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화 칼럼
1.
'종합경기장 이전 및 복합단지 개발사업 변경계획 동의안'이 결국 전주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예상했던 대로다. 거칠게 얘기하면, 지금 협약안으로 '컨벤션센터 낙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는 검증해 보아야 한다.
전주종합경기장은 공공 자산이고 매각 가치가 곧 개발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현재 컨벤션센터 건축비 2,000억원으로 받는 금액이 적절한 개발 가치로 평가할 수 있느냐는 것은 전문가들이 더 논의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 일단 전주시민회, 전북환경연합, 정의당 등에서는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뤄지고 있다. 롯데의 개발이득 환수에 대한 논의가 없다는 것도 우려의 원인 중에 하나다.
2.
전주시가 롯데에 땅을 매각했는데, 지역에 미칠 순환 가치를 행정에서 신중하게 고려했을까? 지역의 생존이 경제적 가치에 있고, 그 실현이 개발에 있다고 보면 현재 매각이라는 수단이 지역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는가?
전주종합경기장 부지가 가지는 잠재적인 개발 가치가 도시에 더 큰 이익이 될 수 있는데 컨벤션의 낙수 효과가 경기장 부지의 잠재적인 개발 가치를 상회하는지를 따져보자. 우선 컨벤션의 가동률에 대한 우려가 크고, 대관의 내용이 국제컨벤션센터에 위상을 높일 수 있는 행사여야 한다.
롯데에 매각한 개발 가치를 2,000억원에 받고 컨벤션센터를 짓는 것인데, 그 이상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장치를 신중하게 검토해야만 할 것이다. 우선 SPC(합작회사) 운영을 충실히 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지역사회에 생산적인 협의 구축도 필요할 것이고, 롯데 등 기업이 들어와서 장기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 컨벤션센터의 가동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롯데에 땅을 매각해서 전주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기로 결정한 우범기 시장이 협약 후 로드맵 제시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3.

그런 점에서, 종합경기장 부지에 4성급 호텔이 들어온다는 것은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우범기 시장이 얘기하는 정도의 위상을 보이려면 호텔은 최소 5성급 이상이 들어오는 게 맞지 않을까. 수준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컨벤션 수준을 논의해야 하는데, 현재 4성급에 맞는 컨벤션센터 사업비가 3,000억원이 들어가는 게 과하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또한 지역경제 생태계를 다시 거론할 수밖에 없는데, 현재 4성급 호텔이 대규모로 들어온다면 한옥마을 등 전주시 전반적으로 규모가 커진 민박업자들이 받을 경제적 타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 5성급 이상 호텔이 들어와야 전체적인 관광 경제 파이가 커지고, 고객층 다변화 전략 등을 함께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방식은 내부 순환되던 경제는 죽이고, 지역 자본을 외부에 유출시키는 형태가 될 수 있다. 결국, 위에서 언급한 컨벤션 파급의 낙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일부 언론에서 지적했던 것 중 하나가 한옥마을 관광층의 소비가 단조롭고 적다는 걸 문제 삼지 않았나?
4.
그렇다면 관광객을 다변화 시킬 수 있는 전략으로 적정한지 위 문제를 지적해 줘야 하는데, 현재 대부분 언론들은 빠른 협약 통과, 일단 개발 사업이 시작되어야 한다는 논리만 가득하다. 또 전주시의회 또한 빠른 시작, 여기서 더 늦어지면 또 몇 년 기다려야 한다는 조급함이 커 보인다.
전주시 행정은 어떤 전략을 짜서 이번 협약을 준비했는가? 이번 협약이 지역 경제 생태계를 선순환 시킬 수 있다고 보는 건지. ‘강한 전주’, ‘경제 로또’를 외친 우범기 시장이 세부적인 전략을 보여줘야 할 텐데 아쉽기만 하다.
/손주화(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관련기사
- ‘전주종합경기장 개발 변경안’ 전주시의회 상임위 통과...정의당·전주시민회 ”롯데에 지나친 특혜“ 반대
- 전주종합경기장 부지에 예정된 컨벤션센터, 지역별 비교해보니
- “롯데쇼핑을 위한, 롯데쇼핑에 의한, 롯데쇼핑의 전주종합경기장 개발안...전주시의회 반려해야”
- 전주종합경기장 개발사업 다시 변경 추진, 일부에선 롯데에 특혜 준다는 주장 나와
- 전주시민회 "전주종합경기장 개발, 민간기업 롯데에 '초특혜' 제공...4성급 호텔로 1만평 얻어가"
- 돌고 돌아 다시 ‘롯데’ 손에 쥐어진 전주종합경기장...전주시 ‘개발 변경안' 시의회에 넘겨, 처리 결과 '초미의 관심'
- ”전주시-롯데쇼핑, '전주종합경기장 컨벤션센터 건립 대물변제 협약' 관련법 위반...원천무효“ 전주시민회 주장 ‘파문’
- ‘전주종합경기장 개발’ 위법성 논란 가열...”시민 이익 반하는 롯데쇼핑에 수의계약, 특혜“ 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