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주요 신문·방송 톺아보기] 2020년 6월 9일(화)

한 지역에 언론사가 많다는 것은 뉴스 이용자들에게 뉴스 제공과 선택의 기회를 많이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즉, 뉴스의 다양성과 차별화를 기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장점으로 여길 수 있다. 그러나 다양성과 차별성의 대척 지점인 획일성과 편재성이 우위를 차지한다면 있으나마나하다. 이른바 순기능과 역기능의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언론이 가장 경계해야 하는 지점이다.
역기능은 주로 취재원 또는 출입처에 의한 언론플레이나 출입처 기자단 또는 기자실의 담합이 작동하기 때문에 자주 나타난다. 뉴스 이용자들을 불편하게하고 자칫 세뇌시키기까지 하는 뉴스의 획일성은 편파·왜곡 보도와 다를 바 없다.
전국 대비 취약한 경제력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언론사 수, 특히 일간 신문사가 많은 전북지역은 순기능적인 측면을 기대할 수 있지만, 역기능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외면을 받거나 따가운 눈총을 받기 일쑤다. 이런 와중에 돋보인 취재보도의 결과물이 있다면 더욱 가치가 빛나기 마련이다.
9일 전북지역 언론은 전날 월요일과는 다르게 차별화된 몇몇 기사들이 영상과 지면에서 크지는 않지만 보석처럼 작게 빛났다. 그런가 하면 여전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역기능적인 기사들이 눈에 띈다.
송하진 도지사 초라한 포스트 코로나19 이행 실적, 비판
먼저 전북도가 한 달 전에 발표한 내용들이 감감무소식 또는 허구였음을 파헤친 보도가 눈에 띈다.
전북일보의 이날 2면 ‘전북도, 포스트 코로나19 대책 발표 한 달…후속대책 ‘무소식’‘이란 제목의 기사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음을 확인시켜주었다.
지난달 7일 송하진 도지사는 ‘경제 활력 제고와 도민 일상 회복을 최우선 목표로 내걸고, 모든 도정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포스트 코로나19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그러자 모든 지역 언론들이 송 지사의 사진과 기사를 풍성하게 다루었다. 대형 애드벌룬을 띄운 것이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난 지금 성적은 초라하기만 하다.
전북일보가 짚었다. 이날 기사에서 “발표 당시 전북도가 내놓은 대책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전북도가 2주 이내에 실·국에서 이행방안을 마련해 구체성과 실행을 담보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며 일축했다”며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구체적인 실행방안이나 대책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기사는 “특히 전북도가 포스트 코로나 대책 가운데 가장 첫 번째로 꼽은 경제 활력화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조차 아직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언론의 팩트 체크(사실 검증) 기능이 중요함을 보여준 기사다.
'송하진 도지사 지지율 7위…전달보다 감소하며 세 계단 하락'이란 조그만 제목의 기사도 눈에 띈다. 한 달 전 전북지역 언론들이 일제히 박수치며 칭찬했던 때와는 달리 3단계나 하락했다. 염치가 없었던지 다른 지면과 영상에서 눈에 보이질 않는 기사다.
신문은 기사에서 “송하진 전북도지사의 직무수행 지지율이 전국 16개 시도지사 가운데 7위를 기록했으나 이는 전달(4위)보다 세 계단 내려온 수치로, 하락 폭이 대구 권영진 시장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정국에서 존재감을 키운 시·도지사는 지지율이 급등했고, 상대적으로 성과를 내지 못한 시도지사는 주춤했다는 평가”라고 밝힌 기사는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5일 발표한 ‘2020년 5월 전국 16개 시도지사 직무수행 평가 조사’에서 송하진 지사의 지지율(‘잘한다’ 긍정 평가)이 전달 보다 4.0%p 하락한 52.6%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지역 신문들이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내놓은 자료 중 일부를 전북도가 과대 포장해 내놓은 보도자료를 인용해 ‘최고’, 엄지척‘ 등으로 도지사를 치켜세웠던 것과는 달리 이번 조사결과에서는 겨우 전국 중간 수준을 차지했다. 그래서 그런지 조용하다.
‘일 안하는 전주시의원 ‘수두룩’‘, 차별성 돋보여
전북일보의 이날 ‘일 안하는 전주시의원 ‘수두룩’‘이란 제목의 기사도 차별성을 보여줬다.
제11대 전주시의회 전반기 결산 첫 편의 기사는 “임기 2년이 지나도록 시정 질문을 한 차례도 하지 않은 의원은 34명 가운데 19명이나 됐다”며 “강동화·김현덕·송상준·박병술·백영규·이기동·김진옥 의원 등 다선 의원이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시정질문은 의원의 집행부 정책 질의에 전주시장이 그 자리에서 즉답하기 때문에 정책에 대한 즉각적인 반영이 가능, 의회뿐만 아니라 집행부도 비중을 두는 의정활동인데 의장을 제외하더라도 대부분 다선의원들의 활동이 없었다”는 기사는 “다선의원들이 초선의원들에게 양보하는 측면이 있지만 양보를 핑계로 한 소홀한 의정활동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고 비판했다.
더 나아가 “시정 견제·정책 제안 행위인 ‘5분 발언’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의원은 박병술 의장과 강동화 부의장, 송상준 의원이었다”는 기사는 “시민을 위한 조례안 마련에도 뒷짐을 진 시의원도 다수였는데, 조례 대표발의를 하지 않은 의원은 34명 중 11명 의원이었다”며 부실한 의회 역할을 따끔하게 지적했다.
이 중에서도 최근 제주도 워크숍과 음주운전 논란의 핵심 인물인 "박병술 의장과 송상준 의원은 이런 모든 분야에서 한 차례의 활동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대목은 시민들의 공분을 자아낼만하다.
‘특례시가 뭐길래..16개 도시 경쟁’, 험준한 과정 예고한 방송 보도
방송 중에서는 전날 JTV가 보도한 ‘특례시가 뭐길래..16개 도시 경쟁’이란 제목의 기사가 차별성을 보여줬다.
전북지역 대부분 언론사들이 행정과 정치권에서 내놓은 자료에 일희일비하던 것과는 달리 실상과 문제점, 건너야 할 과제 등을 차분히 담았다.
기사는 “다음 달 국회에 제출될 특례시 지정에 관한 법안이 원안대로 국회를 통과해야 하고, 이후 행정안전부장관이 지정하는 도시에 들어가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인구 100만 명 이상인 고양과 수원, 용인, 창원 등 4곳과 50만 명이 넘는 성남, 전주, 평택 등 12곳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보도해 아직 갈 길이 멀었음을 예고했다.
기사는 마무리에서 “어느 경우든 국회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결국 전주시의 특례시 지정도 전북 정치권의 역량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라고 밝혀 특례시 지정이 거의 다 이뤄진 듯이 과대 홍보하고 자랑했던 정치, 행정, 언론에 일침을 가했다.
이스타항공 문제 모처럼 다뤘지만 회사측 입장 전달 급급...아쉬워
한편, 전북도민일보가 이날 경제면에서 이스타항공 문제를 모처럼 다뤘지만 회사측 입장을 전달하는 수준이어서 오히려 아쉬움과 실망감을 안겨줬다.
‘파산 위태 위태… 벼랑끝 선 이스타항공’이란 제목과 함께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이스타항공 문제를 다루긴 했었으나 항공업계와 사측의 입장을 전달하는데 그쳤다. 넉 달째 급여를 받지 못하고 거리에서 불안한 고용위기에 내몰린 직원들이 사측과 힘든 투쟁을 벌이고 있는 내용은 보이질 않는다.
기사는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지난 4일 이스타항공 본사 6층 대회의실에서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와 김유상 경영기획본부장 겸 재무본부장, 일반직, 객실승무원 등 직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직원 간담회를 열고 재무상황, 제주항공과의 인수과정 현황 등을 직원들에 공유했다”며 “이날 김 본부장은 회사 재무상황에 대해 ‘사실상 ‘0’에 가깝다‘며 ’통신비도 내지 못해 끊기기 직전‘이라고 설명했다”는 내용을 담았을 뿐 노조 측 입장은 보이질 않았다.
다음은 6월 9일 화요일 전북지역 주요 신문들의 1면 기사 제목들이다.
전북일보
총선 끝나니…민주당도 ‘침묵’
긴장 속 모든 학교 등교 개학
전북도 ‘삼락농정’ 농가 위기 극복 총력
전북 국회의원 상임위 ‘고르게’ 배치 전망
전북도민일보
민주당 도당위원장 합의추대 ‘도지사 불출마’ 조건부 주목
진안 마이산 케이블카 백지화
전북 21만7천여 학생 정상 등교 완료
때 이른 폭염 내일까지 계속
전북도 군산형일자리 속도 낸다
전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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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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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중앙신문
때이른 폭염에 전북이 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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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일보
정부 지출 구조조정 칼날… 내년도 국가예산 확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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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