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중의 자전거 이야기(24)

자전거 도로를 만들었더니 영업이 훨씬 잘된다고 증명하고 있는 뉴욕, 그들은 어떻게 자전거 도시를 만들어 가고 있는가?
필자를 포함한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미국은 자동차의 나라, 자동차의 도시라 여긴다. 일찍이 포드자동차가 자동화된 생산시스템을 구축한 이후 미국은 세계 자동차 산업의 핵이 되어왔다. 우리가 미국의 도로를 연상하는 장면은 딱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엄청나게 넓게 펼쳐져있는 도로와 그 위를 가득 메운 자동차들이다. 다른 하나는 끝없이 펼쳐져있는 한적한 시골 고속도로와 가끔씩 등장하는 그 위의 자동차의 한적한 시골 고속도로의 모습이다. 미디어에서 자주 등장하는 우리가 그리는 미국의 모습이다. 둘 다 맞다.
이는 통계로도 입증된다. 미국은 전체 인구 3억 3천만 명가량의 인구가 2억 7천만 대의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다. 운전면허 취득이 가능한 인구 대부분이 차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엄청난 인구와 그만큼 엄청난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은 주차장 보유부문에서도 그 어떤 나라를 압도한다. 2억 7천만 대의 자동차의 일상을 유지토록 하기 위해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주차장은 20억대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략 1대당 6.7면의 주차장을 가지고 있다.(우리의 경우 아파트 주차장을 포함해 1대당 1면이 채 안 되는 도시가 많다)
또 다른 하나의 사실을 환기시켜 보겠다. 비교하기가 쉽게 서울과 뉴욕, 파리 사람들의 일상적 이동수단에서 자동차와 대중교통, 또는 보행 및 자전거등 기타의 부문이 차지하는 수송분담과 자동차 보유 등에서는 어떤 차이가 보일까?
서울의 경우 자동차 보유비율이 가구당 0.35대가량이라고 한다. 세집이 한 대의 차를 보유하고 있다. 뉴욕은 0.28대로 서울과 현저하게 차이를 보인다. 그럼 전주는 0.45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경향은 지방의 소도시로 갈수록 심화되어 0.6대를 넘는 경우가 많다. 여기까지 이야기하면 경향이 보일까? 대도시일수록 자동차의 보유와 일상적 이동에서 활용하는 비중이 낮고 대중교통 등의 기타 수단이 활성화되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언젠가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전주는 서울이나 뉴욕만큼 교통이 막힐 때까지 기다려야만 자전거에 눈을 뜨게 될까요?’라는 웃픈 체념과 같은 탄식을 내뱉는 지인을 본 적 있다. 이런데 대한 문제의식을 가져온 사람들은 이런 현실을 잘 알고 있지만 이는 현실이다. 대도시나 혼잡할 것으로 여겨지는 도시일수록 대중교통 등 ‘비로소 자동차로부터 벗어난’ 새로운 이동수단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크다. 그리고 이는 관심과 노력을 넘어 실제로 구현되고 있다.
필자는 유럽과 달리 지독하게 자동차사랑이 몸에 밴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사회의 자전거에 대한 노력에 대해 눈길을 두어 오지 않았다. 간간이 전해지는 미국사회의 노력에 대해 접해오긴 했지만 ‘미국이 그럴 리가?’라고 치부해버리곤 했었다. ‘그래도 우리가 미국보다는 빠르게 바뀌지 않겠어?’라는 낙관 섞인 전망까지 곁들여지곤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미국사회에서 도시마다 펼쳐지고 있는 많은 노력의 실체를 접하고서는 이런 생각을 완벽하게 거둬들이고 있다. ‘미국이 우리보다는 훨씬 빠르게 달라질 것’이라는 수정된 판단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넘친다.
데이터로써 효용성을 입증하고 설득해 가는 미국사람들의 접근법
아래는 뉴욕시 교통국이 2008년경에 연구한 자료의 일부이다. ‘자동차 위주로 짜인 기존의 교통체계망의 한계를 넘어서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뉴욕의 답’은 ‘지속 가능성’이었다. 보행자와 자전거 등 지속 가능한 수단으로 도시를 바꾸기 위한 노력들이 체계화되어 그를 데이터를 통해 입증하며 도시민들을 설득하는 방법론을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테면 자영업자들이 모여 있는 상가 밀집지역에 가서 ‘이 거리에서의 훌륭한 서비스나 물품을 소비해 줄 사람들은 지나가는 자동차 운전자들이 아니라 자전거 이용자들입니다’와 같은 문제를 환기시킨 것이다. 과연 그렇게 했더니 ‘장사가 더 잘 되더라’는 것들을 수치로써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이런 노력은 서서히 힘을 발휘하게 되는데 차츰 증명하고 설득당하는 시 당국과 상가 주인들 간의 입장에도 변화가 만들어진다. 이를테면 상가 주인들의 연합체인 BID 등이 먼저 나서서 ‘보행자 친화거리’ 조성을 요구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래는 이런 연구방법론(세금징수 및 매출액 변화 등의 데이터와 비교지점등과의 입체적 비교분석 등)을 통해 분석된 7개의 장소중 하나로써, 논문에서 소개하고 있는 부분을 옮겨(인용)온 것이다.


시행: 2008년 7월 31일 – 2008년 10월 30일
맥락: Ninth Avenue는 맨해튼의 주요 남쪽 도로입니다. 맨해튼 서쪽에 있는 첼시와 미드타운 사우스 인근을 통과하며 4개의 차선과 양쪽에 연석 주차장이 있는 일방통행 도로입니다. 주행 차선과 주차 차선이 결합되어 폭이 70 피트인 도로가 생겨 보행자가 건너려고 할 때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9번가의 이 구간에 대한 개선은 2007년에 완료된 W. 14번가와 W. 23번가 사이의 이전 변경 사항에 이어 기존 자전거 네트워크를 확장했습니다.
목표:
1. 모든 사용자에게 안전하고 편안한 경험 제공
2. 모든 수준의 사이클리스트를 위한 고품질 경험
3. 안전하고 쾌적한 보행자 경험
4. 선회 차량을 위한 깨끗하고 안전한 공간 제공
접근하다:
• 횡단면 수정 - 한 주행 차선을 용도 변경하여 주차 보호 자전거 도로와 좌회전 차선을 설치했습니다. 노상 주차가 유지되었고 서쪽으로 향하는 도로에 좌회전 차선이 추가되었습니다.
• 자전거 신호등 – 모든 교차로에 전용 차량 회전 차선과 별도의 자전거 신호 단계가 추가되어 자전거/차량 회전 충돌을 줄였습니다.
• 보행자 안전/편안함 – 횡단 거리를 줄이고 회랑의 미학을 향상하기 위해 조경된 보행자 안전 섬이 추가되었습니다.

결과: 이 구간의 경제적 성과는 개선 완료 후 3년 동안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추세가 기준 기간 동안 이미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개선 후 2년 차와 3년 차 모두에서 회랑을 따른 판매는 자치구와 모든 비교 사이트를 쉽게 앞질렀습니다. 또한 연구 기간 동안 판매 데이터를 보고하는 기업의 수가 증가하여 새로운 기업이 해당 지역에 진입하여 판매 증가에 기여했을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지역 기업에 대한 혜택은 보다 친환경적인 거리 풍경, 짧은 건널목 및 부상 감소로 보완되었습니다.


요약: 거리 개선에 대한 Complete Street 접근 방식의 성공에 대한 또 다른 예를 제공하는 Ninth Avenue의 이 부분은 자치구와 모든 비교 사이트를 넘어 경제적 성공을 경험했습니다. 주차 보호 자전거 도로, 향상된 가로 경관, 보행자 안전 및 개선된 교통 흐름이 모두 이 거리를 따라 달성되었으며 경제 활력도 향상되었습니다.
<참고> 이 논문 전체 번역문은 아래 블로그에 소개돼 있다.
https://blog.naver.com/maisan2006/223177182035
/김길중(자전거 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