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여행기] 행복·민주주의·언론자유지수 높은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4개 국가 투어를 마치고(1)
꿈에 그리던 북유럽 4개국 여행을 6박 9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여행 국가들은 모두 언론자유지수와 행복지수, 민주주의지수 등이 세계에서 가장 높게 평가된 곳들이어서 더욱 값진 여행이었다. 인천공항을 출발해 핀란드 헬싱키 공항에 도착 후 다시 덴마크의 코펜하겐을 거쳐 노르웨이 오슬로를 향해 크루즈로 북해를 이동, 노벨평화상 수상식이 이뤄지는 오슬로 시청과 게이랑에르 피요르드, 노드 피요르드, 송달, 폴름 등을 거쳐 오슬로 국립 미술관, 비겔란 조각공원 등을 여행했다.
이어 스웨덴 외레브로를 경유해 수도 스톡홀름의 시청사 전반을 관람하며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매년 전 세계인의 시선을 주목시키는 노벨상이 수여되고 수상자와 가족들이 만찬을 하는 장소로 사용되는 시청은 그동안 100년을 사용해 오고도 앞으로 1,000년을 더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그만큼 철저한 청사 관리를 하고 있는 시청과 시의회 내부는 우리나라 관공서들과는 사뭇 달랐다. 이어 스톡홀름 왕궁과 감라스탄, 바사 박물관, 피말가탄을 여행 후 마지막 여행지인 핀란드를 향해 바이킹호를 타고 발트해를 가르는 크루즈 여행을 했다. 핀란드에서는 수도 헬싱키 대성당과 우스펜스키 사원, 시벨리우스 공원, 암석교회 등을 여행했다.
6박 9일 동안 마주한 곳들 모두 역사·문화적 가치가 소중하지 않은 곳이 없었다. 비록 짧은 일정이긴 했지만 소문대로 복지와 민주의 모범을 보이는 국가들로 손색이 없었다. 처음으로 경험한 크루즈 여행 또한 매우 인상 깊었다. 이번 여행 기간 중 담았던 사진들 중 대표적인 도시 이미지를 나타내주는 사진들만을 선정해 북유럽 4개국 여행기를 8회에 걸쳐 소개하기로 한다. /기자 말
장장 13시간 비행기 타고 도착한 곳, 안데르센 거주 마을...'코펜하겐'에서 마주한 아름다운 동화 속 풍경들

오래 전 기획했던 북유럽 여행은 여름이 끝나갈 무렵이려니 생각했으나 예상과 달리 출발 전까지 푹푹 찌는 날씨가 이어졌다. 전 세계적으로 복지와 민주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서북부 지역에 위치한 나라들의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온난화 시대에 그쪽 나라들은 도대체 어떤 기후 변화를 겪고 있을지 많은 궁금증을 싣고 9월 11일 출발했다.
이번 여행은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4개국을 6박 9일 여행하는 일정이지만 이 기간에 대형 선박에서 2박 일정을 소화하는 크루즈 여행과 현지에서 산악열차와 유람선 체험 등이 포함돼 많은 기대와 설렘이 출발 전부터 호기심을 더욱 자극시켰다.

인천공항을 출발해 꼬박 11시간을 비행해 다음날 도착한 곳은 핀란드 헬싱키 공항이었다. 낯선 핀란드에서의 여행은 뒤로 한 채 다시 비행기를 갈아타고 여행의 첫 목적지인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을 향해 다시 2시간가량 이동했다. 거의 반나절을 허공에서 시간을 보낸 터라 지칠 법도 하건만 안데르센 동화에서 자주 보았던 아름다운 항구 도시에 심취한 나머지 여독도 금세 멀리 사라지는 듯했다. 이곳이 바로 덴마크(Danmark)라는 나라라니 믿기질 않았다.
우리에겐 잘 사는 유럽의 국가들 중 하나로 유럽 덴마크 본토와 그린란드, 페로 제도 등의 많은 섬(영토)으로 구성된 유럽과 북아메리카에 위치한 통합 입헌군주제 국가로 알려진 덴마크의 본토는 독일 북쪽으로 이어진 유틀란트반도와 크고 작은 섬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특히 중심지는 유틀란트반도이고 주변의 섬은 부속도서 같지만 수도 코펜하겐(København, Copenhagen)은 가장 큰 섬인 셸란(Sjælland) 섬에 위치해 있어 우리와는 지리적 요건이 사뭇 달랐다. 흔히 역사, 언어, 문화적인 측면에서 노르웨이, 스웨덴과 함께 스칸디나비아 3국으로 일컬어지며 여기에 핀란드와 아이슬란드까지 포함하여 통상적인 북유럽 국가로 간주된다.
현재는 본토 기준으로 북유럽 국가들 중 가장 영토가 작지만 과거에는 덴마크가 칼마르 동맹의 종주국으로서 이들 국가를 지배했다고 한다. 북유럽 국가 공통의 십자 국기(Nordic cross flag) 역시 덴마크가 원조이며 한때 덴마크의 지배를 받았던 국가들이 덴마크에 영향을 받아 비슷한 국기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행복·민주주의·언론자유지수 세계 상위권인 나라...그 이유 바로 여기에?

대표적인 선진국, 고소득 국가로 꼽히고 정치적 투명도에 있어서도 세계 순위권을 다투는 나라다. '강대국이 아닌 선진국'으로 같은 북유럽 국가들인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역시 유럽의 주요 선진국인 스위스, 네덜란드 등과 함께 가장 먼저 떠올리는 국가이다. 덴마크는 OECD 37개국 중 2024년 행복지수 2위, 2025년 언론자유지수 6위, 2024년 민주주의지수 7위를 기록한 국가다.
우리나라보다 현지 시간이 약 7시간 늦지만 계절은 위치적 특성 때문인지 우리보다 약간 앞서가 벌써 가을 날씨의 전형을 보여주며 우리를 반겨줬다. 코펜하겐은 덴마크어로 '상인의 항구'라는 뜻을 가진 '쾨프마네하픈(Køpmannæhafn)'에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한다. 덴마크의 수도이자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 코펜하겐 인구는 200만명 가량을 유지하고 있다. 덴마크 전체 인구가 600만명이 안 되니 수도권에 인구가 많이 집중된 셈이지만 우리나라 서울 등 인구 밀집 대도시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인구수와 밀도가 적다.
10세기에 형성된 바이킹 어촌 마을인 코펜하겐은 15세기 초부터 덴마크의 수도로 자리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는데 17세기부터 이곳은 기관, 방어시설, 군대와 함께 지역 권력의 중심지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등 르네상스 시대에는 칼마르 연합의 사실상의 수도 역할을 했다. 상인들의 항구답게 바닷가에는 많은 배들이 정박해 있고 유람선들이 수시로 해안을 가로지르며 많은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식당가와 호텔가, 상점들이 즐비하고 서점가와 수많은 여행자들을 위한 휴식처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스칸디나비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덴마크 수도인 이곳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은 역시 동화 작가 안데르센이 실제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한 뉘하운(Nyhavn)이었다. '새로운 항구'란 뜻을 지닌 뉘하운은 청명한 가을 날씨여서 그런지 맑고 깨끗한 이미지로 우리 일행을 맞이해 주었다.
마치 동화 속 마을에 들어선 기분이 들게 한 이곳 도시는 형형색색의 삼각형과 사각형 도형들이 모인 것처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여러 건축물들의 풍경이 마치 그림책 속과 같은 모습을 펼쳐 보이고 있었다. 이곳에서 안데르센은 영감을 얻으며 작품 활동을 했다는 기록과 관련 건물들이 잘 보존돼 있었다.

건물들 사이로 길게 펼쳐진 운하에는 지붕 없는 유람선이 손님들을 가득 싣고 신나게 질주하는 모습들이 이색적이었다. 특히 18세기의 고풍스런 건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운하 사이로 달리는 유람선에서 안데르센의 동화책에 자주 나오던 인어공주 동상과 호수 위에서 노니는 크고 작은 백조들을 실제로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움과 신비로움을 배가시켜주었다.
유람선을 타고 코펜하겐 항구를 출발해 해안가에 둘러싼 건물들이 바다색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으며 우리나라 같은 고층 빌딩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점도 특이했다. 곳곳에는 안데르센 작가와 관련된 스토리텔링이 관광객들의 이목을 사로잡게 한 점도 이채로웠다.
동화 속 아름다운 풍경들, 잘 가꾸고 보존...'인어공주', '미운 아기오리' 등 관광객들과 마주하며 반가운 '인사'

덴마크가 낳은 세계 최고의 동화 작가이긴 하지만 이토록 관광 상품화할 줄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그가 작품 활동을 했다던 건물이며, 주로 영감을 떠올린 해안가며, 그의 작품 속 배경들이 160여년이 흐른 지금도 잘 가꾸어져 있었다. 안데르센하면 대표작으로 <미운 아기오리>, <인어공주>, <벌거숭이임금님>, <엄지공주> 등 수많은 세계 명작을 떠오르게 한다.
그의 많은 작품은 지금도 꾸준히 연극으로, 책으로, 애니메이션으로 부활되고 있을 정도로 덴마크인들의 안데르센에 대한 예찬과 자긍심은 대단하다. 그 중 수도 코펜하겐은 안데르센으로 인한 높은 관광 수입을 내고 있다고 하니 사후 16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의 동화는 현재 진행형이란 말이 절로 나올 만하다.


그의 동화 중 배경이 바로 코펜하겐 도시의 뉘하운 주변 항구였다는 점을 떠올리며 인어공주 동상, 그 주변의 백조들, 많은 상가와 해안가를 따라 건축된 아름다운 건물들을 관람하니 시간가는 줄도 몰랐다. 뿐만 아니라 동화책 속에서만 보아왔던 것 외에 더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더 많은 상상력을 발동시켜주는 마력을 지니고 있었다.(계속)
/김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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