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후 쌤의 대입전략 : 수시 면접 잘 보는 요령
수시 원서접수가 끝났다. 자소서도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마감됐다. 이제는 면접을 준비할 때다. 자소서는 글쓰기고 면접은 말하기다. 자기 생각을 적으면 말이 되고, 발화하면 말이 된다. 따라서 자소서와 면접은 함께 준비하고 연습해야 한다. 자소서를 쓰면서 면접을 고민해야 하고, 면접 연습을 하면서 자소서의 내용을 고민해야 한다. 학생부위주전형 면접은 교사∙친구들과 협업을 한다면 더욱더 효과적이다. 그런데 의외로 학생들이 논술∙적성과 달리 면접을 쉽게 생각하고 준비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서류 100’ 전형이 늘면서 면접을 안 보는 대학도 있지만, 학생부위주전형에서는 대부분 면접을 치르기 때문에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수시모집 면접고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 등 서류를 평가하는 ‘서류 기반 면접’과 논술처럼 제시문이 주어지는 ‘제시문 기반 면접’이 있다. 최근에는 대부분 대학이 서류 기반 면접을 보기 때문에 학교에서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 학생부위주전형에서는 주로 지원자 1명에 입학사정관과 학과 교수 등 2~3명의 면접관이 평가하는 다대일 면접이 일반적인데 15분 내외가 소요된다. 다대일 면접은 여러 명으로부터 질문을 받기 때문에 긴장감과 압박감이 크다. 서울대 일반전형, 연세대 면접형, 고려대 학교추천Ⅰ,Ⅱ∙일반전형 등은 제시문 기반 면접을 보기 때문에 서류 기반 면접과 더불어 대학이 요구하는 면접 유형을 대비해야 한다. 지난해 연세대 면접형 서류 기반 면접에서는 ‘3년간 열심히 한 학교 활동, 자기소개서 활동 중 가장 인상 깊은 활동, 동아리 활동 중 어려운 점’ 등을 물었다. 제시문 기반 면접에서는 지역별 출산율 그래프와 맞벌이 가구의 소득별 출산율 그래프를 주고 원인과 해결방안을 물었다.
일부 대학에서는 ‘시사 이슈’와 연관 지어 전공지식을 묻기도 한다. 예컨대사회복지학과(공공부조), 환경공학과∙에너지공학과∙원자력공학과(미세플라스틱/대체에너지/탈원전), 군사학과∙부사관학과∙사이버국방학과(사드배치/북한 핵∙미사일 도발/전시작전환수권), 컴퓨터공학과∙소프트웨어공학과∙게임공학과(알파고와 이세돌/인공지능(AI)/가상현실(VR)/포켓몬 열풍과 증강현실), 지리학과∙지리교육과(지진 공포), 화학과∙화학공학과(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건/살충제 달걀)’, 기계공학과∙로봇공학과∙자동차과(자율주행자동차), 사회학과(세월호 침몰 사고/혼밥∙혼술 혼자의 시대), 법학과(청탁금지법/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경영학과∙경제학과(가상화폐/프랜차이즈 갑질 논란/종교인 과세/비정규직 정규직 전환/담뱃값 인하), 특수교육과(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논란), 사범대∙교대(교원 임용절벽/학교 폭력 증가), 사학과∙역사교육과(국정교과서 폐지/일본의 역사 왜곡), 신문방송학과(가짜 뉴스)등의 문제 형태다.
찬반 주장형에 대한 답변은 ‘주장 – 근거 – 사례’ 형식으로 답변하는 것이 논리적이고 길게 말하는 방법이다. 원자력발전소 찬반 논쟁을 물었다면, ‘주장(저는 원자력발전소를 이용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근거(왜냐하면, 전력을 얻고 나서 생기는 핵폐기물의 처리문제 때문입니다). 사례(원자력 발전소는 환경 문제로 독일 등 선진국에서 감소하고 있습니다).’ 식으로 말하면 된다. 사례가 없으면 부연 설명을 해주면 된다. 면접 합격의 핵심은 첫 번째 질문에 대한 즉각적인 답변이 아니라 예상되는 반론에 대한 재반론까지 추가질문에 대한 명료한 답변에 달려 있다.
면접의 핵심은 질문의 요구사항을 또박또박 모두 말하고 해결하는 데 있다.
주장을 두괄식으로 말해야 하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답변을 짧게 하라는 것이 아니다. 한 문항 당 답변 시간은 1분 30초에서 2분이 적당하다. 또한, 질문에 대해 말문이 막히는 현상은 준비 부족이 원인이다. 콘텐츠가 있어야 길게 답변할 수 있는 것이다. 대학∙학과 홈페이지의 내용을 숙지하고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의 기출문제를 참고하여 모의면접을 반복하는 것이 면접 고득점의 비결임을 명심하자.
면접은 단기간 준비가 어렵기 때문에 단위학교에서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도교사는 담임교사로 국한해서는 안 된다. 담임교사와 과목별 교사의 협업과 팀티칭이 필수이다. 먼저 학생부·자소서·상담기록 등 학생 자료를 꼼꼼히 검토한 뒤 학생과 자주 만나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그 뒤 모의면접을 통해 실전연습을 해야 한다. 교사들과 모의면접을 한 뒤에는 학생들도 면접관으로 참여시켜 연습을 하면 효율적이다. 모의면접 상황은 동영상으로 촬영해 피드백을 해야 한다. 지도교사는 면접 뒤 말투, 용어 선택, 시선 처리, 자세 및 태도 등 학생의 약점을 몇 가지 지적하여 개선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좋다. 자연계 면접의 경우 수학·과학 관련 교과서 대단원·소단원 학습목표를 숙지하고, 학습활동 문제풀이를 하면 도움이 된다.
면접 화법은 이렇게!
학생부위주전형 면접은 학생부, 자소서 등의 서류를 확인하는 서류 기반 면접이므로 화법 즉, 말하기에 대한 연습이 필수다. 그런데 의외로 학생들이 자소서와 달리 면접을 쉽게 생각하고 준비를 소홀히 한다.
대입 면접 화법의 기본은 두괄식으로 결론(주장, 요지)을 전진 배치하는 방식이다. 중심문장을 간결하게 말하고 뒷받침문장으로 부연 설명하면 된다. 너무 짧게 답변하기 보다는 1분 30초 정도의 분량이 적당하다. 두괄식으로 핵심 내용을 말한 후 그러고 나서 앞으로 가르침을 받게 될 교수님이라고 마음 편하게 생각하고 ‘Small Talk’ 즉, 수다를 떨자. 두괄식 말하기는 평가자 위주의 말하기 전략이다. 두괄식 말하기야 말로 ‘상대(평가자)’를 배려하는 친절한 말하기 방식이다.
‘나열 병렬형’ 대답이 필요할 때는 가장 중요한 답을 먼저 말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지원한 동기를 첫째..., 둘째..., 셋째... 순으로 말하고, 가장 중요한 내용을 첫째에 대답해야 평가자가 임팩트 있게 기억한다. 인간은 먼저 들어온 정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버릇 때문이다. 지식을 측정하는 ‘설명형’ 문제는 정의나 개념 등 문제의 핵심을 단답형으로 짧게 대답한 후 구체적으로 사례를 들거나 부연 설명한다. ‘의견 주장형’ 문제는 주장을 정확하게 먼저 밝히고 주장의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저는 ...라고 생각합니다. 또는 저는 ...를 찬성(반대)합니다. 그 이유는(또는 왜냐하면) ...입니다.’ 식으로 답변하면 된다. 근거는 ‘-은/-는 ...것 같습니다.’와 같이 추측하는 표현 대신 ‘-은/-는 ...입니다.’와 같은 확실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어떤 주장을 선택하든 평가자는 반대 의견에 서서 지원자의 논리를 공박할 것이다. 이때 당황하지 말고 차근차근 평가자 논리의 문제점을 반박하거나, 자신의 주장을 옹호해야 한다.
특히 시사 이슈는 지원자의 가치 판단인 주장을 평가하지 않고 근거의 정합성을 따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저는 원자력발전소를 이용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왜냐하면, 전력을 얻고 나서 생기는 핵폐기물의 처리문제 때문입니다.’라고 주장을 편 경우 감점을 주고, 그 반대의 경우에 가점을 주지는 않는다. 여기에 더하여 ‘원자력 발전소는 환경 문제로 독일 등 선진국에서 감소하고 있습니다.’와 같이 사례를 제시하면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즉, ‘주장 – 근거 – 사례’ 말하기 방식은 논리적으로 길게 말하는 매우 유용한 면접 화법이므로 외워서 숙달할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학생부위주전형 면접평가에서는 질문에 대한 정답만을 기대하는 게 아니다. 수험생의 논리적 사고력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과정 중심적인 평가를 중시한다. 양비론∙양시론이나 절충형 대답은 주의해야 한다. 평가자는 자기 생각이 분명한 학생을 선호한다. 다만 토론 면접 또는 제시문 기반 면접에서 본인의 처음 주장을 끝까지 고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의 합리적 의견을 받아들여 생각을 확장하는 유연한 사고도 중요하다.
집요하게 약점을 파고드는 압박면접은 일단 평가자의 말을 긍정하고,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YB 화법’(Yes~ But~)이 유용하다. 하지만 모의면접을 하다 보면 학생들은 부정적인 ‘NB 화법’(No~ Because~)을 주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기계공학과 지원자에게 평가자가 “물리Ⅱ 성적이 좋지 않네요?”라고 질문 했다면, “네, 제가 물리Ⅱ 성적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라고 인정한 뒤, “하지만 학교 물리Ⅱ 선택반이 한 반뿐이라 상위 등급을 받는 게 어려웠습니다”라고 대답을 하면 좋다. 평가자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고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세련된 화법이다.
평가자가 구체적으로 물으면 추상화해서 답하고, 추상적으로 물으면 구체적으로 또박또박 명확하게 답변한다. 꾸미거나 거짓으로 대답하기보다는 질문의도를 파악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목소리가 너무 낮으면 지루하고, 목소리가 너무 높으면 듣기 불편하다. 끝까지 큰 소리로 말하면 소음일 수도 있지만 자신감 있게 큰 소리로 말할 것을 권한다. 말의 끝을 흐리면서 작아지는 목소리는 좋지 못하다. 목소리의 고저는 계이름 ‘미’ 톤이 좋다고 하지만 강조해야 할 내용이라면 ‘솔’ 톤도 좋다.
추상적이고 막연한 대답, 상투적인 대답은 지양하고 구체적으로 답변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나열하라는 뜻이 아니다. 구체적 사례를 들어 활동중심보다는 역량중심으로 구체적으로 대답해야 한다. 이때 인터넷 유행어, 비속어, 은어 등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평가자의 질문을 ‘주어‘로 삼아 대답하면 질문의 핵심을 놓치지 않게 된다. 예를 들어 ’경영학과에 지원한 동기가 무엇인가요?‘라고 질문을 받은 경우, ’제가 경영학과에 지원한 동기는 ...때문입니다.‘라고 질문을 주어로 삼아 대답하는 방식이다. 지원자는 질문을 되새기며 말할 수 있고, 평가자는 지원자의 말하는 방식이 논리적이라고 판단한다. 간단하지만 유용한 면접 화법이다.
면접, 비언어적 요소 준비는 이렇게!
사람의 첫인상을 판단하는 데는 3초도 채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 3초를 결정하는 데 가장 큰 요소는 무엇일까? UCLA 교수 알버트 메러비안(Albert Mehrabian)은 의사소통을 할 때 목소리, 얼굴 표정 같은 비언어적 요소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면접에서의 화법은 언어적 요소와 비언어적 요소로 나뉜다. 첫인상에 대한 평가는 비언어적 요소인 시각적 요소 55%(표정 35%, 태도 20%), 청각적 요소(목소리 38%) 그리고 언어적 요소(말의 내용 7%)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즉, 면접 시 비언어적 요소들에 의해 대화의 내용이 93% 전달되는 것이다. 면접 준비를 열심히 한 학생들에게는 맥이 빠질 수 있는 얘기지만 웃는 모습과 부드러운 눈빛 등이 당락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임을 명심해야 한다. 언어적 요소인 화법과 마찬가지로 비언어적 요소도 준비가 가능하니 실망할 필요는 없다.
먼저 부드러운 첫인상을 만드는 연습을 지속해서 하자. 부드러운 표정과 입가에 가벼운 미소가 좋다. 그렇다고 억지 미소는 오히려 더 어색할 수 있다. 지나치게 웃을 필요는 없지만 편안한 표정은 꼭 유지해야 한다. 얼굴이 굳은 것 같을 때는 중간 중간에 고개를 끄덕이는 행동을 보여 면접관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좋다.
학생들이 면접에서 쉽게 범하는 실수가 시선 처리다.
면접을 보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시선을 땅에 떨구거나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경우가 있다. 자신감이나 예의가 없는 사람으로 비춰질 수 있다. 다대일 면접의 경우 보통 두세 명의 면접관이 면접장에 들어온다. 이때 본인에게 질문한 면접관에게 눈맞춤(EYE CONTACT)을 유지하되 지나치게 응시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질문하는 면접관의 눈을 계속 마주보는 것이 부담되면, 면접관의 미간, 인중, 넥타이 매듭 쪽을 보아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앉는 자세는 의자 등받이에 등을 대지 말고 허리, 가슴, 머리로 이어지는 중심 라인이 당당하게 곧추선 바른 자세로 앉아야 한다. 두 손은 힘을 뺀 상태로 손바닥을 아래쪽으로 해서 무릎 위에 놓는다. 다리는 편하게 모으되 반드시 붙일 필요는 없다. 한숨 쉬기, 코 훌쩍이기, 손이나 머리 만지기, 다리 떨기, 시계 보기 등 불필요한 행동은 절대로 삼가야 한다. 강조할 내용에서 제스처는 좋지만 불필요한 제스처는 다소 과해 보일 수 있다. 손은 손바닥을 펴서 배꼽 위에서 가슴 아래에서만 움직이는 것이 좋다.
인사는 공손하고 바르게 해야 하고, 나갈 때도 인사하는 것을 잊지 말자.
인사하는 단계는 ‘EYE CONTACT & SMILE’, ‘인사말 후 상체 숙이기(인사말과 행동을 동시에 하지 말자)’, ‘1초 정도 잠시 멈춤’, ‘천천히 일어나면서 다시 한 번 EYE CONTACT & SMILE’ 순서를 따르면 된다. 망설임이 느껴지는 인사, 귀찮아하며 건네는 성의 없는 인사, 말로만 하는 인사, 고개만 까딱하는 인사, 무표정한 인사, 눈을 마주치지 않고 하는 인사는 지양해야 한다.
면접 당일 복장은 학생답지 않은 복장과 액세서리는 삼가야 한다. 학교를 유추할 수 있는 교복과 표식은 착용 불가다. 면접관이 면접자의 표정에 집중할 수 있는 차분한 복장이 좋다. 헤어스타일은 얼굴을 가리지 않고 잘 정리되어 있어야 하며, 화장과 귀걸이 등은 피해야 한다. 첫인상에서 복장이 상대방에게 주는 신뢰감과 설득력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튀어 보이는 개성적인 복장보다는 보수적인 스타일을 권한다.
앞서 언급했듯 메러비안의 연구에 따르면 첫인상을 결정짓는 요소 중에 용모나 복장, 표정 등 눈으로 보이는 시각적 요소가 55%나 차지하는 것을 절대 잊지 말자. 다음은 밝은 톤의 목소리, 정확한 발음 등의 청각적인 요소가 차지하며, 말의 내용은 7%에 불과하다고 한다.
따라서 친구들과 모의면접을 하며 정확한 발음과 끊어 읽기 등을 지속해서 연습해야 한다. 단락이 바뀔 때, 쉼표와 마침표가 있을 때, 이어주는 말 뒤에(그리고, 그러나 등), 순서를 나타내는 말 뒤에(첫째, 둘째, 셋째, 끝으로 등), 중심 단어와 강조할 내용 앞에서, 내용상 의미 묶음 단위(주어와 서술어, 부사어와 서술어, 관형어와 체언 등) 앞에서 끊어 읽는 연습을 계속 해야 한다. 다만, 남학생의 경우 이어서 말하지 못하고 툭툭 끊어서 말하는 경우가 많다. 말하기 호흡 연습이 안 돼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안정적 호흡은 1회 호흡으로 40음절 정도를 소화해야 한다. 시조가 45자 내외이므로 시조 한 수를 1회 호흡으로 연습하면 도움이 많이 된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면접에서 언어적 요소도 중요하지만 자세, 손짓이나 몸짓, 표정 등의 비언어적 요소도 중요하다. 비언어적 요소는 충분히 교정이 가능하다. 태도가 말을 한다는 점 명심하자. <사람과 언론> 제3호(2018 겨울).
/최승후(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대학별고사 연구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