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별 언론 통제 전략 ①] 프롤로그
언론 통제 전략은 언론 선진국이라는 영국·미국에서 시작됐다. 특히 월남 전장과 포클랜드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걸프 전쟁 등 주로 전쟁 상황에서 언론 통제 전략은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났다. ‘디바이드 엔 룰(Divide and Rule)'이라는 ’분할 통치‘ 지배방식처럼 언론도 우호적 언론과 비우호적 언론에 대해 이런 방식을 적용했다.
전선( War front ) 취재 막기, 공보관 퉁제하에 움직이기, 부상당한 병사 인터뷰 금지하기, 풀 기자 활용하기 등 주로 전쟁 취재라는 특수 상황에서 언론 통제 전략은 풀 가동됐다. 영상자료는 국방성이나 군에서 제공하는 것으로 사용하기 등 철저하게 국익 차원에서 보도하도록 언론 통제 전략은 구성됐다.
전쟁이라는 특수 상황에서 작동되기 시작했던 '언론 통제 전략' 그러나...
그러나 매체수가 늘어나고 SNS로 전 세계가 개인과 개인, 국가와 국가가 연결되는 등 취재 환경이 급속하게 변화하자 미국은 ‘임베디드(Embedded)' 취재, 즉 취재기자를 선발하여 군내부에 편입시켜 전쟁수행 전 과정에 동참시키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 역시 일종의 언론 통제 전략으로 자국에 불리한 보도를 막고 전쟁의 당위성을 홍보하는 전략으로 활용했다.
언론 통제 전략은 세계적으로 이미 일반화 된 상황이지만 전쟁이라는 특수상황에서 작동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은 노무현 정부 시절 언론 자유도가 세계 30위권대(국경 없는 기자회 기준)로 선진국 수준이었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70위권대로 곤두박질 쳤다.
전시에서나 가동할법한 언론 통제 전략을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하여 언론을 통제한 결과였다. 불과 9년여의 기간이었지만 언론 자유도 무너지는 과정을 목격하며 언론 통제 전략이 무모하게 가동되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의 민주주의가 피기도 전에 이렇게 후퇴할 수도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반국민적 언론 통제 전략, 부역자의 역할은 기록되고 경계돼야"
필자는 취재 기자로 아프가니스탄 전쟁(1989년), 걸프 전쟁(1991년) 등을 취재하며 경험한 언론 통제 전략을 국내에서 언론학자로 위험에 노출되지 않으면서 목격, 연구할 수 있는 값진 경험을 가진 것을 행운이라고 해야 할까.
좀 시간이 지난 사건, 사례를 굳이 시차를 두고 다루는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 이제야 진실이 드러났다는 점, 또 하나는 당사자나 관련 언론사에 대해 보다 자유롭게 서술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언론 통제 전략은 정치 권력이 실행하지만 여기에는 언론사 내부의 적극적인 호응과 협조가 함께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필요할 경우 협조해야 하지만 정의와 진실 추구라는 저널리즘의 본령을 훼손하며 일시적인 정치 집단의 이익에 편승하려는 언론의 반국민적 언론 통제 전략 부역자의 역할은 기록되고 경계돼야 한다.
다음에 소개되는 한국의 언론 통제 전략은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제3세계의 교과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수많은 신문과 방송이 존재해도 국가를 사유화하고 국정을 장기간 농단해도 국민은 아무 것도 모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던가.
사악한 군주가 패주가 되는 것은 본인 스스로의 실책이 가장 크게 작용하지만 그 주변 참모와 감시, 견제 역할을 해야 할 제4부 언론의 실패 때문이 아니겠는가.
한국처럼 민주주의가 성숙되지 않은 나라에서는 지도자가 어떤 언론관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언론 통제술과 언론 자유도는 다르게 나타난다. 언론 통제의 다양한 기법은 진실을 가리고 조작된 허위를 퍼뜨리게 해서 여론을 왜곡시킨다는 점에서 반민주적이다. 한국 언론은 권력의 압력 혹은 회유 속에 어떤 언론 통제 기제의 수단이 됐을까.
이명박·박근혜 시기 언론 통제 전략, 사자성어로 분석 20여 차례 소개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언론 통제 전략의 속성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한국 언론사 중에서도 가장 뼈아팠던 이명박·박근혜 시기 언론 통제 전략을 사자성어로 정리해 사례별로 차근차근 풀어나갈 생각이다. 이에 앞서 각 정권별로 언론 통제 전략의 주요 특징도 살펴보기로 한다.
이곳에 소개할 힌국의 언론 통제 전략은 시사·인문·학술 계간지인 <사람과언론>을 통해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소개된 바 있지만 미디어 리터러시 활성화와 수용자 알권리 보호, 올바른 여론 형성 등에 기여하기 위해 시의성에 맞게 일부 내용을 수정하여 <전북의소리>를 통해 다시 소개하기로 한다.
'이명박· 박근혜 시대 언론 통제 전략'은 모두 20여 차례의 기획 시리즈로 연재할 예정이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김창룡(인제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