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여행기⑥] 행복·민주주의·언론자유지수 높은 스웨덴 

[전편 여행 기사들] 

⑤두 차례 세계대전 기간 '중립' 유지했던 스웨덴...가는 곳마다 호수·푸른 초원·자전거 '즐비', 반려동물의 '천국' 부러움

④민주주의지수·언론자유지수 '세계 1위' 노르웨이...천혜의 자연환경도 잘 보존, 시민들 자긍심 '대단'

③'노벨 평화상' 수여 오슬로 시청사 거쳐 노르웨이의 보석 '게이랑에르 피요르드' 도착...만년 빙하에서 흐르는 폭포들, 수려한 경관 '선사'

②자전거 타고 출퇴근하는 국회의원들, 비서 1명이 2명 의원실에 근무하는 국회...'민주주의지수' 높은 이유, 여기에 있었네

①안데르센 사후 160년...'관광 상품화' 높은 수입 여전, 동화 속 그대로인 덴마크 '코펜하겐' 어딜 가나 상상력 발동 '원동력'


100년 사용 스톡홀름 시청사, 앞으로 1,000년 더 사용 계획...노벨상 시상·만찬장 화려, 엄격한 청사 관리 

지은 지 100년이 지난 스톡홀름 시청사 전경.
지은 지 100년이 지난 스톡홀름 시청사 전경.

우리 일행이 드디어 도착한 곳은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 시청사(스웨덴어: Stockholms stadshus)다. 스톡홀름의 시청 건물은 100년을 사용해 왔다고 하지만 가장 깨끗하고 아름다운 관공서의 상징적 건물이라고 현지인들은 자랑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1,000년을 더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건물 어디도 만지지 말고 바라만 볼 것과 내부에서 소리를 함부로 크게 질러서도 안 된다고 주의를 줬다. 시청 입구에서는 뾰족한 물건이나 긴 가방, 카메라 플래시 등도 검열하며 따로 보관하고 입장하도록 할 정도로 관리가 엄격했다.

스톡홀름 시청 내부에서 바라다 보이는 넓은 광장과 호수. 
스톡홀름 시청 내부에서 바라다 보이는 넓은 광장과 호수. 

시청사 외벽은 물론 건물 전체가 아름다운 예술품과 같고 시청사 앞에는 넓은 바다와 만나는 호수가 넓게 펼쳐져 한폭의 그림과 같았다. 더욱이 매년 노벨상 수상과 더불어 수상자 가족 및 관계자들이 기념 만찬이 열리는 장소로 널리 알려져 있는 시청사란 점을 현지인들은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며 관광객들에게 자랑했다.

스톡홀름 시청사는 1907년에 새로 지었다고 한다. 엘드크바른(Eldkvarn)에 있던 시청사가 1878년에 일어난 화재로 전소돼 그 뒤 건축 설계 공모전을 거쳐 스웨덴의 건축가인 랑나르 외스트베리(Ragnar Östberg), 칼 베스트만(Carl Westman), 이바르 텡봄(Ivar Tengbom), 에른스트 토룰프(Ernst Torulf), 칼 베리스텐(Carl Bergsten)이 공동으로 제출한 설계도에 의해 건축되었다고 한다.

약 800만개에 달하는 붉은 벽돌과 1,800만개 이상에 달하는 타일이 사용되어 지어진 스톡홀름 시청사 외부 모습. 
약 800만개에 달하는 붉은 벽돌과 1,800만개 이상에 달하는 타일이 사용되어 지어진 스톡홀름 시청사 외부 모습. 

1911년부터 1923년까지 공사가 진행된 시청사는 공사 과정에서 약 800만개에 달하는 붉은 벽돌과 1,800만개 이상에 달하는 타일이 사용되었으며 특히 ‘수도사의 벽돌’이라고 부르는 진한 붉은 벽돌은 스웨덴에서 전통적으로 수도원과 교회 건설에 사용되었는데 '쇠데르텔리에'에 위치한 '리나' 벽돌 공장에서 특수 제조했다고 한다.

10,270개 파이프 구성 오르간, 청색·금색 홀, 모자이크 벽화, 황금의 방...노벨상 영광 한눈에

1923년 6월 23일 개관한 스톡홀름 시청 내부 전경.
1923년 6월 23일 개관한 스톡홀름 시청 내부 전경.

그렇게 지어진 시청사는 1923년 6월 23일에 개관했는데 이날은 '구스타브 바사' 국왕이 1523년에 스톡홀름에 입성한 지 400주년이 되는 날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노벨상 수상자와 가족들의 만찬장으로 이용되는 건물 내부는 청색 홀, 금색 홀로 나뉜다.

스톡홀름 시청사 내부에 있는 10,270개의 파이프로 구성된 오르간 모습.
스톡홀름 시청사 내부에 있는 10,270개의 파이프로 구성된 오르간 모습.
매년 12월 노벨상 수상자와 가족, 관계자들이 모여 만찬을 하는 장소로 사용되는 스톡홀름 시청사 내부 모습.
매년 12월 노벨상 수상자와 가족, 관계자들이 모여 만찬을 하는 장소로 사용되는 스톡홀름 시청사 내부 모습.

푸른색을 띤 바닥 타일과 붉은 벽돌로 장식된 청색 홀에는 10,270개의 파이프로 구성된 오르간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 오르간은 스칸디나비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오르간이란다. 청색 홀의 위쪽에 위치한 금색 홀에는 스웨덴의 역사를 소재로 한 대형 타일 모자이크 작품, 금박 장식을 한 모자이크 벽화가 설치되어 있다.

시청사 남동쪽에는 106m에 달하는 높이를 가진 탑이 설치되어 있는데 탑의 꼭대기에는 스웨덴을 상징하는 3개의 왕관이 장식되어 있었다. 시청사의 탑은 엘리베이터 또는 365개의 계단을 통해 접근할 수 있다. 탑 안에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서 스톡홀름 시가지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스톡홀름 시청사 2층의 ‘황금의 방’ 모습, 노벨상 시상식 후 축하 연회가 열리는 곳이다. 
스톡홀름 시청사 2층의 ‘황금의 방’ 모습, 노벨상 시상식 후 축하 연회가 열리는 곳이다. 
스톡홀름 시청사에 걸린 스웨덴의 화학자이자 발명가인 노벨(Nobel, Alfred Bernhard)  기념 판화.
스톡홀름 시청사에 걸린 스웨덴의 화학자이자 발명가인 노벨(Nobel, Alfred Bernhard)  기념 판화.

시청사와 멜라렌호 연안 사이에는 공원이 있어서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이곳을 관람하고 있었다. 공원 안에는 15세기 스웨덴의 혁명가 엥엘브렉트 엥엘브렉트손(Engelbrekt Engelbrektsson)의 동상과 스웨덴의 조각가 칼 엘드(Carl Eldh)가 제작한 조각 작품들도 설치돼 있다.

시청사 2층의 ‘황금의 방’은 노벨상 시상식 후 축하 연회가 열리는 길이 44m의 연회장이 아름다웠다. 1층 ‘푸른 방’에서 식사를 하고 이곳 ‘황금의 방’에서는 무도회가 열린다고 한다. 최대 700명까지 수용이 가능한 이곳은 200여명이 2년 동안 작업을 하여 만든 공간으로 고대 비잔틴 스타일의 작품으로써 1,800만개의 금박을 입힌 유리조각의 모자이크는 더욱 화려하게 실내 분위기를 장식하고 있었다.

구 시가지 왕궁, 감라스탄 광장 잘 보존...시민들의 만남 장소로 활용

스톡홀름 구 시가지의 중심에 위치한 감라스탄 주변 광장 모습.
스톡홀름 구 시가지의 중심에 위치한 감라스탄 주변 광장 모습.

시청사를 빠져나와 구 시가지의 북쪽에 위치한 왕궁을 관람했다. 바로크 양식의 건물로 역대 국왕의 거성이었다는 이곳은 지금은 외국의 귀빈을 위한 만찬회장으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구 시가지의 중심에 위치한 감라스탄(Gamla Stan)은 13~19세기에 지어진 건물이 그대로 보존되어 그 중심의 넓은 광장과 조화를 잘 이루며 시민들의 공원과 만남의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아름답고 중후한 중세시대 유럽의 건축물을 관람한 후 우리 일행은 다시 바사 박물관(Vasa Museum)으로 발길을 옮겼다.

침몰 '왕실 전함' 복원·전시 '바사 박물관', 많은 관광객들 붐벼 매년 '큰 수입'...우리도 '거북선' 복원·전시했더라면 '아쉬움'

스톡홀름항에서 침몰한 스웨덴 왕실의 전함인 '바사호'가 전시된 바사 박물관 내부 모습.
스톡홀름항에서 침몰한 스웨덴 왕실의 전함인 '바사호'가 전시된 바사 박물관 내부 모습.

구스타프 2세 시대인 1625년 건조돼 1628년 8월 10일 첫 항해를 하는 순간 스톡홀름항에서 침몰한 스웨덴 왕실의 전함인 바사호가 전시된 이 박물관에는 많은 시민과 관광객 등 인파가 몰렸다. 침몰된 이후 1956년 해양고고학자인 안데스 프란젠(Anders Franzen)에 의해 발견, 1961년 인양된 배는 거의 원형에 가깝게 복원됐다.

이러한 스토리텔링과 역사적 가치를 집적화 한 이 박물관은 스웨덴의 자랑거리이자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하며 막대한 관광수입을 올리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바사호의 선체가 복원돼 전시된 모습.
바사호의 선체가 복원돼 전시된 모습.

이 보다 훨씬 더 훌륭한 우리나라 조선시대의 거북선이 복원되어 전용 박물관에 전시되었더라면 아마 이 보다 더 많은 관광객 유치는 물론 관광수입을 올렸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남기고 발길을 다음 목적지로 돌렸다.

스톡홀름 남쪽에 위치한 '피알가탄 뷰 포인트(Fjällgatan viewpoint)'는 아름다운 스톡홀름의 주요 섬과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라고 한다. 이 말을 들은 우리 일행은 이 곳에서 추억을 사진에 담느라 더욱 바빴다.

스톡홀름 남쪽에 위치한 피알가탄 뷰 포인트(Fjällgatan viewpoint)에서 바라본 도심 풍경들.(사진 위, 아래)
스톡홀름 남쪽에 위치한 피알가탄 뷰 포인트(Fjällgatan viewpoint)에서 바라본 도심 풍경들.(사진 위, 아래)

스톡홀름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 이 곳에서 바라보니 이곳 시민들이 과연 북유럽 최고 도시라는 자부심을 느낄 만도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뷰 포인트에서 많은 추억을 사진에 담은 우리 일행은 아쉬운 이별을 하고 다음 목적지인 핀란드로 향하기 위해 바이킹 크루즈 선착장으로 발길을 재촉했다.(계속) 

/김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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