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직의 '축구 이야기'

19일 저녁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 전북 현대와 김천 상무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6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전북은 국가대표 자원이 여러 명 포함된 김천을 상대로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1점을 따냈다. 

전반 초반 전북이 연거푸 슈팅을 날리며 기세를 올렸다. 세 경기 연속으로 패한 뒤 열리는 홈경기라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선수들의 의지가 엿보였다. 하지만 30분에 김천 조규성이 최철순의 발에 걸려 넘어지면서 전북은 페널티킥을 허용하고 말았다.

페널티킥을 얻어낸 조규성이 직접 키커로 나서 대담하게 한가운데로 차 넣어 골을 만들었다. 조규성은 친정팀을 상대로 시즌 4호 골을 기록하며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전북 현대, 김천 상무 상대로 홈에서 아쉬운 무승부

시즌 첫 골을 성공시키며 팀의 패배를 막아낸 구스타보(사진=전북현대 제공)
시즌 첫 골을 성공시키며 팀의 패배를 막아낸 구스타보(사진=전북현대 제공)

전북은 곧바로 박규민을 빼고 문선민을 투입했다. 전반 초반 밀어붙이던 전북은 뒤로 갈수록 김천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41분 김천 김지현의 슛은 골대를 살짝 빗나갔고 43분 조규성이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지만 오프사이드 깃발이 올라갔다. 김천이 1:0으로 앞선 채 전반전이 끝났다.

전북은 후반 시작과 함께 구스타보가 들어와 일류첸코와 투톱을 형성했다. 하지만 잇단 슛이 골대를 빗나가며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오히려 김천이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를 선보이며 전북을 상대로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후반 24분에 골이나 다름없는 문전 상황이 이어진 뒤, 홍정호의 헤딩 패스를 받은 구스타보의 헤더가 김천의 골문을 갈랐다. 골에 대한 강한 집념이 느껴졌다. 구스타보의 시즌 마수걸이 골이자, 전북 팬들과 김상식 감독이 애타게 기다리던 골이었다.

국가대표 미드필더 김진규, 이적한 뒤 곧바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 활약

전북이 영입한 국가대표 미드필더 김진규(사진=전북현대 제공)
전북이 영입한 국가대표 미드필더 김진규(사진=전북현대 제공)

구스타보 투입 뒤 전북의 공격력이 살아났다. 전북은 후반전 중반 이후 김천을 거세게 몰아쳤다. 하지만 문선민과 구스타보의 연이은 슛을 김천의 수문장 황인재가 멋지게 막아냈다. 황인재는 이날 전북의 결정적인 슛을 여러 차례 선방하며 팀의 무승부를 이끌었다. 두 팀은 결국 1:1로 승점 1점씩을 나눠 가지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최근 팀의 거듭된 졸전과 패배에 뿔난 전북 팬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경기장 여러 곳에 ‘무능력 김상식 OUT’, ‘(우승) DNA만 찾다간 강등’ 등의 걸개를 내걸어 감독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김상식 감독은 데뷔 두 시즌 만에 지도력에 의문부호가 달리며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전북으로선 그나마 슈팅과 유효 슈팅이 늘어나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이날 3연패와 세 경기 무득점을 끊어냈다. 하지만 아직 ‘전북다움’을 회복한 것은 아니다. 후반전 중반 이후 압도적으로 몰아치는 경기 운영을 왜 전반 초반부터 하지 못하는지 팬들이 묻고 있다. 왜 시작부터 최상의 전력을 가동함으로써 이기는 경기를 하지 못하는지 김상식 감독은 답해야 한다. 

"우승 DNA 꿈틀대는 ‘닥공’ 전북 모습으로 돌아와주길..." 

이적시장 마감을 앞두고 전북이 현직 국가대표 김진규와 전직 국가대표 김문환을 영입했다. 김진규(25)는 18세에 K리그에 데뷔해 부산 아이파크에서 통산 135경기를 뛰며 18득점 11도움을 기록했다. 뛰어난 패싱력과 활동량으로 2선과 3선 모두 소화 가능한 선수다.

여러 연령대 대표를 거친 뒤 성인 국가대표 자원으로 성장했다. 영입된 지 며칠 되지 않았음에도 이날 등번호 97번을 달고 풀타임 활약했다. 김진규는 본인의 기량만으로도 전북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선수지만, 백승호의 수비 부담을 나눠짐으로써 팀 전체의 공격력이 살아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되었다.

김문환(27)은 역시 부산 아이파크에서 2017년 프로에 데뷔한 뒤 K리그 통산 111경기에 출전해 8골 4도움을 기록했다. 오른쪽 수비수와 공격수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2018년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른 후 A매치 14경기에 출전한 바 있다.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 FC에서 활동하다 카타르 월드컵 무대에 도전하기 위해 이번에 전북으로 오게 되었다.

전북은 6라운드를 마친 현재 리그 순위 10위에 위치하고 있다. 그것도 한 경기를 덜 치른 수원FC와 성남에 앞선 것이어서 말 그대로 ‘강등권’이다. 다행히 K리그는 이번 6라운드를 마친 뒤 2주간의 A매치 휴식기를 갖는다. 팬들은 이 기간을 잘 활용해 우승 DNA가 꿈틀대는 ‘닥공’ 전북의 모습으로 돌아와주길 바라고 있다.

/김병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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