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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새만금잼버리) 파행 불똥이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국가예산으로 튄 형국이다. 특히 내년도 정부의 예산안 중 새만금 관련 SOC 예산이 큰 폭으로 줄어든데 이어 국회 심의·의결 과정에서도 칼질이 예상되면서 새만금사업 전반에 빨간불이 드리운 상황이다.
정부 내년 예산안 증가율 2.8%, 2005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R&D 분야 16.6% 감소

정부는 29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2024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이날 의결된 정부의 '2024년 예산안' 총지출은 656조 9,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8조 2,000억원 증가, 전년 대비 증가율이 2.8%에 그쳤다. 이는 정부가 재정 통계를 정비한 2005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본예산 기준)이다.
내년 정부 예산안에서는 R&D 분야가 희생양이 됐다는 지적과 함께 새만금잼버리 파행 논란으로 여당쪽에서 줄곧 제기해 온 ‘전북도 책임론’이 반영돼 새만금 예산안이 대폭 삭감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R&D 분야 내년 예산은 25조 9,000억원으로, 올해 31조 1,000억원에서 5조 2,000억원이나 줄어 감소율이 무려 16.6%나 됐다.
전북도 내년 국가예산 7조 9,215억원, 4.7% 감소...새만금 SOC 예산 78% 삭감

이날 전북도에 따르면 657조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전북 몫의 국가예산은 모두 7조 9,21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부처 예산안에 반영된 8조 3,085억원에 비해 4.7%인 3,870억원이 줄어든 규모다.
이에 대해 파행으로 끝난 새만금잼버리 여파가 정부 예산안에 반영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분석이 전북도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정부 예산안에서 산업과 에너지, SOC, 농림, 복지분야 예산 등은 늘었으나 새만금사업 예산이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새만금 기본계획에 반영된 주요 SOC 10개 사업의 부처 반영액은 6,626억원이었으나 기획재정부 예산 심사 등에서 1,479억원만 반영돼 무려 78%인 5,147억원이 삭감됐다.
삭감된 새만금 주요 사업을 보면 ▲새만금∼전주고속도로, 1,191억원에서 334억원으로 삭감 ▲새만금 국제공항, 580억원에서 66억원으로 삭감 ▲새만금 신항만, 1,677억원에서 438억으로 삭감 ▲새만금항 인입철도 건설, 100억원 전액 삭감 ▲새만금 지구 내부 개발, 2,228억원에서 565억원으로 삭감됐다.
이밖에 ▲새만금 환경생태용지 2-1단계(62억원) ▲새만금 간선도로 건설(10억원) ▲새만금 환경생태용지 2-2단계 조성(9억 5,000만원) 사업도 부처안에는 반영됐으나 모두 삭감됐다.
국회 예산 심의·의결 과정 또 칼질 우려...새만금사업 장기 표류 우려

이처럼 새만금 기본계획(MP)에 반영돼 국책사업으로 추진 중인 주요 SOC 사업 예산이 크게 삭감되거나 아예 반영되지 않아 새만금 내부 개발 등 새만금사업 전반의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부는 다음달 1일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할 예정인 가운데 새만금잼버리 파행 책임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악재로 미칠 전망이어서 이래저래 새만금 사업 전반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특히 국회 심의·의결 단계에서도 새만금사업 예산 반영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삭감으로 이어질 경우 새만금사업은 물론 전북의 현안들이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전북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비상식적인 결정이고, 전무후무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새만금잼버리 파행 책임을 애꿎은 새만금사업으로 돌리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더욱이 이날 국토교통부가 내년 SOC 예산으로 올해보다 3.9%(8,000억원) 증가한 20조 5,000억원을 책정했음에도 전북지역 SOC에 대한 대폭 삭감이 전북도를 더욱 자극시킨 모양새다.
국토부, 가덕도 신공항 5,363억원 중점 투자 등 내년 60조 6,000억원 편성

국토교통부는 내년도 예산안으로 60조 6,000억원을 편성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올해 본예산 55조 8,000억원보다 4조 9,000억원(8.8%)이 증가한 규모이며 내년도 정부 전체 총지출 660조원대의 9.2% 수준이다. 도로·철도 등 SOC 예산이 3.9% 증가했고, 주택·기초생활보장 등 주거복지 분야는 40조 1,000억원으로 11.5% 늘었다.
특히 국토부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에 2029년 개항을 위해 5,363억원을 투입하고, 울릉공항, 백령공항, 대구경북신공항, 제주2공항 등도 사업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철도 부문에선 광주∼목포 호남고속철도(2,420억원), 신안산선 복선전철(2,071억원) 평택∼오송 2복선화(1,415억원) 등이 포함됐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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