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직의 '축구 이야기'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2’ 수원삼성과 전북 현대의 경기가 열렸다. 수원과 전북 모두 갈 길이 먼 팀이었지만 원정팀 전북이 웃었다. 전북은 후반 31분 터진 김진규의 결승골을 잘 지켜내며 승점 3점을 따냈다.
수원과 전북은 누구나 인정하는 K리그 명문 구단이다. 그러나 이번 시즌 7라운드까지 두 팀은 본래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수원은 승점 7점으로 10위, 전북은 승점 8점으로 8위에 위치한 상태에서 맞붙게 됐다. 반등의 계기가 절실한 두 팀이라 불꽃 튀는 접전이 예상됐다.
백승권 단장, 경기 하루 전 성적 부진 책임지고 물러나
경기를 하루 앞둔 4일, 전북은 팀의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단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악재가 있었다. 백승권 단장은 “즐거운 추억을 가득 안고 홀가분하게 떠난다”고 말했지만, 구단과 선수들은 뒤숭숭할 수밖에 없었다. 현대자동차에서 줄곧 홍보 전문가로 일한 백 단장은 2017년 전북현대 구단 단장에 취임해 사상 첫 K리그1 5연패와 2020년 리그와 FA컵 동반 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바 있다.
홈팀 수원은 네 명의 22세 이하 선수들을 선발로 내세웠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 3총사도 선발로 나섰다. 덴마크 국적으로 자국 2부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바 있는 최전방의 그로닝,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출신의 미드필더 사리치, 울산에서 뛰다 수원으로 옮긴 네덜란드 국적의 불투이스가 그들이다.
전북은 부동의 중앙 수비수 홍정호가 경미한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최보경이 시즌 첫 출전했다. 이용과 박진섭이 최보경과 함께 수비진을 구성했다. 김진수와 김문환이 좌우 윙백, 중앙에 백승호 김진규 박규민, 최전방에 일류첸코와 바로우가 섰다.
전반전 내내 신중하고 신사적인 경기 운영이 이어졌다. 주말 경기 이후 3일 만의 경기여서 체력적인 부담이 있어 보였지만, 두 팀 다 위기에 처해 있는 팀들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승리하겠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 양 팀의 친선경기 같은 모습에 중계를 하던 해설자가 선수들의 활동적이고 열정적인 모습을 몇 차례 주문하기도 했다.
강원전 승리 이어 2연승, 한시름 놓게 된 전북
전북 김상식 감독은 27분, 박규민을 빼고 김보경을 투입했다. 다섯 명을 교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납득이 되지 않는 교체였다.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던 박규민을 빼면서 교체카드 하나를 너무 쉽게 사용했다. 전반전에 양 팀은 3개씩의 슈팅을 기록했다. 유효슈팅은 전북의 한 개가 전부였다. 전북이 62%의 점유율을 보였지만 눈에 띄는 날카로운 공격은 없었다.
교체선수 없이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전북이 공세를 강화하던 중 바로우가 빠지고 구스타보가 투입되었다. 그로닝이 주심에 항의하다 경고를 받고, 후반 13분 김건희 한석희가 교체 투입되어 수원의 공격을 이끌었다. 수원은 대체로 라인을 내리고 자신들의 진영에서 수비를 두텁게하며 경기했다. 전북은 효과적인 공략법을 찾지 못했다.
31분 김진규가 골망을 갈랐다. 전북에서의 첫 골이었다. 이용이 길게 올린 공이 일류첸코와 구스타보의 머리를 거쳐 전달되고, 김진규가 침착하게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다. 수원은 실점 뒤 라인을 올리며 공세적으로 나섰다. 36분, 골대를 살짝 넘어간 김건희의 헤더가 아쉬웠다.
수원에서 류승우를 투입하고 추가시간 2분에 전북이 구자룡을 투입했지만 경기는 더 이상의 득점 없이 마무리되었다. 전북은 지난 강원전 승리에 이어 2연승을 거두며 한시름 놓게 되었고 수원은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김병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