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

바야흐로 선거철을 실감나게 하는 계절입니다. 팬데믹 시대를 맞아 더욱 활성화되고 있는 페이스북 등 온라인 대화 채널에서도 온통 선거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요즈음입니다. 지방선거보다는 대통령선거에 화두가 더욱 쏠려 있는 듯합니다.

눈에 띄는 선거 관련 글들이 많습니다. 먼저 한 언론사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풍자의 글을 올려 시선을 모으고 있습니다. 우스개의 글이지만 많은 시선을 머물게 하고 있군요.

대선 유력 후보들과 전직 대통령들과의 유사점?

‘4인 4색’이란 제목과 함께 ‘대선 유력 후보들과 전직 대통령 유사점’을 비교해 놓은 글이 흥미를 끕니다.

‘윤석열—박근혜’, ‘이재명—이명박’, ’홍준표—김영삼‘, ’이낙연—노태우‘ 등을 비교해 제법 그럴싸한 논리로 풍자해 놓은 글에서 그는 “누군가에겐 절체절명, 누군가에겐 최악의 선거, 이중 누군가는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라며 “뉴 버전 중에서 누굴 선택하실지 고민이겠지만, ’진짜 김대중‘이 그립다”고 표현했습니다. 비록 해학적인 표현이지만 많은 생각을 해보게 하는 글입니다. 

왜 대통령을 하려는지, 당선 이후가 잘 그려지지 않은 인물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인지, 팬덤이 강한 이유는 무엇인지, 이념보다 캐릭터로 승부하려는 이유는 무엇인지, 정치적 승부수를 잘 띄우는 이유는 무엇인지, 특별히 그런 단어만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 최근 드러나고 있는 대선 주자들의 막말 퍼레이드와 웃픈 정치적 행보를 풍자한 내용이어서 많은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대선 후보로 나선 주자들 중 쏙 마음에 드는 후보가 있나요? 

이런 화두를 던지는 글들도 자주 눈에 띕니다. 맘에 드는 후보가 없다고 아예 기권해 버리는 유권자들이 많이 나타나지 않을지 걱정된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선거는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변수들이 나타날지 좀 더 인내하며 관심 있게 지켜보면서 최선의 후보를 가려내는 일이 유권자들의 올바른 권리이자 의무 아닐까요?

'화천대유', 내년 지방선거 후보들에게 묻고 싶은 1순위 질문 

자, 그렇다면 내년에 동시에 치러질 지방선거는 어떨까요. 대통령 선거 국면에 파묻힌 지방선거는 너무 조용하지 않나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가장 가까운 주변의 문제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현안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설 인물을 뽑는 지방선거가 대선 정국에 가려져 있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화천대유‘가 대세인 때문일까요. 지방선거에서도 이 문제가 화두가 될 것이란 예고를 페이스북에 올린 사람들도 많군요. 우리지역의 막대한 개발사업에 참여하는 업체와 개발 이익금 등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전주시 현안 중 마지막 노른자 땅으로 불리는 옛 대한방직부지 개발에 대한 차기 시장 후보들의 의견이 매우 중요하다는 한 페이스북 글이 주목을 끌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옛 대한방직부지 개발을 위해 땅을 사들여 막대한 개발을 계획하고 있는 ㈜자광이 심지어 전북지역 간판언론 겪인 전북일보의 많은 지분까지 사들여 대주주가 됐는데, 그리 시선은 곱지 않은 듯합니다.

게다가 무리한 개발계획 때문에 주민들의 혈세를 들여가며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시민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초유의 시민여론 수렴까지 실시한 바 있습니다. 전주권 서부신시가지 개발 과정에서 제척됐던 마지막 노른자 땅의 개발이란 점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전북도지사 선거 싱겁게 끝나려나?"...우려·불안감도

(주)자광의 옛 대한방직부지 개발 조감도

이런 점을 의식했는지 지역의 언론단체 한 간부는 페이스북에 “자광은 용도 변경만 되는 순간에 5,000억 가량의 불로소득이 예상된다”며 “이미 전주시 공론화위원회가 개발의 정당성을 줘버린 상황에서 다음 전주시장 후보자들이 어떻게 공약을 들고 나올지 모르겠으나 화천대유 이상의 개발 이익을 가져갈 가능성도 높아 보이지 않나?”라고 물음을 던졌군요. 

“언론인이 대표로 활동한 것이나, 개발 앞두고 언론사 인수한 것이나(대외적 반대 한 번 없이 인수를 수락한 내부 구성원들이나) 얼마나 윤리적으로 고민했을지는 알 수가 없다”고 우려한 뒤 “둘 다 심각하다”고 진단했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공감한 글입니다.

현 김승수 전주시장이 다음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에서 다음 시장에 나설 후보들이 새겨들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저러나 전북도지사는 현 송하진 지사의 3선 출마 선언이 공식적으로 있었나요? 

아직은 없는 것으로 압니다만, 대부분 지역언론들은 그의 3선 출마를 기정사실처럼 보도하고 있군요. 그렇다고 그에 대적할 대항마로 부각되는 다른 후보들도 확실한 윤곽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러다가 내년 전북도지사 선거가 싱겁게 치러지는 건 아닌지, 걱정과 우려의 볼멘소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재선은 기본, 5·6선 출마 지방의원들 수두룩... ’피로감‘ 호소

아울러 지역언론들에 보도되고 있는 내년에 출마할 대부분 자치단체장 후보들을 보면 모두 현역 중심으로 판세가 저울질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습니다. 

재선은 기본이고 3선 출마를 노리는 자치단체장 후보들이 단연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고 있기 때문이죠. 현직 프리미엄을 이용한 지방선거 풍토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지방의원들은 더욱 심각합니다. 

3선 연임 제한이 없기 때문일까요. 4선을 넘어 5선과 6선 이상을 노리는 현역 지방의원들이 상당수에 달합니다. 이들을 보면 평생 직장도 그만한 직장은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5선, 6선 의원들이면 20년 이상을 한 지역에서만 의원 활동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능력은 그렇다 치고 주민들의 피로도 호소가 만만치 않군요. 그토록 오랫동안 한 지역에서 오로지 같은 당으로 지방의원을 하다니, 그럴만도 하겠습니다. 

같은 지역, 같은 당 20년 이상 활동...출마 선언 전에 성찰부터

그러고 보니 필자가 사는 동네에도 그런 지방의원이 활동하고 있군요. 그 정도로 많다는 얘기입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오송제 주변을 산책하다 문득 늙고 시들어(병들어), 쓰러져(죽어) 있는 고목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은 인간들뿐 아니라 자연과 숲의 주역인 나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는 걸 보면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합니다.

이 나무들을 보면서 현역 단체장과 지방의원들 중 혹시 내년 선거에 또 나서려거든, 권력에 눈멀어 탐욕과 죄악으로 얼룩진 삶을 살아오지는 않았는지, 잠시 뒤돌아보며 성찰부터 해보는 시간을 먼저 갖길 권합니다. 저 쓰러진 고목들이 인간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가 강렬하게 들려옵니다. 

'탐욕을 버리고 순리를 준중하며, 정도에 맞게 살아가기를...'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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