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안들 잇단 '물거품' 무엇이 문제인가?(1)
남원지역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국립 공공의대 설립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 공약 사업인 국립 스포츠종합훈련원 건립이 연거푸 좌절·표류되면서 지역민들의 실망과 분노가 크다.
여기에 민선 7기 임기 만료 1년여를 앞두고 전북도와 완주군이 공동으로 체결한 대형 유통업체 쿠팡과의 완주군 제2산업단지 내 투자협약이 무산되고 새만금 개발지구 투자협약들도 민선 8기 들어서면서 줄줄이 무산돼 충격과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지역 언론들의 보도들을 분석하고 문제점과 대안은 무엇인지 두 차례에 걸쳐 톺아보기로 한다. 다음은 그 첫 번째 편이다. /편집자주
남원 국립 공공의대 낙동강 오리알 신세, 왜?

민선 8기 출범 이후 가장 문제가 심각한 곳은 남원지역이다. 그동안 이환주 전 시장이 내리 3선을 한 이 지역은 가장 큰 국책 숙원사업으로 서남대 의대 폐지 대신 들어설 것으로 내내 기대했던 국립 공공의대가 최근 들어 물거품 위기를 맞으면서 주민들의 실망과 공분이 거세다.
게다가 윤 대통령이 후보시절 남원지역에 공약했던 국립 스포츠종합훈련원 건립도 예산이 대폭 삭감돼 표류 위기에 처했다. 29일 전북CBS·노컷뉴스는 ‘남원 국립 공공의대, 낙동강 오리알 신세?’란 제목을 뽑은 기사에서 국립 공공의대 무산 위기 소식을 무게 있게 전했다.
기사는 리드에서 “전북 현안 가운데 하나인 남원 국립 공공의료대학원 설립이 대통령 지역 공약에서 빠진 가운데 국회 해당 상임위에는 전북 지역구 의원이 전무해 불안정성이 더욱 높아졌다”며 “남원 국립 공공의료대학원 설립은 지역구인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임실·순창)과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전북 전주병)이 그동안 해당 상임위원회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하며 법안 통과에 주력해 왔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이용호 의원과 김성주 의원이 제21대 국회 하반기 원 구성에서 다른 상임위에 배정되면서 보건복지위원회 내 근접 지원 세력이 사라졌다”는 기사는 “이런 가운데 지난 15일 전라북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용호 의원이 표류 중인 국립 공공의료대학원 설립 문제와 관련해 일부 책임을 민주당으로 돌리는 발언을 하면서 논란을 불러왔다”고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기사는 “김성주 의원은 이용호 의원의 주장에 대해 ‘국민의힘 간사의 반대 등 법안 통과를 막은 것은 국민의힘이고 속기록에도 나와 있는데 민주당 탓을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반박했다”고 전한 뒤 “국회 속기록을 보면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 국민의힘 간사인 강기윤 의원(경남 창원 성산구)이 공공의대 설립에 있어 줄곧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 온 점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부산·경남출신 국회의원들 남원 공공의대 '부정' 입장

그러면서 기사는 “제380회 보건복지위(2020년 7월 30일) 속기록에 따르면 강 의원은 ‘경남에는 의대가 1개 밖에 없다’면서 공공의대 문제를 빌미로 경남 지역 의대 신설을 연계시키려 했다”며 “강 의원은 제382회 보건복지위(2020년 9월 17일)에서도 법적 근거없이 공공 의대를 추진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또다시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부산 해운대구을)도 제383회 보건복지위(2020년 12월 22일)에서 ‘공공의대가 필요하다면 남원으로 정해 놓지 말고 전국적으로 경쟁을 통해 추진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에 가세했다”고 밝힌 뒤 이용호 의원은 제382회 보건복지위(2020년 9월 17일) 발언을 통해 ‘당·정·청이 2018년 4월 11일 논의를 통해 폐교된 남원 서남대 의대 정원을 토대로 공공의대를 설립하기로 발표했는데 의료계가 무작정 반대하고 야당도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또한 기사는 ”이용호 의원도 당시 공공의대 설립법안 통과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한 점이 확인된다“며 ”따라서 이용호 의원에게 지난 15일 발언의 정확한 경위를 물었지만 '노코멘트'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용호 의원은 남원 출신으로 남원·임실·순창지역구에서 유일하게 민주당 소속이 아닌 국민의당과 무소속으로 20대와 21대에 걸쳐 두 번 연속 국회의원 배지를 단 인물이다. 그런 그가 해당 지역의 현안인 공공의대 설립 문제에 한 발 뒤로 물러설 정도다. 다른 지역들과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음을 다른 지역 국회의원들의 속기록에서도 분위기가 읽힌다.
해당 기사는 따라서 ”국립 공공의료대학원 설립 법안이 번번이 좌절되는 등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 해당 상임위에 전북출신 의원이 보이지 않고 해당 지역 국회의원의 돌출 발언 등 난맥상 마저 보이고 있다“고 말미에서 따가운 지적을 했다.
이 외에도 남원지역은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깜짝 발표로 주목을 받았던 국립 전북스포츠종합훈련원 건립 공약이 내년도 국가예산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용두사미에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립 전북스포츠 종합훈련원' 윤석열 대통령 공약도 용두사미?

전북일보는 27일 ‘용두사미로 전락한 '국립 전북스포츠 종합훈련원' 공약’의 기사에서 이 문제를 종합적으로 정리했다. ”지난 2월 16일, 당시 대통령 후보자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은 전주역 광장 앞 거리유세 현장에서 지지자들에게 국립 전북스포츠종합훈련원 건립을 약속한 바 있다“고 기사는 리드에서 강조했다.
또한 기사는 ”당시 지역에서는 종합훈련원 건립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었던 만큼 이날 윤 대통령이 깜짝 발표한 공약은 당연히 환영으로 받아들여졌고, 환영의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표심으로도 이어졌으며 그 결과 지난 20대 대선에서 윤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후보 가운데 호남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사는 ”이후 윤 대통령의 전북 지역 7대 공약, 15대 과제에도 전북스포츠 종합훈련원 건립이 선정되면서 사업 추진이 당연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면서 그러나 기대와 달리 내년도 국가예산에는 관련 사업 예산이 전무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싸늘한 분위기를 전했다.
“전북도는 내년도 예산에 기본구상 및 설계용역비 등 관련 행정 절차를 추진할 수 있도록 8억 원을 건의했다”는 기사는 “하지만 관련 부처에서는 스포츠종합훈련원의 필요성과 유사시설 중복성 여부 등을 고려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과 관련 시범사업 사업모델 발굴 및 타당성 확보 필요 등의 이유로 관련 예산이 미반영됐다”며 “정부 부처가 사업에 대해 비협조적인 상황에서 지역 국회의원마저도 사업 축소 의견을 피력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단순히 표를 얻기 위한 선심이었냐?
그러면서 기사는 “지난 15일 전북 국회의원·도·시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남원·임실·순창)은 ‘지금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하는 곳이 진천과 평창, 두 곳인데 거기로도 충분하다’며 ‘(사업비가) 2,000억원이기 때문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해야 하는데 500억원 이하로 시작해서 가장 경쟁력 있는 종목을 발굴, 예타와 용역없이 바로 예산을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는 내용을 부각시켰다.
기사는 이어 “이 같은 사업 축소 배경에는 사업 현실성과 구체성 등을 높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면서 “하지만 대통령이 야심차게 발표한 공약을 중앙부처와 여당 국회의원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에 대해 해당 공약이 단순 표를 얻기 위한 선심이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이 역시 표를 얻기 위한 선심성 공약에 머물 공산이 크다. 국립 공공의대 무산 위기에 이어 두 번째로 남원시민들에게 큰 실망과 좌절을 안겨준 소식이다. 민주당이 아닌 현 여당인 국민의힘 국회의원을 둔 전북지역의 유일한 지역이란 점에서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용호 의원을 바라보는 시선이 점점 따갑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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