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이 소설 '각시붕어'

앞의 힘들고 처절한 지옥들을 7단계나 거쳤지만 선녀의 연심을 지울 수 없어, 다시 철상지옥으로 보내서 잘못을 깨닫고 반성해 새로운 선녀로 태어나기를 바랬다.
그래서 먼저 평등대왕의 심판에 통과하지 못한 중생들이 떨어지는 지옥인, 못이 빽빽이 박힌 침상이 있는 철상지옥으로 보내졌다. “부정한 방법으로 재물을 모은 중생들이 가는 지옥으로서 죄인이 못이 박힌 침상에 누워, 몸에 못이 관통하게 하는 고통을 준다.”한다. 이곳에 떨어진 선녀는 못이 뾰쪽이 솟은 침상에 눕혀 못이 온몸을 관통하였으나 아픈 줄도 모르고 피를 흘리고 있어 다음 지옥으로 보내졌다.
사면팔방이 깜깜한 어둠의 흑암지옥, 선녀는 어둠속에 돌부처처럼 앉아...
이번에 간 지옥은 도시대왕의 심판에 통과하지 못한 중생들이 떨어지는 광풍이 부는 지옥이었다. “여기는 성범죄를 저지른 중생들이 가는 지옥으로, 여기에 1년간 머물면서 죄업을 덜어야 한다.”했다. 혹시나 선녀의 연심을 지우고 반성의 계기를 찾을 수 있을까 하여, 태백선인이 도시대왕에게 간곡히 부탁해 여러 가지 최선의 방법을 써가며 치유를 하려고 백방으로 노력을 기우렸으나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3단계인 오도전륜대왕의 심판에 통과하지 못한 중생들이 떨어지는 지옥인 흑암지옥으로 보내졌다. 흑암지옥은 사면팔방이 깜깜한 어둠의 지옥이었다.
“이곳에 떨어진 중생은 3일이 지나기도 전에 보이지 않은 어둠속에서 탈출해 보려고 문을 찾아 온 지옥을 헤매거나, 온 벽을 할퀴어 손톱이 모조리 빠지고 피가 쏟아지는 고통을 겪는다.” 한다. 그러나 선녀는 어둠속에 돌부처처럼 앉아 있었다.
이러한 지옥의 여러 곳을 거치면서도 선녀의 반성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자, 태백선인과 서왕모는 지옥의 최종단계인 팔열팔한 지옥으로 보내서 죄를 뉘우치도록 하게 하자고 결정 하였다. “팔열팔한지옥은 지옥의 최종단계로서, 심판을 받는 도중에도 각 관문마다 지옥이 구비되어 도저히 견딜 수 없게 만들어져 있다.”고 전해진다.
팔열지옥 중에서 맨 먼저 남섬부주 아래 1천 유순이 되는 깊이에 있다는 지옥으로서, 산목숨을 죽인 죄인이 떨어진다는 지옥인 등활지옥으로 선녀를 내려 보냈다. “똥 오줌에 빠진 죄인은 냄새 때문에 괴로워하며, 그 속에 우글거리는 벌레가 온몸을 파먹는다.”고 한다. “이 지옥에 있는 죄인들은 서로 할퀴고 찢으며, 옥졸은 쇠몽둥이를 가지고 죄인을 때려 부수고 칼로 살을 찢는 무서운 형벌을 내린다.”한다.
선녀에게 이렇게 고통을 주어도 우랑을 향한 연심을 버리지 못하자...
또한 등활지역은 앞에서 내린 형벌이 효과가 없으면 “칼날로 이루어진 무성한 숲을 지나면서 온 몸의 살점이 파헤쳐지고 베어지게 되며, 죄인이 죽게 되면 금방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다시 살아나서 같은 형벌을 계속 받게 된다.”고 한다. 여기에서도 선녀는 변함없이 연심이 없어지지 않자, 다음지옥인 흑승지옥으로 보내졌다.
흑승지옥은 사람을 죽이고, 도둑질하고, 사악한 의견을 설법하거나, 자살하는 사람을 돌보지 않은 이가 떨어지는 지옥이다. “이 지옥에 떨어진 죄인은 타오르는 불꽃 속에 온몸을 뜨거운 쇠줄로 얽어매고 뜨겁게 달구어진 도끼, 톱, 칼 등으로 몸을 베고 끊어 내는 형벌을 받게 되고, 험한 언덕에서 날카로운 칼날이 풀처럼 무성히 솟아 있는 뜨거운 땅으로 떨어져 온몸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형벌을 받는다.”고 한다.
다음으로 선녀가 보내진 곳은 살인, 도둑질, 사악한 음행을 저지른 죄인이 떨어진다는 중합지옥으로 보내졌다. “중합지옥은 죄인들을 모아 대철위산 사이에 끼워 넣고 두 산이 합쳐지도록 하여 눌리어 죽게 하며, 또는 철구에 구리가 녹은 물이 벌겋게 흐르는 강이 있는데 이곳을 한량없이 떠돌아 다녀야 하는 지옥이다.”고 한다.
선녀의 연심을 지우려고 다음으로 보내진 곳은, 누갈이라고 음역하고 제곡 또는 호규라고 번역하는 규환지옥이다. 규환지옥은 살생, 도둑질, 음행, 술 먹는 죄를 범한 이가 떨어지는 지옥이다. 죄인들은 물이 끓는 가마 속에 들어가기도 하고, 옥졸이 철퇴로 입을 찢은 다음에 펄펄 끓어 불타는 구리물을 마시게 하거나, 불에 빨갛게 달군 쇳덩어리를 먹여 오장육부를 태워버리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곳이었다.
다음에는 규환지옥에 떨어지는 중생과 같은 사람이 떨어지는 대규환지옥으로 보내졌다. 대규환지옥은 위의 규환지옥과 같은 형벌을 받게 되는데, 주로 살인 도둑질, 음행, 과음, 악행만족, 망어만족을 범한이가 가는 지옥이었다. 죄인의 혀를 길게 잡아 빼어 입으로 다시 집어넣을 수 없도록 한 다음, 그 혓바닥에다 펄펄 끓는 구리 쇳물을 붓거나 철퇴로 짓이기고 가루를 낸다는, 악날하기로 널리 알려진 지옥이다.
죄가 다 소멸되기까지는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지옥
선녀에게 이렇게 고통을 주어도 우랑을 향한 연심을 버리지 못하자, 이번에는 초열지옥으로 보내졌다. 초열지옥은 살생, 투도, 사음, 음주, 망어 등을 범한이가 떨어지는 지옥이었다. 이 지옥에 떨어지는 죄인은 맹렬하게 불타는 쇠성, 쇠집, 쇠다락, 속에 들어가 가죽과 살이 타는 고통을 받는다고 하며, 뜨거운 철판위에 눕히고 벌겋게 달구어진 철봉으로 치며, 큰 석쇠 위에 올려놓고 뜨거운 불로 지지거나 큰 쇠꼬챙이로 아래로부터 몸을 꿰어 굽는 형벌을 받는, 아무도 견디지 못했던 곳이다.
다음으로 살생, 도둑질, 음행, 거짓말, 음주, 사견으로 남을 속이고, 착한 사람을 더럽힌 자 등의 죄를 범한이가 떨어진다는 대초열지옥으로 보내졌다. 이 지옥의 가운데는 불길이 맹렬하게 타오르는 큰 불구덩이가 있고, 불구덩이 양쪽에는 뜨거운 용암이 흐르는 커다란 화산이 있다고 한다.
옥졸이 죄인을 잡아다 쇠꼬챙이에 꿰어 불구덩이의 사나운 불길 속으로 집어넣으면, 죄인의 몸이 익어 터지고 용암이 흘러들어 온몸이 불에 타 재가 되어 없어지면서 고통이 극심하다고 한다. 그 죄가 다 소멸되기까지는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한다는, 끝없는 고통을 주는 지옥이라고 했다.(계속)
/이용이 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