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풀뿌리 언론 톺아보기] 2021년 1월 12일(화)

전북의소리는 지역 주민들과 호흡하며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건강한 풀뿌리 언론들의 활동과 주요 의제를 매주 1-2회씩 소개하기로 한다.

첫 번째 순서로, 고창군에 소재하면서 고창과 정읍지역 소식을 다루는 주간 해피데이와 부안지역의 부안독립신문, 무주지역의 무주신문이 주민 혈세인 행정 예산을 꼼꼼히 감시하며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한 도드라진 의제들을 톺아보았다. 

[#주간 해피데이] “고창군, 상 받고 준 돈 3건 3,100만원...작년 1위 이어 2위”

주간해피데이가 1월 4일 보도한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주간해피데이가 1월 4일 보도한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의 돈 주고 상 받는 행태를 조사해 문제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고창군이 2년 연속 전국 최고의 불명예를 안았다. 전북의소리는 지난해 6월 7일 관련 기사를 자세히 보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고창군 1위, 전라북도 2위...언론사·민간단체에 상 받고 준 돈 전국 '최상위' 불명예

경실련이 지난 12월 15일 발표한 보도자료('지자체 9곳 상 받고 준 돈 2년간 약 5억원')에 따르면 2020년 조사대상 9개 지자체 중 경북 청송군이 3,500만원(3건)을 지출해 가장 많았고, 전북 고창군이 3,100만원(3건)으로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경북 울진군은 2,700만원(1건), 강원도 양구군은 1,900만원(4건)을 지출해 그 뒤를 이었다. 

경실련이 발표한 2019년과 2020년 지출 내역 자료
경실련이 발표한 2019년과 2020년 지출 내역 자료

그런데 경실련은 "2019년부터 2020년까지의 지출합계 내역을 보면 전북 고창군이 9,300만원(8건)으로 최다 지출해 1위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경북 울진군은 8,200만원(3건)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고창군은 매년 연속 경실련이 발표하는 돈 주고 받는 지자체 상에서 불명예스럽게도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내용이 많은 지역언론들에 보도되지 않고 있다. 주간신문인 해피데이가 자세한 내막을 보도했다. 

신문은 1월 4일 인터넷 기사로 ‘고창군, 올해도 상 받고 준 돈 3건 3100만원’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경실련이 2019년 11월 4일 ‘돈 주고 상 받기’ 실태를 발표하면서, 고창군을 광역지자체를 포함해 ‘전국 최고’라고 발표한 뒤(2015년~2019년 동안), 고창군의 행태가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이어 “경실련은 2019년 발표 당시 상위 9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2020년 돈 주고 상 받은 행태를 살펴본 결과, 고창군은 두 번째로 많은 3건에 3,100만원을 지출했다고 12월 15일 밝혔다”며 “9개 지자체 중 5개 지자체는 지출 금액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경실련이 2020년 12월 15일 발표한 자료.
경실련이 2020년 12월 15일 발표한 자료.

신문은 기사에서 “상을 받고 이에 대한 대가(홍보비 또는 광고비)를 집행하는 것은 올바른 정책 추진으로 국민들에게 평가 받는 것이 아닌 국민의 눈을 속이는 기만행위이며, 오래된 사회적 병폐다"며 "그럼에도 이를 근절할 제도적 장치는 마련되고 있지 않으며, 이번 발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자체들은 돈을 주고 상을 받으며 치적을 쌓기 위해 골몰 중이다”는 경실련 관계자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울러 기사는 “권익위는 조속히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해당 지자체에 대한 처분에 나서야 한다”며 “돈 주고 상 받는 행태를 근절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다시는 돈 주고 상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며 지자체와 공공기관도 치적을 쌓기 위해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한 경실련 측의 발표 내용을 덧붙였다.

그러나 이에 대한 뉴스를 전북 지역의 주요 일간지들에선 찾아볼 수 없다. 대신 홍보기사 일색이다. 전북일보와 전북도민일보 등 전북지역 주요 일간지 홈페이지에서 고창군 관련 최근 기사를 검색한 결과에서 나타났다.   

고창군 본예산 7천억 시대의 실체는?’

전북일보 고창군 관련 최근 기사 검색(홈페이지 캡쳐)
전북일보 고창군 관련 최근 기사 검색(홈페이지 캡쳐)

한편 주간 해피데이는 ‘고창군 본예산 7천억 시대의 실체는?’이란 제목의 기사에서도 고창군의 새해 예산이 군민들을 위해 적절하게 편성되고 집행되었는지 꼼꼼히 짚었다.

“새해를 앞두고 고창군청이 본예산 7천억 시대를 열었다는 현수막이 일제히 고창읍을 덮었다”는 기사는 “군청에서 현수막을 거는 것은 선거운동에 저촉될 여지가 있기 때문인지, 농협을 위시한 민간단체들이 이 홍보작업을 대신하고 나선 모양새”라며 “허울만 좋을 뿐 실제로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기사는 “일반 행정비용은 55억원(26%) 줄고, 읍면 예산이 33억원(34%) 줄어든 것만 봐도 알 수 있다”며 “공무원들은 사무용품 등을 더욱 아껴 써야 할 테고, 농어촌버스도 10대를 바꿔야 하지만 (안전을 담보로) 3대밖에 바꾸지 못하고, 유기상 군정 3대 사업인 복분자 활성화사업도 약 3억원 감소하고, 악취저감사업도 약 8억원 감소하며, 사회복지예산도 소폭이지만 감소한다”고 밝혔다.

전북도민일보 고창군 관련 최근 기사 검색(홈페이지 캡쳐)
전북도민일보 고창군 관련 최근 기사 검색(홈페이지 캡쳐)

그러면서 기사는 “그런데 군청 보도자료도, 가로수에 걸린 현수막도 축하 일색”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해 국가부터 모두가 다 어려운데 어떻게 고창군만 잘 나갈 수 있단 말인가? 오히려 고창군이 긴축재정 상황을 잘 설명하고, 위기극복을 위해 어디는 긴축정책을 하고, 어디는 중점적으로 적극재정을 하는지, 그런 내용과 홍보가 보다 군민의 신뢰를 얻는 방법”이라고 꼬집었다.

[#부안독립신문] "부안군 예산 늘었지만 살림은 ‘빠듯’"

부안독립신문 2020년 12월 18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부안독립신문 2020년 12월 18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부안독립신문도 부안군의 새해 예산을 꼼꼼히 들여다보며 짚은 내용을 보도해 시선을 끌었다. 

신문은 지난해 12월 18일 ‘부안군 내년 예산은 6405억원…금액은 늘었지만 살림은 ‘빠듯’‘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부안군의 2020년도 예산은 2019년보다 181억원 증가한 6405억원으로 결정됐다”며 “코로나19로 교부세가 줄어드는 등 2019년 대비 마이너스 예산이 우려됐지만 민간경상보조금 등 국고보조금이 530억원 가량 늘어나면서 예산 증가를 이끌었으나, 지정된 용도로만 사용해야 하는 국고보조금이라는 점에서 숫자의 크기만 늘었을 뿐 실질적인 살림살이는 350억 정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예산 증가?, 허울만 좋을 뿐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상황”

“허울만 좋을 뿐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상황”이라고 지적한 기사는 “그러다 보니 신규 사업을 확장하기보다 기존사업 유지와 내부 지출 줄이기에 중점을 뒀다”며 “여전히 민간단체의 행사 보조금이나 운영비 등을 조정 없이 관행적으로 편성했는가 하면 변산 인공암벽장 등 전북도에서 만들어 놓고 수익도 없는 곳에 관리비를 쓰겠다는 아까운 예산도 눈에 띈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이어 “부안군의 올해 일반회계 및 기타특별회계액은 공기업특별회계 318억 원을 제외한 6258억원으로 올해 대비 161억원이 증가했”며 “이중 재정자립도를 구성하는 자주 재원(지방세+세외수입)은 149억이 감소한 575억으로 계산해보면 지방재정자립도는 9.2%에 그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면 2020년에 줘야 할 공무원 인건비는 57억이 늘어난 784억원으로 재정의 12.52%를 차지한다”며 “올해도 내년에도 이른바 자체수입으로 인건비도 못 주는 지자체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기사는 비판했다.

[#무주신문] "‘태권의 문’ 위치 선정에 아쉬움...무주군 청렴도 하락"

무주신문 2020년 12월 27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무주신문 2020년 12월 27일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무주신문은 비록 규모는 많지 않지만 지역에서 많은 주민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현안에 행정이 예산을 적절하게 집행하고 있는지를 감시하며 주민들의 편에서 보도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신문은 최근 ‘태권의 문’ 위치 선정에 아쉬움‘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무주읍내 옆을 지나는 외곽도로에 설치된 ‘태권의 문’이 무주군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아야 할 홍보관문임에도 위치선정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내용을 보도하면서 “현재 태권의 문이 있는 도로는 외곽도로로, 태권도와 전혀 상관없는 길이다. 오산삼거리나, 태권도원 쪽에 설치돼야 하는 것 아니냐”며 “영동군에 가면 잘 만들어진 홍보관 문이 설치돼 있다. 우리도 홍보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내용들을 기사에 담아 전했다. 

또 “태권도의 띠나 색을 상징하는 디자인은 나무랄 데가 없지만 너무 엉뚱한 위치에 있다”며 “무주를 찾은 지인이 태권의 문을 보고 무주읍에 태권도원이 있냐며 물어 볼 정도”라고 지적한 내용도 덧붙였다. 

기사는 이어서 “지난 2017년부터 2019년 공사비 9억 7천여만원(교부세)을 들여 만든 태권의 문은 당시 2017년 무주 WTF 세계태권도대회 유치와 함께 태권도 랜드마크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추진하게 된 것으로, 무주가 태권도의 고장임을 알리는 상징으로 만들었다”며 “지역 관광에는 상징물 하나하나가 중요한 것인데, 장소선정 부분에서 세심한 검토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무주군 청렴도 4등급으로 추락, 왜?

신문은 또 ‘무주군 청렴도 4등급, 지난해보다 2단계 하락’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조사에서 2등급 이었던 무주군은 4등급으로 추락했다”며 “앞서 무주군 청렴도 수준은 2015년 3등급(7.42), 2016년 3등 급(7.62),2017년 2등급(7.91)에 이어 2018년 3등급, 지난해 2등급으로 개선됐으나 올해 4등급으로 떨어지면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고 밝혔다.

기사는 “특히 무주군은 외부청렴도 평가에서 지난해 보다 2등급 아래로 떨어져, 무주군 전체 청렴시책 재검토가 시급한 실정”이라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지역의 풀뿌리 언론들의 이 같은 기사들이 보도되는 사이에 지역의 일간지들은 시정·군정에 관한 한해 결산 홍보와 새해 시정·군정 계획 및 단체장 인터뷰 등의 홍보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풀뿌리 언론들이 보도한 비판적인 기사의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전북의소리>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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