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여행기⑤] 행복·민주주의·언론자유지수 높은 스웨덴 

[전편 여행 기사들] 

④민주주의지수·언론자유지수 '세계 1위' 노르웨이...천혜의 자연환경도 잘 보존, 시민들 자긍심 '대단'

③'노벨 평화상' 수여 오슬로 시청사 거쳐 노르웨이의 보석 '게이랑에르 피요르드' 도착...만년 빙하에서 흐르는 폭포들, 수려한 경관 '선사'

②자전거 타고 출퇴근하는 국회의원들, 비서 1명이 2명 의원실에 근무하는 국회...'민주주의지수' 높은 이유, 여기에 있었네

①안데르센 사후 160년...'관광 상품화' 높은 수입 여전, 동화 속 그대로인 덴마크 '코펜하겐' 어딜 가나 상상력 발동 '원동력'


인접 '노르웨이' 지배했던 스웨덴, 우리나라와 일본 관계 떠오르게...그럼에도 오랜 기간 '중립국'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노르웨이와 덴마크를 마주하며 두 차례 세계대전 중에 중립을 유지해 온 스웨덴은 호수와 바다를 낀 도시가 많기로 유명하다. 
노르웨이와 덴마크를 마주하며 두 차례 세계대전 중에 중립을 유지해 온 스웨덴은 호수와 바다를 낀 도시가 많기로 유명하다. 

북유럽 여행 5일째, 우리 일행은 노르웨이 국경을 넘어 스웨덴을 향했다. 두 나라의 오랜 인연 때문인지 양 국가 국경 지역을 마치 우리나라의 시·군 지역을 넘나들 듯 쉽게 왕래하고 있었다. 다만 국경 지대에 위치한 커다란 휴게실이 있어서 그곳에 잠깐 들른 뒤 다시 목적지를 향했다.

스웨덴은 이번 여행의 중심에 있는 나라다. 앞선 나라들처럼 전체 인구가 우리보다 그리 많지 않았다. 약 1,000만명 수준의 입헌군주제 국가인 스웨덴은 남북 길이 약 1,600km, 동서 길이 약 500km이며, 노르웨이(서쪽과 북서쪽), 핀란드(북동쪽), 보트니아만과 발트해(남동쪽), 북해(남서쪽)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특히 남쪽 끝은 좁은 해협을 사이에 두고 덴마크와 마주하고 있는 나라다.

인종은 거의 단일민족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소수의 핀란드인과 라프족(사미족)이 있고, 주민의 10%는 이민자들이나 그 후손들이라고 한다. 12세기에 핀란드를 정복하고 14세기에는 노르웨이와 덴마크를 통합해 단일 왕국이 된 국가여서 그동안 여행했던 덴마크는 물론 노르웨이 국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나라여서 더욱 기대와 관심이 컸다.

도심 어디에서나 자전거를 파는 상점과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이 많은 스웨덴, 사진은 '외레브로' 도시 거리 모습.
도심 어디에서나 자전거를 파는 상점과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이 많은 스웨덴, 사진은 '외레브로' 도시 거리 모습.

17세기에 스웨덴은 발트 지역에서 가장 강대국으로 떠올랐지만 그 위세는 1700년부터 1721년까지 이뤄진 북방 전쟁에서 패한 뒤 쇠퇴하기 시작해 1809년 입헌군주제가 되었고, 1814년 노르웨이와 통일했으나 1905년 노르웨이의 독립을 승인해 주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노르웨이를 근 100여년 지배한 스웨덴에 도착해보니 마치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계를 떠오르게 했다.

도심 이정표와 시민들의 걷는 모습.
도심 이정표와 시민들의 걷는 모습.

그러나 스웨덴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 기간 동안 중립을 유지할 정도로 국제적으로 중립 위치에서 오랜 기간 존립할 수 있는 나라였다는 점이 여느 나라와는 매우 다르다. 전쟁 후 스웨덴은 국제연합(UN)에 가입했으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회원국이 되는 것은 거부하다 1995년이 되어서야 유럽 연합(EU)에도 가입했을 정도다.

1975년 제정된 새 헌법에서 왕이 공식적인 국가원수의 권한만 갖도록 하는 등 왕의 권력이 축소됐다. 1997년 스웨덴에서는 논란이 되었던 원자력 산업시설이 폐기되기 시작했고 21세기 초에 이르러서야 전자통신과 정보기술 분야에서 유럽의 중심으로 부상했다고 한다. 

'외레브로'에서 하룻밤, 반려견과 산책·쇼핑하는 시민들 많은 이유...'동물복지법'도 선진화 

반려견과 함께 산책 겸 쇼핑하러 가는 시민 모습.
반려견과 함께 산책 겸 쇼핑하러 가는 시민 모습.

우리 일행이 스웨덴에서 처음 들른 곳은 외레브로(Örebro)였다. 수도 스톡홀름(Stockholm)으로 가던 중 이 도시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깨끗한 도시 주변에는 호수와 푸른 초원이 넓게 펼쳐져 아름다운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거리 곳곳에는 자건거를 타는 시민들이 많고, 애견(愛犬)과 함께 걷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개의 천국'이라고 부를 정도로 도시 어디서나 차에서 개와 함께 내려 걷는 모습, 공원에서도 개와 사람이 함께 어울려 노니는 모습은 우리와는 사뭇 다른 모습들이었다. 스웨덴의 애견 문화는 유럽에서도 유명하다고 한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동물복지법이 발달한 스웨덴은 정기적 산책, 놀이 시간, 사회적 교류까지 법적으로 규정돼 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동물복지법이 발달한 스웨덴은 정기적 산책, 놀이 시간, 사회적 교류까지 법적으로 규정돼 있다.

현지인들에 따르면 스웨덴에서는 무엇보다 반려동물을 '소유물'이 아닌 '가족 구성원'으로 여기며 보험 하나 적용 안 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동물복지법이 발달해서 정기적 산책, 놀이 시간, 사회적 교류까지 법적으로 규정돼 있다고 한다.  심지어 반려동물의 심리적 복지 보장까지 제도적으로 마련돼 반려동물을 대하는 인식과 태도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 

이 때문에 대부분 스웨덴 시민들은 반려견과 함께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니즈가 크고 '펫 클럽'과 '펫 호텔' 등이 많아서 맞춤형 트레이닝, 코칭 서비스들을 받을 수 있고 아름다운 자연에서 중·대형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자신에겐 '최고의 가족'이라는 애견과 함께 쇼핑 겸 산책을 하러 나온 한 시민의 모습.
자신에겐 '최고의 가족'이라는 애견과 함께 쇼핑 겸 산책을 하러 나온 한 시민의 모습.

도심 거리에서 만난 한 시민은 차에서 애견과 함께 내리면서 자신에게는 '최고의 가족'이라고 소개하며 자랑했다. '애견과 함께 어디를 가느냐'고 묻자 "산책 겸 쇼핑을 위해 나들이를 하는 중이다"며 "자신을 보호하는 경호 역할도 해준다"고 웃으며 말했다.

도심에서도, 공원에서도 애견과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개를 싫어하며 피하거나 불편한 기색 없이 자연스럽게 반려동물과 사람이 어울려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 부러웠다.

스웨덴 관문 '스톡홀름'...노벨상 시상식·만찬장 시청사, 내부는 어떤 모습일까?

스웨덴의 관문인 스톡홀름 도심 전경.
스웨덴의 관문인 스톡홀름 도심 전경.

다음 날 아침 일찍 외레브로를 출발해 스웨덴의 수도인 스톡홀름에 도착 후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시청사였다. 이 곳은 매년 12월 노벨상이 수여되는 곳이다. 시상식장 및 만찬장이 있는 곳이어서 더욱 큰 기대를 갖게 했다. 

스웨덴의 수도이자 관문인 스톡홀름은 발틱해와 마라렌(Malaren) 호수가 만나는 곳에 14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물 위에 도시가 세워져 있어 ‘물 위의 아름다움’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곳 답게 물이 도시 곳곳을 흐르고 어디에서나 호수를 볼 수 있어서 무척 아름다웠다.

스톡홀름 시청사 주변의 아름다운 광장 모습.

자연환경이 깨끗해 도시 한 가운데서도 수영을 하고 낚시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수많은 섬들로 에워 싸인 스톡홀름은 60여개의 박물관이 있어서 어디에서도 스웨덴의 역사를 볼 수 있고, 왕족이 살았던 도시 주변은 성과 아름다운 마을로 가득하며 호수와 바다가 만나는 특이한 지형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 볼 거리가 풍성했다.(계속) 

/김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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