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2021년 9월 9일(목)
'전북지역 교수 1100인 모임, 정세균 후보 지지 선언'
'전주시민 7059명, 민주당 대선 경선 이재명 후보 지지선언'
'전북도민 5만명, 이낙연 지지 선언'
하루가 멀다 하고 대선 후보 지지 선언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들 중 특정 후보 지지 세력들의 잇단 지지 선언은 조직 또는 세력의 대결 양상으로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계보·계파를 중심으로 형성된 정치 세력들의 ‘줄서기 정치’ 또는 ‘줄 세우기 정치’란 비난이 일고 있다.
특히 신성한 상아탑에서조차 학생들을 지도하며 연구해야 할 교수들이 잇따라 지지 선언에 동참하는 등 대선 경선 과정에서부터 파벌을 형성하며 정치에 경쟁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기웃거리는 상아탑 교수들, 보험성 지지 선언 ‘눈총’
일부 교수들은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보험성 줄서기를 하는 경우도 있어 대학 사회에서 빈축을 사는 모습이 눈에 띈다. 지난달부터 전북지역에서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대학 교수들의 지지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전북지역 17개 대학 교수 1,100명"이라고 밝힌 교수들 모임은 6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북 발전을 실천할 수 있는 정세균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1,000명이 넘는 교수 명단은 공개되지 않아 과연 숫자가 맞는지 의구심이 들게 했다.
이날 지지 선언을 한 교수들은 “그동안 정세균 후보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 왔으며 7개 상임분과위원회를 만들어 각종 현안 및 정책을 발굴해 왔다”고 주장했다. 또 참석 교수들은 “지역균형 발전의 당위성 차원에서 정세균 후보가 지역균형발전 추진의 적임자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바로 다음 날 이낙연 후보를 지지하는 단체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신복지 전북포럼이 주체가 됐다. "민주당 권리당원 및 대통령 경선 선거인단에 등록한 5만여명을 회원으로 뒀다"고 주장한 신복지 전북포럼은 7일 전북도의회에서 이 후보 지지선언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비록 충청도 경선에서 이낙연 후보가 1만여 표 차이로 졌지만, 7만 권리당원의 전북과 27만 권리당원의 호남에서 반드시 완승해 더불어민주당의 당당하고 정직한, 야당 후보와 견주어도 부끄럽지 않은 대선 후보가 되도록 도와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신복지 전북포럼에도 지역 언론사 및 대학 교수 등 다양한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앞서 지난달 22일에는 전북지역 교수를 포함한 호남지역 대학교수 518명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지지 선언에서 “이 지사가 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지닌 정치인임과 동시에 기초과학, 첨단 IT기술 및 AI영역을 육성하고, 지속 가능한 지방대학의 발전 및 대한민국의 기본교육을 획기적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강력한 의지를 갖추고 있는 대통령 후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전북지역 교수들도 참여했다.
연일 줄서서 지지 선언, “계보·계파 정치” 비난

이 외에도 전북지역 전·현직 도의원 80여 명이 8월 9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세균 전 총리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그러나 전형적인 '줄서기 정치'라는 비판이 일었다.
이달 들어서는 이러한 현상이 특히 심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일 전북지역 성직자들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데 이어 5일에는 전북지역 80여명의 변호사들이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6일에는 전북지역 교수 1,100명이 정세균 후보 지지를 선언했고, 7일에는 ‘공정성장과 지역기본권’을 위한 전주시민 7,059명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이날 이낙연 전 대표 지지모임인 ‘신복지 전북포럼’ 소속 회원들은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낙연 후보는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며 “전북도민 5만여 명이 지지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보험성, 줄서기, 줄 세우기"...싸늘

이처럼 9월 들어 지지 선언이 더욱 자주 이어지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언론을 의식해 정치부 기자들이 주로 출입하는 전북도의회 기자실 또는 브리핑룸을 찾아 줄을 서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지역 현안들이 지지한 대선 후보로 선출돼 정권 재창출이 이뤄져야 해결될 수 있다”고 지지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지지를 호소하는 세력들은 참여한 사람들의 숫자 또는 계보나 계파를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조직 선거 또는 줄서기 정치를 펼쳐 보이고 있다는 따가운 지적을 받고 있다.
이를 바라본 한 대학 교수는 “일종의 보험성 또는 면피용 지지와 학연·인맥 등 계보를 중심으로 한 줄서기가 대학에서도 자주 눈에 띈다”며 “세를 과시하려는 지나친 경쟁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도 “경선 과정인데 저렇게 과열 양상을 보이니 본 선거에 들어가면 얼마나 과열되고 혼탁할지 걱정된다”며 “줄서기 해바라기 정치는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느냐”고 힐난했다.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