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중의 자전거 이야기(26)

국외자아닌 국외자들이 바라본 혁신동에서의 실험에 대한 기대와 시선
전주시 혁신동 주민들이 아니면서 이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지거나 조력자였던, 국외자이지만 국외자만이 아닌 사람들은 어떻게 봤을까? 자전거 원정대원으로 유럽 공무연수를 함께 했던 최서연 전주시의원(금암, 진북, 인후)은 다음과 같이 의견을 밝혔다.
“유럽에서 돌아오면서 다소 막막함이 있었어요. 수십 년에 걸쳐 이룬 그들의 현재에 언제 어떻게 도달할 수 있을지에 관한 부러움 한 편의 막막함이지요. 혁신동 주민들의 노력에서 매우 밝은 가능성을 찾게 된 것 같아요. 전주시를 한꺼번에 바꾸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혁신도시에서의 접근은 여러모로 다른 측면이 있고 가능성도 높다고 보입니다. 가장 주목하는 것은 혁신도시에서의 성공적 진행이 전주라는 범위에서의 확대될 수 있는 전초기지로써 가능하다고 보는 점입니다. 혁신동에서의 실험에 대해 아낌없는 응원과 뒷받침이 이뤄지도록 시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최대한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에요. 더불어 인프라를 바꾸는 문제는 어렵고 느리지만 꼼꼼히 챙겨보겠습니다.”


챌린지를 주관했던 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박이슬 팀장은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어서 기뻤어요’라는 일성으로 개인적인 평가를 보태며 기대감을 엿보이기도 했다.
“몇 가지 미흡했던 점이 있었지만 주민들 스스로 조직을 만들고 일련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시도 자체가 전무후무하게 여겨지거든요. 모인 주민들을 보면서 신나더군요. 이번에 참여한 주민들과 함께 이를 도와줄 외부의 네트워크가 잘 협력해 나가면서 평가를 잘해보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내년을 준비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진행되는 모습으로까지 발전하게 된다면 본질적으로 도시의 변화가 시민들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명제를 입증하는 것이라고도 여깁니다. 더 많은 주민들의 참여를 통해 혁신동에서의 훈훈한 바람이 일 것으로 보여요.“
이 행사를 지켜본 전주시 혁신동의 서세현 동장의 진단은 어땠을까?
“처음부터 쭉 참여하면서 지켜봤어요. 애초 준비된 사업이 아니었는데 주민들의 참여가 제대로 이뤄질지에 관한 조바심이 나더라고요. 근데 저도 많이 놀랐습니다. 적지 않은 주민들이 자전거와 혁신 동이라는 주제로 진지하게 공부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당초의 우려는 거두었습니다. 보다 많은 주민들에게 알려져 이번보다 훨씬 많은 주민들의 참여가 이뤄졌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이번 일이 정례화되고 정착해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참여하는 주민들의 표정을 잘 살펴봤는데 즐거워들 하시더라고요.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자전거를 굴려가며 동네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데 즐거움이 듬뿍 묻어있더군요.”
정의당의 허옥희 전 전주시의원은 다음과 같은 평가를 내렸다.
“보통 지역구에 시의원이 복수로 계시잖아요? 같은 당 소속이지만 어느 의원이 나서 하는 일에 협조적인 경우를 잘 못 봤어요. 서로를 경쟁자로 생각해서일까요? 이번에 보니 시의원 세분과 도의원, 국회의원까지 한마음으로 만들어 가는 모습을 봤어요. 마땅히 박수받을 일입니다. 주민과 외부의 전문가들이 매우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문제 해결의 설루션을 찾아 나선 과정이 신선했어요. 올해 혁신동에 여러 번 가봤는데 많은 주민들이 참석해 진지하게 경청하고 질문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 평가하고 다듬어 지속해 가는 프로그램으로 정착하게 되면 모범적인 생활정치의 사례를 만들어 나가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개인적인 이해관계에 머무른 민원해결사 수준을 넘어 ‘나와 우리, 그리고 동네와 도시’라는 폭넓은 생활정치의 공간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민과 함께 지역의 의제를 찾아내고 만들어 가는 것, 생활정치가 담아야 할 모습일 것이다. 공적 목적으로 비용을 보전받아 다녀온다면 시민들의 이익이 되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마중물이 되어야 할 것이다. 글머리에서 말한 정치의 효능감과 역할을 두어 달간의 혁신동에서 진행된 일련의 과정에서 되돌아볼만하다 여긴다. 사실은 두 달이 아니라 1년이 넘는 대장정에 해당하며 이 일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 말할 수 있다.
/김길중(자전거 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