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선거 속보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21일 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공식 레이스의 막이 올랐지만 불법과 비리가 속출하는 등 갈수록 혼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21일 전북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전북에서는 농·축협 94곳, 산림조합 13곳, 수협 4곳 등 총 111개 조합에서 조합장을 뽑는 가운데 후보 등록 첫날인 이날 모두 225명이 등록을 마쳤다.
전북지역 예상 선거인(조합원) 수는 24만 9,382명으로 후보 등록 마감일인 22일 입후보자들의 최종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전북선관위는 조합장 선거 후보자 등록 신청을 관할 구시군 선관위에서 접수한다고 밝혔다. 등록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각 조합 별 후보자 기호는 22일 오후 6시 후 추첨을 통해 결정된다.
23일부터 3월 7일까지 선거운동...돈 선거 ‘기승’

등록을 마친 후보자는 마감일 다음 날인 23일부터 선거일 전 일인 3월 7일까지 선거운동을 할 수 있으며, 투표는 3월 8일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실시된다. 조합장 선거인 명부는 선거권자 누구든지 명부 열람 기간인 22일부터 25일까지 열람이 가능하다. 또한 명부에 누락 오기가 있거나 자격이 없는 선거인이 올라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구술 또는 서면으로 해당 조합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조합원들에게 홍어를 돌리고 현금을 살포하는 등 이른바 ‘돈 선거’라는 구태를 반복하며 비리로 얼룩지고 있다. 이날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제3회 조합장선거와 관련해 17건의 28명이 단속, 조사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 고발 9건(52.9%), 첩보 7건(41.2%), 고소 1건(5.9%)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이 가운데 1건·1명을 검찰에 송치하고, 나머지 16건·27건에 대해서는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유형별로는 금품향응 제공 12건·23명(70.6%), 사전선거 운동 4명·4건(23.5%), 허위사실 유포 등 1명·1건(5.9%) 등이다.
경찰, 28명 단속·조사, 위반 사례 ‘다양’...전북선관위 ‘자수’ 당부

선거법 위반 사례로는 최근 도내 한 조합장의 경우 조합 경비로 조합원 경조사에 축·부의금을 내면서 조합 경비임을 밝히지 않거나 본인 명의로 제공하는 등 500여건, 2600만원 상당의 축·부의금을 제공한 혐의로 고발됐다. 경찰은 2019년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조합경비를 조합원의 경조사에 축·부의금으로 제공한 산림조합장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또 익산의 한 농협도 조합원들 사이에 현금 살포와 영양제를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돈을 받은 조합원들이 선관위에 자수했다. 선관위는 이들을 조사한 후 익산경찰서에 고발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조합장의 인사청탁 친인척 비리 혐의로 군산에 있는 농협 2곳을 압수 수색했다.
이밖에 경찰은 목적 외 용도로 여러 번 개인정보를 사용한 혐의, 조합원에게 식사 접대, 햅쌀 등 기부 등 선거법 위반 혐의로 조합장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현 조합장을 비난하는 내용의 우편물을 조합원 6,500여 명에게 발송한 지역농협 조합원을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 조합원들에게 냉동 홍어를 나눠준 혐의로 김제 한 조합장 출마예정자와 관계자들도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23일부터 선거운동이 본격 시작되는 만큼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각종 불법 행위가 더 빈번해질 것으로 보고 23일부터 내달 8일까지 2주간 24시간 선거사범 수사상황실을 운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전북선관위도 3월 3일까지 특별 자수 기간을 정하고 현수막 게시 및 조합원 대상 안내문 발송 등 다각적으로 자수 권유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전북선관위는 조합장 선거와 관련해 금품을 제공 받은 조합원은 기한 내 해당 지역 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해 자수할 것을 당부했다.
/박경민 기자
관련기사
- 조합장 선거 앞두고 홍어 받은 20명 자수...조합 경비로 경조사비 낸 조합장 2명 고발도
- 홍어·곶감 돌리고 제주 여행까지...조합장선거 금품 제공 혐의 등 18명 수사
- 조합장 선거 ‘혼탁·과열’, 전주을 재선거 ‘표심 행보’, 한일장신대 총장 ‘금식기도’...핵심은?
- 홍어 돌리고, 밤에 불러내 폭행하고...조합장 선거 과열·혼탁, ‘불법·사고’ 속출
- 전북 조합장 선거 평균 2.3대 1 경쟁률...21곳 무투표 당선
- “출마 포기하면 1억 7천만원 줄게?”...상대 후보 현금 매수까지, 조합장 선거 갈수록 ‘혼탁’
- “출마 포기하면 1억 7천만원..." 후보자 매수 의혹 조합장, ‘명예훼손 고소’로 번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