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하이솔루스 노-사 대립' 속보
완주의 수소차 부품 생산업체인 일진하이솔루스의 노-사 갈등과 대립이 점점 격화되고 있다. 지난 2일 단행한 사측의 공격적 직장폐쇄에 항의하며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노동조합원들과 사측 간의 갈등·분쟁에 고용노동부와 경찰이 개입하면서 마찰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특히 이 과정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던 노조 간부 등 11명이 경찰에 연행되자 '노조파괴 목적의 기획된 공작'이란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더욱 확대되는 모양새다.
경찰, 노조 간부 11명 체포...”노조파괴·무력화 목적“ 주장

완주경찰서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업무방해 등 혐의로 민주노총 금속노조 일진하이솔루스지회 간부 등 11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일진하이솔루스 직원인 이들은 이날 오전 회사 정문 앞에서 협력업체 직원이 들어가는 것을 방해한 혐의다.
그러나 이와 관련 민주노총 전북본부와 전국금속노동조합 전북지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관은 노조의 노조법상 정당한 요구를 거절하고, 경찰은 이날 12시 30분경 노조 간부 및 조합원 11인을 업무방해 및 집시법 위반 혐의로 수갑을 채워 현행범으로 체포했다“면서 ”노조는 법으로 금지된 대체인력 투입이 의심돼 입회를 요구했다가 거부되자 연좌농성에 나섰을 뿐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용노동부가 불법 대체인력 투입을 진두하는 일은 초유의 사태“라고 강조한 단체들은 ”노조법은 쟁의행위 중 대체인력 투입을 엄격히 금지하며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한다. 그런데 회사의 노조법 위반 행위를 감독‧수사하는 특별사법경찰의 지위를 가진 고용노동부가 오히려 불법적인 대체인력 투입에 앞장선 것“이라며 ”오늘 경찰의 연행 역시 노조파괴 목적의 기획된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단체들은 ”경찰이 연행에 나선 시점은 노동자들은 연좌를 해제한 후였으며, 경찰은 연좌에 참여하지 않았던 교섭 담당 간부까지 표적 연행했다“며 ”노동자들의 연좌는 핑계일 뿐, 경찰은 노동조합을 고립시키고 무력화시키기 위해 연행을 기획한 것“이라고 성명에서 덧붙였다.
”고용노동부·경찰, 일진하이솔루스 투쟁 조직적으로 엄호...윤석열 정부 기조“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이날 ”당국의 이와 같은 태도는 노동조합을 대화의 상대로 여기지 않으며 절멸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기조와도 연결된다“며 ”윤석열 정부의 반노조‧반헌법 국정 기조는 정부가 회사의 노조 파괴를 용인하거나 혹은 더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선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집중 결의대회 개최 등 일진하이솔루스 투쟁을 조직적으로 엄호하며, 당국의 노조 파괴 시도와 윤석열 정부의 반헌법적 행태에 흔들림 없이 맞설 것“이라며 ”경찰은 연행자를 즉시 석방하고, 고용노동부는 즉시 일진하이솔루스 특별감독에 나설 것“과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노조파괴 범죄 비호를 중단할 것“ 등을 촉구했다.
반면 경찰은 "공장 출입을 막는 것은 업무방해에 해당한다"며 이날 11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업무방해와 집시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일진하이솔루스는 지난 연말부터 진행된 임금교섭과 단체교섭이 결렬되고 지난 2일 직장 폐쇄까지 단행되면서 갈등이 더욱 격화되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회사 노조 측은 "일부 간부가 단 하루 부분 파업을 한 데다 4시간 가량 잔업 거부를 했을 뿐인데 사측이 직장폐쇄까지 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주 60시간이 넘는 노동시간 등 열악한 노동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조를 결성한 것인데 불과 7개월 만에 노조 탄압에 나서고 있다“며 ”경찰과 노동당국이 사측의 불법 행위와 노조 탄압을 비호하고 있는 만큼 집회와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직장폐쇄' 항의 연좌 농성...갈등·마찰 장기화 전망
한편 일진하이솔루스 노사는 지난 12월 15일부터 4월 중순까지 20여 차례 임단협을 진행했으나 교섭이 성사되지 않고, 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 절차도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조 간부 13명이 일일 파업에 이어 52시간이 넘는 노동시간에 항의하며 주말 특근을 거부하는 등 노동권을 행사했다.
조합원들의 단체 행동이 이어지자 일진하이솔루스는 이에 대응하며 지난 2일 직장 문을 닫았고, 노조는 직장폐쇄에 항의하며 일진하이솔루스 앞에서 연좌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노조 간부들까지 경찰에 연행돼 노사 갈등과 마찰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