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의료체계 붕괴법”, “간호조무사 학력을 고졸로 제한한 신카스트 제도”라 어처구니 없는 허위사실을 제시하며,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재난적 의료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진료거부를 했던 것은 의사집단이었다. 미국은 100년 전, 일본은 75년 전에 간호법을 제정했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간호법이 있는 90여 개국의 의료체계가 붕괴되었단 말인가?
2022년 간호조무사 시험 합격자 중 대학졸업 학력자가 41%인데, 어떻게 고졸로 학력을 제한했다는 말인가? 지난 대선에서 약속하신 공약인 만큼 대통령께 간호법 31개 조문을 정독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렸음에도, 말도 안 되는 허위사실을 분별하지 않고 거부권을 행사한 대통령도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이에 대한간호협회는 간호사 단체행동 관련 향후 1차 방향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
첫째, 간호현장 모든 영역에 간호법에 대한 국민의힘과 보건복지부의 허위사실을 폭로하는 포스터와 유인물을 배포하여, 부당한 공권력 행사를 통해 간호법을 좌초시킨 그 범죄를 국민 모두에게 알릴 것이다.
둘째, 우리 간호사는 준법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우리의 준법투쟁은 불법진료에 대한 의사의 업무지시를 거부하는 것이다. 특히 임상병리사 등 다른 보건의료직능의 면허업무에 대한 의사의 지시를 거부할 것이다. 간호사가 거부해야 할 의사의 불법적인 업무에 관한 리스트를 의료기관에 배포하고, 협회 내 불법진료신고센터 설치와 현장실사단을 별도로 운영 관리할 것이다. 또한 오늘부터 간호사가 대리처방, 대리수술, 대리기록, 채혈, 초음파 및 심전도 검사, 동맥혈 채취, 항암제 조제, L-tube 및 T-tube 교환, 기관 삽관, 봉합, 수술 수가 입력 등에 관한 의사의 불법 지시를 거부할 것이다.
셋째, 간호사 면허증 반납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금일부터 1달 간 전국 간호사의 면허증을 모아 보건복지부로 반납할 것이며, 면허 반납을 하는 그날 간호사는 광화문에 집결하여 허위사실로 부당하게 공권력을 행사한 보건복지부 장차관을 고발하고 파면을 요구할 것이다.
넷째, 5월 19일 광화문에서 「간호법 거부권 규탄 및 부패정치 척결을 위한 범국민 규탄 대회」를 개최할 것이다. 간호사는 19일 연차 신청을 통해 규탄집회에 참석할 것이다. 우리는 마지막까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한 파업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조직적인 연차 투쟁을 통해 단체행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다섯째, 부패정치 및 관료 척결을 위한 총선기획단을 출범할 것이다. 총선기획단은 앞으로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았던 후안무치한 탐관오리들 즉, 입법독주라는 가짜 프레임을 만들어 낸 자, 간호법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를 주도한 자, 간호법을 대표발의하고 비겁하게 국정활동을 포기한 자들이 다시는 국민의 대표가 될 수 없도록 심판을 할 것이다. 또한 50만 간호사와 12만 간호대학생을 대상으로 1인 1정당 갖기 운동을 전국적으로 전개할 것이다.
여섯째, 간호대학 교수와 의료기관 등의 간호관리자가 간호사 준법투쟁 및 부패정치와 관료 척결을 위해 솔선하고 선도하겠다는 선언을 통해, 간호법이 다시 국회에서 재추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우리 62만 간호인은 앞으로도 가능한 모든 수단을 최대한 동원하여 간호법에 관한 허위사실과 가짜뉴스에 대항하여 투쟁하고,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려 나갈 것이다. 감사합니다.
/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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