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진단

“전북, 전국체전 사실상 꼴찌...어쩌다 이렇게”
“전북선수단 연속 초라한 성적, 사후약방문 처방 이제 그만”
"빈수레가 요란하다더니 민간체육회장 구호만 요란, 사실상 꼴찌"
전북이 전국체전에서 올해도 하위권 성적을 거두며 지난해에 이어 약체임이 다시 입증되자 '자존심 상한다'는 볼멘소리가 높다. 과거 최고 3위의 상위권 성적을 거두었던 전북 체육의 명성을 되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하지만 현실은 초라하기만 하다.
17개 시·도 중 13위, 지난해 이어 계속 하위권...’전북 체육‘ 위상 곤두박질

국내 최대의 스포츠 종합경기대회 ’제104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가 19일 오후 6시 목포종합경기장에서 폐회식을 갖고 7일간의 대회 일정을 마무리한 가운데 전북은 금메달 43개와 은메달 48개, 동메달 77개 등 총 168개의 메달을 획득해 종합 13위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해 14위에서 1단계 상승한 성적이지만 전국 17개 시·도 중 시를 제외한 도 중에서는 사실상 꼴찌나 다름 없는 성적이어서 민간체육회장 체제로 전환된 이후 전북 체육의 위상이 계속 실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전국체전에서 시·도별 종합순위로는 경기도가 금메달 147개 등 메달 합계 424개, 총득점 6만 4,856점을 기록하여 종합우승을 차지하였으며 이어서 서울특별시가 금메달 101개 등 5만 3,042점으로 종합 2위, 경상북도가 금메달 91개 등 5만 1,445점으로 종합 3위에 올랐다.
전북 선수단은 정강선 체육회장을 단장으로, 선수와 임원 등 모두 1,712명이 출전했으나 총득점 3만 1,451점으로 지난해 종합 14위에서 올해도 겨우 1단계 상승한 13위의 하위권에 그쳐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론'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대전과 울산, 제주, 세종을 제외하면 사실상 최하위로 지난해에 이어 연속 성적이 부진한 것은 민간체육회장 체제에서 전문체육 활성화 등 체육 발전을 등한시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해에도 전북은 전국체전 종합 14위라는 역대 최악의 성적에도 불구하고 누구 한 사람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거센 비난을 받았다. 그런데 올해도 저조한 성적을 드러낸 모습에 전북 체육의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비위로 잦은 구설 전북체육회, 연간 200억여원 전북도 지원 불구 '방만 운영' 지적
게다가 전북체육회는 선출직 민간체육회장 체제 이후 각종 비위와 방만한 운영이 자주 도마 위에 올라 끊임없이 개혁과 혁신을 요구받고 있음에도 개선은 요원한 실정이다. 지난 7월에는 임기 4년을 앞둔 신준섭 사무처장이 전북도의원과 갈등을 빚다가 도중 하차함으로써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그동안 신 전 사무처장은 윤영숙(익산 3) 도의원에게 갑질과 외압·청탁 등을 받았다고 주장해 갈등과 마찰을 빚다가 결국 사퇴로 이어졌으나 후유증이 여전히 남아 있다. 윤 의원은 지난 1월 익산의 한 소고기 음식점에서 신 전 사무처장을 비롯해 스포츠용품업체 대표 A씨와 함께 식사를 한 후 한 달여 뒤 전북체육회는 동석했던 업체로부터 개당 3만원의 체중계 500개(1,500만원 상당)를 구입해 논란이 확산됐다.
이 외에도 한해 200여억원의 보조금을 받아 운영되는 전북체육회가 민선 2기에 들어서도 부실·방만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자율성이 커진 반면 회계관리와 수익금 운영 등에 문제점을 잇따라 드러내는 등 관리 감독까지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북도의회에 따르면 전북체육회가 전북도로부터 받은 지난해 주요 감사 지적 사항으로는 ▲체육회 임원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수의계약 한 것도 모자라 마치 무상으로 봉사해준 것처럼 체육회가 나서서 허위 홍보자료를 작성·배포한 점 ▲B연맹 회장이 연맹 소속 도 대표 선수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행위 ▲체육회 자체 수입을 목적에 맞지 않게 방만하게 집행한 점 등이 있다.
전북도 위탁·보조기관 중 가장 ’낮은 등급‘...전국체전 ’3위‘에서 계속 '나락'으로

이처럼 전북체육회는 전국체전 연속 하위권 외에도 올해 전북도 위탁·보조기관에 대한 경영효율화 점검 결과에서도 6개 기관 중 가장 낮은 '다등급'을 받았다. 앞서 2021년 경영평가에서도 전북체육회는 최하위 성적을 받는 등 전 기획조정본부장 부당 해임에 따른 여파로 잇단 구설에 오른 바 있다.
따라서 전북도는 예산만 지원한 채 뒷짐을 질 게 아니라 전북체육회를 보다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전국 성적은 초라하면서 체육회 안팎에서는 시끄러운 잡음만 연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전국체전에서 민간체육회장 이전에는 오히려 성적이 좋았던 요인도 이러한 비판과 지적이 더욱 커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
전북은 1980년 이후 지금까지 가장 높은 순위가 3위로 나타났다. 전북에서 대회가 개최됐던 1991년 제72회 대회와 1994년 광주시에서 개최됐던 제74회 대회, 2003년 전북에서 개최됐던 제84회 대회, 2018년 전북에서 개최됐던 제99회 대회에서 각각 3위를 차지해 가장 높은 순위로 기록됐다.
"뼈를 깎는 성찰·분골쇄신해야" 비판
하지만 전북지역에서 전국체전을 개최할 때 상위 성적을 거둔 것을 제외하고는 다른 지역에서 개최한 체전에서는 상위권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지방자치단체장이 겸직하던 체육회장이 민간으로 이양된 이후 열린 전국체전에서 성적이 기대와는 달리 계속 하위권을 기록한 데 대한 실망감이 크다.
도민들 사이에는 “선거철만 되면 '잘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전국체전에 막상 나가며 성적이 초라하기만 하니 도무지 자존심 상하고 체육회를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며 “막대한 혈세를 지원하는 전북도는 감독과 관리를 보다 철저히 하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전북체육회의 뼈를 깎는 성찰과 분골쇄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비등하다.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