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직의 '축구 이야기'

네 골을 퍼부으며 승리한 전북 선수들이 관중들과 ‘오오렐레’를 하고 있다(사진=프로축구연맹)
네 골을 퍼부으며 승리한 전북 선수들이 관중들과 ‘오오렐레’를 하고 있다(사진=프로축구연맹)

물러설 곳 없는 두 팀, 결정력 앞선 전북의 4:0 승리

성남FC와 전북 현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9라운드 경기가 9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졌다. 경기 전 홈팀 성남의 위치는 리그 최하위였다. 김남일 감독은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임 의사를 밝혔다가 구단 수뇌부의 신임을 바탕으로 계속 지휘봉을 잡은 상태였다. 전북은 앞선 두 경기 승리로 순위를 6위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우승 후보의 위상을 찾기까지는 갈 길이 먼 상황이었다. 성남의 김남일 감독도, 전북의 김상식 감독도 물러설 곳이 없는 상황에서 만났다.

홈팀 성남은 3-1-4-2 전형으로 나섰다. 골키퍼에 김영광, 수비진은 김민혁 곽광선 마상훈이 형성했다. 중원은 이지훈 강재우 권순형 김민혁(미드필더) 권완규가 지키고 전성수 박용지가 투톱으로 나섰다. 원정팀 전북은 3-4-1-2 전형으로 맞섰다. 골키퍼는 송범근, 수비진에 김진수 최보경 박진섭, 좌우 날개 수비에 쿠니모토 김문환, 중원에 백승호 김진규, 그 위에 박규민, 최전방에 문선민 구스타보가 위치했다.

9분, 성남 곽광선이 핸드볼 반칙을 범해 페널티킥 판정이 내려졌다. 구스타보가 구석으로 낮게 깔아 차 골을 성공시켰다. 이른 시간 득점으로 전북이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전북은 25분 박규민을 빼고 바로우를 투입했다. 32분, 성남이 코너킥을 얻었다. 마상훈의 발에 맞은 공이 동점골로 연결됐으나 오프사이드 선언으로 이어졌다. 성남으로선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무위로 돌아갔다. 37분, 성남의 공격을 저지하는 상황에서 바로우가 경고를 받았다. 이후 양 팀은 추가 득점 없이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 시작과 함께 성남이 안진범과 박수일을 교체 투입했다. 후반 13분, 전북은 쿠니모토를 빼고 최근에 이적한 중앙 수비수 윤영선을 들여보냈다. 최보경 윤영선이 중앙에 서고, 좌우에 김진수와 김문환이 서는 포백 수비로 전환했다. 자연스레 박진섭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라서고 백승호와 김진규가 조금 더 공격적인 위치에서 플레이를 펼쳤다.

전북의 외국인 공격수 세 명 모두 득점포 가동

기뻐하는 일류첸코와 바로우. 일류첸코는 두 골, 바로우는 1골 1도움을 올리며 맹활약했다(사진=프로축구연맹)
기뻐하는 일류첸코와 바로우. 일류첸코는 두 골, 바로우는 1골 1도움을 올리며 맹활약했다(사진=프로축구연맹)

후반15분, 문선민이 중앙으로 파고드는 드리블 끝에 넣어준 공을 바로우가 본인의 시즌 첫 득점으로 만들었다. 문선민은 전북이 2:0으로 앞선 상황에서도 빠른 발을 이용해 좋은 공격 기회를 여러 차례 만들어냈다. 성남은 후반 19분, 뮬리치와 팔라시오스를 투입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이어 29분에 다섯 번째 교체 카드로 이시영을 투입하며 만회골을 넣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다.

전북도 후반 33분 구스타보 대신 일류첸코를 투입하며 교체 카드 세 장을 모두 사용했다. 43분, 성남의 수비 실책을 틈타 일류첸코가 시즌 마수걸이 골을 터트렸다. 이로써 전북의 세 외국인 공격수 모두가 골을 기록하게 되었다. 일류첸코는 추가시간 2분에 멀티골을 기록하며 포효했다. 첫 득점이 늦어지며 받았던 그간의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버리는 순간이었다.

초반의 부진 극복한 전북, 아챔 조별리그 참가 위해 베트남으로

4득점 경기에 최근 3연승을 내달린 전북 김상식 감독은 홀가분하게 아챔 경기에 나서게 됐다(사진=프로축구연맹)
4득점 경기에 최근 3연승을 내달린 전북 김상식 감독은 홀가분하게 아챔 경기에 나서게 됐다(사진=프로축구연맹)

네 골을 폭발시킨 전북은 3연승을 내달리며 완연한 반등세를 이어간 반면, 성남은 바닥모를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경기였다. K리그는 이번 주말로 9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2022 AFC챔피언스(아챔)’ 조별리그 경기로 인해 한 달 정도 휴식기를 갖게 된다. 수비가 무너진 성남은 이 기간을 이용해 반전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올해 아챔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한 곳에 모여 조별리그를 치르게 된다. K리그에서는 전북 울산 대구와 함께, 지난해 FA컵대회 우승을 차지한 K리그2의 전남이 참가한다. 김상식 감독은 경기 전 “오늘 경기를 잘 마쳐서 홀가분하게 베트남으로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는데, 성남전 대승은 베트남으로 향하는 선수단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 전북은 오는 16일 저녁 11시에 호주의 시드니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김병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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